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윤형근… 한국근현대미술 100년, 작가의 방서 만난다
소장품 상설전 2부 개막

국립현대미술관의 ‘폐막 없는 상설전’이 비로소 완전한 모습으로 공개됐다. 국현 과천관의 소장품 상설전 2부 ‘한국근현대미술 II’가 지난달 26일 개막하면서다. 지난 5월 개막한 1부에서 대한제국부터 6·25 전쟁까지 한국 20세기 미술사를 큰 호흡으로 펼친 데 이어, 2부에선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작가 70여 명의 주요 작품 110여 점을 소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로써 서울관과 과천관에 총 3개의 소장품 상설전을 갖추게 됐다. 세 전시를 통해 한국 근현대미술 100년사를 집중 조망할 수 있다. 이현주 학예연구사는 “서울관의 ‘한국현대미술 하이라이트’가 대표 작가의 대표작을 한눈에 둘러보는 프리뷰라면, 과천관의 ‘한국근현대미술 I, Ⅱ’는 한국미술사 100년을 더 긴 호흡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보는 본편에 해당한다”고 했다.


◇김환기와 윤형근, 작가의 방에서 만난다
2부 전시의 백미는 ‘작가의 방’.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김환기(1913~1974)와 단색화 거장 윤형근(1928~2007)을 각각 별도의 방으로 꾸며 집중 조명했다. 김환기의 방에선 초기작 ‘론도’(1938)를 시작으로 뉴욕 시기 대표작 ‘새벽 #3’(1964~1965)까지 작가의 작품 세계를 시기별로 볼 수 있다. 윤형근의 방에선 다색(땅)과 청색(하늘)을 섞어 빚어낸 깊은 고요의 화풍을 만끽할 수 있다. 화면을 가로지르는 수직의 기둥은 고목처럼 우뚝하고, 무언의 저항과 관용, 침묵 속 내면을 뿜어낸다.
미술관은 작가의 방을 꾸미면서 후각과 청각이 어우러진 공감각의 체험을 더했다. 김환기 방에선 그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노스탤지어’ 향이 은은하게 배어 나온다. 윤형근 방에선 영화 ‘기생충’의 정재일 음악감독이 만든 배경음악이 흐른다.


◇이불의 설치 작품 ‘스턴바우 No. 23’ 첫 공개
2부 전시는 정부 수립 이후 산업화·민주화 시기에 함께 성장한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보여준다. ‘정부 수립과 미술’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서’ ‘모더니스트 여성 미술가들’ 등 11개 소주제가 펼쳐진다. 박생광, 박서보, 박이소, 서세옥, 성능경, 안규철, 이우환 등 작가 70여 명의 주요 작품을 볼 수 있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 유족이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은 과천관 1·2부를 합해 58점이 나왔다. 서울관 ‘하이라이트’에 나온 9점을 포함하면, 상설전에 공개된 이건희 컬렉션은 총 67점에 달한다. 미술관은 “이건희 컬렉션 기증이 상설전을 완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작품 수집 후 이번 상설전에서 최초 공개하는 작품도 11점이다. 특히 이불(61)의 설치 작품 ‘스턴바우 No. 23’(2009)이 전시 마지막 공간에서 관람객 시선을 붙잡는다. 거울, 유리, 금속, 반사 필름 등이 섞여 공중에 부유하듯 매달린 설치물엔 기술과 신체,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우주적 상상력이 결합돼 있다. 올해 초 미술관이 새롭게 소장한 작품이다. 임대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부장은 “작가의 방은 1년마다 새로운 작가로 교체하고, 일부 전시작도 순환 배치해 한국 근현대미술사를 폭넓게 조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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