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농가 많은 경북, 온열질환 피해 1위

김현수·강현석·백경열 기자 2025. 7. 7.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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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전국 875명 중 113명…이른 폭염에 농촌서 급증
전문가 “행정구역별 대책 한계…취약지역 정밀 평가를”
덥다 못해 뜨겁다…서울 올여름 첫 ‘폭염경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는 절기 소서인 7일, 서울 남산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도심 풍경. 온도가 높은 빌딩은 붉게, 온도가 낮은 하늘과 숲은 파랗게 표시됐다. 이날 서울에는 올 첫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 성동훈기자

이른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고령 인구가 많고, 밭일 등 야외작업이 많은 지역에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7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5월15일~7월6일 온열질환자는 사망 7명을 포함해 875명으로 집계됐다. 질병청은 올해 감시체계를 평년보다 5일 앞당겨 시작, 운영 중이다. 온열질환자 수는 지난해(469명)와 비교하면 406명(86.5%) 늘었다.

일찍 찾아온 폭염이 온열질환자 발생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올여름 폭염경보는 지난해보다 18일 빨리 발효됐다.

대구·경북 지역은 6월 평균 기온이 23.3도로 역대 가장 높게 관측됐다. 최악의 폭염이 몰아친 지난해 기록(22.8도)보다도 높다. 지난 6일 강원 강릉은 38.7도까지 오르며 올해 최고 기온을 기록했고, 경북 울진도 38.6도까지 치솟아 지역 역대 최고 기온을 갈아치웠다. 이날 기준 전국 특보구역 183곳 중 96%인 177곳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지역별 온열질환자는 경북이 11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 96명, 경남 95명, 서울 75명, 전남 59명, 전북 57명 등 순이다. 경북은 지난 3월 기준 인구 252만3173명으로 경기(1369만9381명)와 경남(321만9574명), 서울(933만5732명)의 인구수를 고려하면 온열질환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셈이다.

지난 4일 낮 12시41분쯤 경북 의성군 가음면 밭에서 A씨(90)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당시 A씨의 체온은 41도였으며, 이 지역 낮 기온은 32도였다.

지난달 29일 경북 봉화에서 밭일을 하던 80대 B씨도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

경북도는 고령 인구가 많고 야외활동이 주로 이뤄지는 농촌 중심으로 온열질환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경북의 지난해 농업인 수는 31만9582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경북 농업인 중 65세 이상은 18만9321명으로 전체 농업인의 59.2%를 차지한다. 경북보다 고령화율이 높은 곳은 전남(60.7%)과 충남(60.8%)뿐이다.

경북도는 폭염 대응 전담팀을 상시 가동하고 올해 약 53억원을 투입해 스마트 그늘막, 그린통합쉼터, 이동형 냉방버스 등 폭염 저감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역대급 폭염이 반복되면서 행정구역 중심의 일률적 폭염 대책에서 벗어나 과학적 분석을 통한 세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폭염 취약지역을 정밀하게 찾아내 저감시설 등을 우선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기후진흥원은 “행정구역 중심이 아닌 폭염 취약지역을 평가해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폭염에 2~3일 노출됐을 때 온열질환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며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농사일 등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수시로 물을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수·강현석·백경열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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