BTS는 조성진, 차은우는 임윤찬… 요즘 예술의전당은 K팝 전당?
유명 클래식 공연 관객으로 참석
“장르간 교류, 문화적 성숙의 징표”
지난달 1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독주회. 베토벤·브람스 소나타 등을 들려준 이날 연주회의 1층 객석에 영화 감독 박찬욱이 앉았다. 박 감독은 바로크 음악과 쇼스타코비치의 작품을 즐겨 듣는 소문난 클래식 애호가. 이날 그의 곁에는 또 다른 스타가 앉아 있었다. 방탄소년단의 뷔였다. 이들은 서로 반갑게 안부를 물었고, 관객들의 이목도 자연스럽게 이들에게 집중됐다.
요즘 연예인을 가장 자주 만날 수 있는 곳이 예술의전당으로 통한다. 11년 만에 한국을 찾은 뉴욕 필하모닉(지휘 에사 페카 살로넨)의 지난달 27일 내한 공연에는 배우 박보검이 찾았다. 그는 폴란드 출신의 명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 협연한 뉴욕 필 공연을 관람한 뒤 악단의 리셉션에도 참석했다. 앞선 지난달 10일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협연한 파리 오케스트라(지휘 클라우스 메켈레)의 내한 공연에는 가수이자 배우 차은우가 관객으로 찾았다.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 정명훈의 지난 3일 실내악 공연 때는 방탄소년단의 RM과 박찬욱 감독이 조우했다. 이들이 예술의전당 객석이나 복도에 등장할 적마다 온라인과 소셜 미디어에는 목격담과 사진들이 넘쳐난다.


농반진반으로 “예술의전당이 K팝의 전당이 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왜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날까. 우선 조성진과 임윤찬 효과 덕분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조성진의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과 임윤찬의 2022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이후, K팝처럼 강력한 팬덤이 클래식에도 형성됐다. “연예인들이 클래식 공연장을 찾는 건 간간이 있었지만, 아이돌급 인기를 누리는 클래식 연주자의 공연에 실제 아이돌 스타들이 찾아오는 것이 최근 두드러진 특징”(유정우 음악 칼럼니스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지영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은 “소설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텍스트는 힙하다(멋지다)’는 이미지가 형성된 것처럼, 부단한 세상의 변화에 초연한 클래식이 오히려 쿨하게 보이는 즐거운 역설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유자 왕, 한국의 조성진·임윤찬, 일본의 후지타 마오까지 스타 연주자들이 쏟아지는 한중일(韓中日)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클래식 공연의 협찬사 중에는 대기업과 금융권은 물론, 해외 명품 회사도 적지 않다. K팝 스타와 연예인들은 이 기업들의 광고 모델이나 홍보 대사 같은 ‘얼굴 역할’도 한다. 이 때문에 공연을 후원하는 협찬사들 역시 클래식과 대중문화를 이어주는 연결 고리가 된다. 유정우 칼럼니스트는 “베를린 필의 전 상임 지휘자였던 클라우디오 아바도(1933~2014)의 공연에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의 배우 브루노 간츠(1941~2019)가 빠지지 않고 참석했던 것처럼 장르 간 경계 없는 교류는 문화적 자신감과 성숙을 보여주는 징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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