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외국인 간병인’ 도입 선제적 추진, 비자부터 임금까지… 과제 ‘첩첩산중’
추경 관련 연구용역 4천만원 편성
소통·관리 측면서는 여전히 우려
최저임금 차별 적용땐 돌봄 질 저하
지급하면 고소득 가구만 혜택 지적

고령화가 심화되며 돌봄수요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돌봄인력은 부족해, 외국인 간병인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장에서는 돌봄인력 충원 측면에서 공감대가 크지만, 현실적으로 비자 문제부터 임금 등 처우 문제까지 해결해야 할 관문도 많다. 전국 최대 광역단체인 경기도가 이 문제에 선제적으로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7일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외국인 간병제도 운영지원’ 관련 연구용역비 4천만원을 편성했다. 해당 용역 결과에 따라 경기도는 내년 상반기께 외국인 간병인제도 인력규모 및 방법 등을 구상할 계획이다.
경기도 외국인 간병인제도는 지난 2월에 경기도의회에서 통과된 ‘경기도 외국인 간병제도의 운영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한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 3월 김동규(민·안산1) 경기도의원 등과 함께 법무부를 찾아 외국인 간병인 도입을 위한 비자 문제 등을 논의했다. 현재 흔히 ‘간병인’으로 불리는 이들은 국가자격증 제도로 운영되는 요양보호사와 달리 제도적인 틀에 속해 있지 않아 관리체계를 만들기 어려운 실정이다. 간병인은 요양병원이 아닌 환자와 직접 계약을 맺는 구조라 요양병원이 이들의 계약관계에 개입하기 어렵다. 실제로 요양병원은 요양보호사가 아닌 간병인에 대한 관리나 교육을 직접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기주 대한요양병원협회 부회장은 “(지금 상황은) 요양병원이 손을 못대게 해놓고 문제가 생기면 요양병원 탓이라고 하는 구조”라며 “궁극적으로는 요양병원이 지도·감독을 할 수 있는 외국인 돌봄인력 공급이 필수적이다. 돌봄수요는 늘어나는데 외국인 간병인을 도입하지 않는다면 다른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 또한 외국인 돌봄인력 도입에 점차 문을 열려 하고 있다.
지난 3월 최상목 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제30차 외국인정책위원회’를 개최해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국내에 있는 외국인 유학생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E-7(숙련 인력) 비자를 부여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소통이나 관리 측면에서 여전히 우려는 크다. 서울시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한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 또한 시범사업 기간 동안 100명 중 2명이 근무지를 이탈, 무단 잠적하는 등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외국인 가사관리사처럼 민간업체를 통해 고용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임선영 서안산노인전문병원 이사장은 “중개업체가 고용부터 교육까지 다 하는게 아니라 공공이나 요양병원이 교육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민간 중개업체에서 고용을 맡으면 분명히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쟁점은 임금 책정 수준이다. 이들에게 최저임금을 지급하면 사업의 지속가능성과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결국 고소득 가구만 혜택을 누린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을 보면, 이번에 사업기간이 1년 연장되면서 시간당 이용 가격은 1만3천940원에서 1만6천800원으로 약 20% 올라 이들을 1일 8시간, 주 5일 이용하면 월 이용 요금은 292만원에 달한다. 이에 외국인 간병인에 최저임금을 차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랬다간 자칫 돌봄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비자를 열어주는 것도 경기도 차원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도 경기도가 어떻게 이를 헤쳐나갈지가 관건이다. 경기도는 아직 정책 설계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차차 보완책을 만들어보겠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도는 특히나 고령화가 심해지고 있어 돌봄인력 충원이 시급하다”며 “법무부나 보건복지부 등과의 협의가 필수적인 정책이기 때문에 정부와 소통해 정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영지·김태강 기자 bbangz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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