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취약 전남…‘지역필수의사제’ 첫발도 못떼고 좌초 우려
전남 24명 모집 나섰지만 지원자 ‘0’
전문의 감소·정주여건 낙후 복합작용
의대·대학병원 없어 ‘낙후의 악순환’
道 “요건 완화없인 정상추진 불가능”

특히 낙후된 정주 여건·부족한 지원책 등이 의사 모집 실패 요인으로 꼽히는 만큼 지역필수의사제 정상 추진을 위해서는 자격 완화와 전남도·사업수행 의료기관 차원의 지원 확대가 선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7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달부터 시행되는 ‘지역필수의사제 운영지원 시범사업’은 의사가 종합병원급 이상 지역의료기관에서 진료하며 2-5년 장기간 근무할 수 있도록 월 400만원의 지역근무수당과 정주 여건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심장혈관흉부외과·신경과·신경외과 등 8개 필수과목을 대상으로 한다. 지역 내 필수 의사 확보 지원을 통한 지역 간 의료 격차 해소와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 구축 지원을 위해 도입됐다.
앞서 보건복지부가 지난 2월11일부터 3월7일까지 실시한 지역필수의사제 공모에는 12개 지역이 신청했으며, 이 가운데 전남도·강원도·경남도·제주도 등 4개 광역지자체가 대상지로 선정됐다.
시범 사업 대상지역에는 각각 24명 분의 필수과목 전문의 지역근무수당이 지원된다.
시범 사업은 이달 1일 시작됐지만 4개 지역 모두 의사 인력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까지 전남도와 경남도, 제주도 등 3개 지자체엔 단 한 명의 신청자도 없었다. 강원도만 일부 전문의 인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 대상을 올해 신규 채용한 ‘전문의 취득 5년 이내’ 의사로 한정하면서 의정 갈등과 전문의 감소 추세 속에 지방 의료기관 인력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 수준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이 없는 전남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전남지역 사업 수행 기관은 목포한국병원, 목포시의료원, 성가롤로병원, 순천의료원 등 4곳이다. 대학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취약한 의료 현실이 오히려 지역필수의사제를 가로막는 ‘낙후의 악순환’을 야기하고 있다.
반면, 강원도의 지역필수의사제 사업 수행기관은 강원대학교병원·한림대학교병원 등 대학병원과 상급종합병인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강릉아산병원으로 전남과 대조를 이룬다.
경남도 역시 양산부산대학교병원·삼성창원병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 등 사업 수행기관 전체가 상급종합병원이다. 상급종합병원 진료권역이 서울과 묶인 제주는 상급종합병원은 없지만 대학병원인 제주대병원이 사업 수행기관에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의사 유입을 위한 전남도의 지원책 또한 타 지자체와 비교할 때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전남도는 의사 확보를 위해 교육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과 연계한 주거, 연수·연구비 지원, 문화·여가시설 할인 등 생활인프라 지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복지부 지원 지역근무수당을 제외하면 예산 미편성 등을 이유로 올해 지원은 물건너간 상황이다. RISE 사업도 수행의료기관 4곳 모두 대학과 연계 사업이 없어 규정상 지원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와 달리 강원도는 월 100-200만원의 지역상품권과 강원랜드 리조트 등 지역 관광 인프라 이용을 지원하고 있고, 경남도는 월 100만원의 동행정착금을 비롯해 전입가족 환영금, 양육지원금, 자녀학자금 등 별도 정착지원책을 추가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신규·저연차 전문의 채용이 어려운 지역 현실을 감안해 모집 대상을 기존 진료인력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에 지침 변경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사업 취지에 적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당분간 전남지역 지역필수의사제 정상 추진을 기대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자격 취득 5년 미만의 젊은 전문의가 모집 대상이지만 교육 문제, 문화 혜택 등 다방면에서 열악한 여건 때문에 전남으로 오려는 지원자가 없다”며 “지역필수의사제 연착륙을 위해 자격 요건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양시원 기자
Copyright © 광주매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