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가 늙으면 몸도 늙는다"…여성 노화 늦추는 핵심 전략은?

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2025. 7. 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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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는 겉으로 드러나는 얼굴보다 몸속 장기에서 먼저 시작된다. 특히 여성에게는 난소가 그 출발점이다. 난소는 여성호르몬을 조절하는 핵심 기관으로 보통 30대 중반부터 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는데, 이러한 변화가 누적되면 가임력뿐 아니라 뼈, 혈관, 대사기능 등 전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난소 건강을 지키는 것은 여성에게 가장 효과적인 항노화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산부인과 김태희 교수(순천향대 부천병원)는 "난소는 여성 건강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있어 심장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며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는 난소 기능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하고, 호르몬 균형을 지키는 생활 습관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난소 건강이 항노화 전략에서 중요한 이유와 실천 가능한 관리법, 그리고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연구 동향까지 짚어본다.

난소 건강은 여성의 전신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신 건강을 조율하는 호르몬, 에스트로겐
난소는 자궁 양쪽에 위치한 한 쌍의 타원형 기관으로, 성인 여성 기준 길이는 약 3~5cm에 불과하다. 크기는 작지만 난자를 생성하고 배란을 유도하는 것은 물론, 시상하부·뇌하수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분비하며 여성의 생식과 전신 건강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에스트로겐은 뇌, 심혈관, 피부, 대사 등 다양한 기능에 관여하는데, 난소의 기능이 떨어지면 에스트로겐 분비도 급격히 줄고 이로 인해 전신적으로 노화와 유사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에스트로겐은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해 기분을 안정시키고 수면과 인지 기능을 조절하는 데 기여하는데, 이 호르몬이 감소하면 기억력 저하나 우울감, 불면과 같은 증상이 흔하게 발생한다.

심혈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김태희 교수는 "에스트로겐은 혈관 내피세포에서 혈관 확장 물질인 '질산화물질(NO)'생성을 도와 혈압을 조절하고, 혈관 탄력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라며 "폐경 후 여성의 심혈관 질환 위험이 급증하는 것도 에스트로겐의 보호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골격계 건강 역시 여성호르몬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에스트로겐은 뼈를 녹이는 '파골세포'를 억제하고,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를 활성화시켜 뼈의 재형성을 조절한다. 따라서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 수치가 감소하면 뼈 흡수가 증가하고, 골다공증과 골절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에스트로겐은 콜라겐 합성과 피부 수분 유지에 영향을 주어 피부 노화를 지연시키며, 질 점막의 건강도 함께 지킨다. 호르몬이 감소하면 질 건조증, 감염 위험 등이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사 기능과 지방 분포 조절에도 깊이 관여한다. 김 교수는 "폐경 후 많은 여성들이 복부비만이나 체중 증가를 경험하게 되는데, 에스트로겐 수치가 감소하면 지방 분해 효소 활성이 감소하여 복부 지방 축적이 되기 쉽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에스트로겐은 2형 당뇨병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호르몬으로, 인슐린 작용을 도와 혈당 조절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된다"라고 덧붙였다.

난소 기능 저하, 조기 진단으로 선제적 관리해야
이처럼 난소 기능 저하는 단순한 노화 현상을 넘어 만성질환의 시작점이 될 수 있는 만큼,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난소 기능 문제를 조기에 파악하면 개인의 상태에 따라 생활습관 교정, 호르몬 균형 유지, 약물 치료 등 맞춤형 관리가 가능하다. 이러한 선제적 접근은 질병 예방을 넘어, 노화를 늦추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태희 교수는 "난소 기능이 저하되면 회복이 쉽지 않은 만큼, 조기 진단과 관리가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이라며 "'항뮐러관호르몬(AMH)'수치는 난소에 얼마나 많은 난포가 남아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로, '난소 나이'를 예측하는 데 활용된다"라고 전했다.

'난포자극호르몬(FSH)' 수치는 폐경이 가까워질수록 상승하기 때문에 폐경 시기 예측에 활용되며, '에스트라디올(E2)'은 난포의 성숙도와 에스트로겐 생성 기능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호르몬 수치는 모두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난소 안에 보이는 '소낭(Antral follicle)'의 개수를 직접 확인하는 것도 기능 상태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방법 중 하나다. 소낭은 난소 안에 존재하는 난포(follicle)의 일종으로, 소낭이 많을수록 난소 기능이 양호한 것으로 본다.

또한 생리 주기의 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김 교수는 "생리 주기가 짧아지거나 양이 줄고, 무배란성 주기가 반복된다면 난소 기능 저하의 가능성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조기 폐경의 가족력이 있거나, 유전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턴너증후군', 'FMR1 프리뮤테이션(premutation)' 등의 가능성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턴너증후군은 X 염색체의 이상으로 인해 조기 난소기능저하가 나타나는 유전 질환이며, FMR1 프리뮤테이션은 조기 폐경 위험을 높이는 유전적 소인을 의미한다. 

김태희 교수|출처: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염증·산화 스트레스 낮춰야..."환경호르몬 노출도 주의"
난소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 습관을 조절해 노화 속도를 늦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난소 기능 저하는 나이가 들며 자연스럽게 진행되지만, 그 속도는 식습관과 운동 등 일상 관리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희 교수는 "적정 체중(BMI 20~24) 유지와 항산화 식품 중심의 식단, 정제 탄수화물과 트랜스지방 제한이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난소 기능 보호와 폐경 지연에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산소·근력 운동, 충분한 수면, 흡연·음주 절제 등 건강한 생활습관은 난소 노화를 지연시키고 전신 건강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는 난소 세포를 손상시키고, 난자의 수와 질을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반면, 규칙적인 운동은 주요 호르몬의 균형을 안정시키고 전신 염증을 낮춰 난소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와 함께 주의해야 할 요소는 바로 '환경호르몬'이다. 비스페놀 A(BPA), 프탈레이트, 다이옥신 등은 대표적인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에스트로겐 작용을 방해하거나 흉내 내며 호르몬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 이들 물질은 플라스틱 용기, 전자레인지용 포장재, 일부 화장품과 세제 등에 포함돼 있어, 일상 속 노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난소 노화를 늦추고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는 평소 자신의 몸 상태에 관심을 갖고,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호르몬 상태를 체크하며 맞춤형 관리를 이어갈 것을 권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에는 라파마이신(Rapamycin) 같은 면역억제제를 활용해 난소 노화를 늦추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라파마이신은 원래 장기 이식 환자의 면역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되던 약물이지만, 세포 성장과 대사를 조절하는 '엠토르(mTOR)'경로를 차단함으로써 노화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라파마이신은 노화세포 제거, 항노화, 역노화 가능성과 관련한 미국 내 임상시험에서도 주목받고 있지만, 안전성과 장기적 효과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므로 아직은 신중하게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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