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이’서 빌런까지… ‘두 얼굴’의 임시완

김민정 기자 2025. 7. 8.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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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시대’의 어리숙한 학생서
‘오겜3’ 입체적 악역으로 변신

“아, 시상에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워디 있냐. 나헌티는 시상 소중한 놈인디!”(병태)

드라마 ‘소년시대’(2023)에서 입과 패기만 살아있는 ‘찌질이’ 고등학생 ‘병태’. 천연덕스러운 연기에 임시완(37)의 타고난 얼굴이 ‘병태’인가 했다. 그랬는데 ‘오징어 게임’에서 예상 밖의 한 방을 날렸다.

부조리에 굴하지 않는 ‘소년시대’의 ‘병태’(왼쪽)와 한없이 비겁한 ‘오징어 게임’의 ‘명기’. 두 인물을 임시완이 연기했다./쿠팡플레이·넷플릭스

“(아기) 확 던져 버릴 거야, 내가 못 할 것 같애? 나 할 수 있어!(오열)”(명기)

‘오징어 게임’ 세 번째 시즌에서 입체적인 악역 연기로 시청자 눈길을 끌었다. 선택의 갈림길마다 악한 쪽을 택하며 주인공 ‘기훈’(배우 이정재)과 대척점에 서는 역할. 임시완의 선한 이미지에 믿음을 가졌던 시청자들은 배신감을 느끼면서도 연기에는 후한 점수를 줬다.

이를 체감한 듯 최근 간담회에서 만난 그는 “‘오징어 게임’ 덕에 소셜미디어 팔로어 수가 많이 늘었는데, 욕을 하러 오신 분도 많은 것 같더라”며 웃었다.

아이돌 그룹 ‘제국의아이들’ 멤버로 2010년 데뷔한 임시완은 드라마 ‘미생’(2014)의 주연 ‘장그래’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런 온’, 영화 ‘변호인’ ‘비상선언’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등에 출연했다. 촬영 기간이 잠시 겹치기도 한 ‘소년시대’와 ‘오징어 게임’은 ‘미생’에 이어 재도약의 계기가 됐다.

하지만 난도는 완전히 달랐다. “병태는 실제 제 모습과 가장 닮은 캐릭터라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명기는 촬영이 끝나가는 시점까지도 캐릭터를 만들고 이해하는 데 굉장히 혼란스러웠어요.”

‘명기’는 코인(암호 화폐) 투자 유튜버로 활동했으나 투자 실패로 큰돈을 잃고 구독자 원성까지 뒤집어쓴 뒤 ‘오징어 게임’에 참가한 인물. 황동혁 감독은 완전한 악도 선도 아닌 연기를 주문했다고 한다. 임시완은 “그렇다면 명기가 겁쟁이이기 때문에 공포감에 질려 나쁜 선택들을 하는 게 아닐까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극과 극의 지점이 아닌 중간 지점에서 어떠한 선을 찾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그렇기에 명기가 입체적이고 속을 알 수 없는 의뭉스러운 인물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아이돌 출신에 얼핏 유약해 보이기도 하는 외양이지만, 선한 역이든 악한 역이든 임시완의 얼굴은 진실돼 보인다. 그 스스로는 이를 단점으로 봤다. “융통성이 없을 정도로 제 마음이 움직여야만 연기가 된다는 부분은 좀 답답해요, 이해가 안 될 때는 스스로 답답하리만치 멈춰서 고민하니까요.” 해결책도 물론 갖고 있었다. “제가 가진 유일한 장점은 성실함인 것 같아요. 제 유일한 무기인 성실함을 잃지 않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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