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가사관리사 확대 ‘표류 위기’… “업무 불명확” 경기도내 기관 ‘수요 0명’
서울·세종·부산 제외 나머지 지자체
14개 광역 기관들도 참여 의향 없어
“정규직 임금체계 유지 여력 없다”
전문가 “돌봄 분야 실태조사부터”

서울시에서 시작돼 관심을 모은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이, 경기도로 확대되는 것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내 가사서비스 인증기관들은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업무범위가 명확하지 않고, 처우 등도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사업 참여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역시 이 같은 이유로 해당 사업 도입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7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내 가사서비스 인증기관 30여곳은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의 외국인 가사관리사 수요 조사에서 모두 ‘0명’이라고 답했다.
사실상 기관에서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 참여 의향이 없는 것인데, 이는 경기도만의 현상은 아니다. 고용노동부 수요 조사 결과, 서울(952명)·세종(20명 이하)·부산(20명 이하)을 제외한 나머지 14개 광역지자체에서 수요가 있다고 답한 곳은 없었다.
각 지자체는 가사서비스 인증기관을 통해 수요를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은 현재 서울에서 진행하는 것과 같이 인증기관을 통해 채용과 운영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들 기관이 한목소리로 외국인 가사관리사 수요가 없다고 답한 이유는 불안정한 제도 때문이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은 임금 지급 체계, 불명확한 업무 등이 시범사업 기간 내내 문제로 꼽아졌다. 실제로 이번 시범사업에 투입된 100명의 필리핀 가사관리사 중 2명이 근무지를 이탈, 무단 잠적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기도내 인증기관 대다수가 가사관리사 10인 미만으로 사업장 규모가 작다는 것도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 확대의 걸림돌이다.
안산의 한 가사서비스 인증기관은 “가사관리사 인력을 정규직 임금체계로 구축하고 유지할 여력이 없다”며 “외국인 가사관리사 관련 담당 인력을 배치해주는 것도 아니고, 운영비를 지원해주는 것도 아니라 외국인 가사관리사 도입은 고민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서울시의 시범사업이 1년 연장됐을 뿐, 타지자체의 참여 확대까지 이뤄지지 못했다.
게다가 지난 정부 차원에서 추진됐던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은 새정부 출범 이후 표류될 위기가 커졌다. 지난달 17일 한은숙 고용노동부 외국인력담당관은 ‘외국인 가사관리사 간담회’에서 “돌봄비용 부담 완화와 관련한 보완 방안이 해결되지 않으면 본사업에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을 냈다.
전문가들 또한 돌봄 분야에 대한 실태조사부터 진행하고 제대로 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영미 한국노총 가사·돌봄유니온 위원장은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수입 불안정 등 문제는 내국인 가사관리사도 겪고 있는 문제”라며 “특히 경기도의 경우 시군별로 돌봄 수요가 몰리는 곳이 있고 수요가 별로 없는 곳이 있다. 그래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임금체계 등을 구축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지 기자 bbangz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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