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방송법 난기류, 짜고 치나, 불협화음인가

방송법 개정안이 7일 민주당 주도로 국회 과방위 전체 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KBS, MBC, EBS 등 공영방송의 이사 수를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언론 관련 학회, 변호사 단체, 시청자 위원회 등에 주는 것이 골자다. 국민의힘은 “이사 수를 대폭 늘리고 추천권을 언론노조 등 친여 세력에 몰아줘 공영방송을 영구 장악하려는 의도”라며 반대했다. 실제 이 법안은 시행 후 3개월 내에 방송사 이사회를 한꺼번에 교체하도록 돼 있다. 새 정부의 방송 장악 시도라는 의심을 살 만하다.
이날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이 “권력의 구조와 관계없이, 누가 집권하느냐와 관계없이 국민 공감대와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방송법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개별 법안에 의견을 밝힌 바 없다”고 덧붙였다. 방송법 개정을 주도하는 민주당 강경파들이 전날 “이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법안”이라고 주장했는데,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불과 6시간 만에 민주당은 방송법을 밀어붙였다. 이날 이 대통령과 만찬을 한 민주당 상임위원장들은 “대통령이 방송법에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국민의 공감대’ 형성이 아니라 헷갈리게 만들려는 의도처럼 보인다.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 때도 야당으로서 비슷한 법안을 추진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집권하자 입장을 정반대로 뒤집고 KBS와 MBC 사장을 폭력적 방법으로 내쫓았다. 그러다 다시 입장을 바꿔 방송법을 일방 처리하려 한다.
대통령실은 국민에게는 이 대통령이 민주당의 일방 처리에 부정적이라는 인상을 주려고 하면서, 동시에 민주당 의원들에게는 생각이 다르지 않다는 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어느 쪽이 대통령의 진심인지 알 수가 없다. 대통령의 권위와 권력이 최고조인 임기 초에 민주당이 이 대통령의 뜻을 거슬러 방송법을 처리하고 있다는 것을 믿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이 방송법을 일방 처리하도록 하고 이 대통령은 이 일과 상관없는 듯이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려는 것인가. 역할 분담인 셈이다.
대통령 말대로 누가 집권하느냐와 상관없이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방송법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야당과 합의해 처리하는 것이다. 아직 법사위와 본회의가 남아있다. 대통령실이 민주당에 합의 처리를 공개 요청할 수 있다. 그러지 않는다면 실제 의중은 방송 장악에 있으면서 겉으로만 아닌 척한다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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