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이재명 정부 1호 공약 AI허브 구축… 전남 vs 울산 뭐가 다르나

박형주 기자 2025. 7. 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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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직접 아마존 유치·투자 참여
제조업 강점 살려 AWS 설득
전남, 투자 컨설팅사에 의존
재생에너지외 경쟁력 부족
"대기업 · 공기업 활용해야"
[울산=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AI데이터센터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 대통령, 프라사드 칼야나라만 AWS 인프라 총괄 대표,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2025.06.20. bjko@newsis.com

최근 울산에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 미국 아마존이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기로 해 해남 솔라시도 AI허브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전라남도를 흔들었다.

전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AI 허브는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울산은 SK그룹이 직접 나서 제조업 등 지역의 강점을 최대한 살린 점이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이같은 울산의 성공요인은 전남이 갖추지 못한 약점으로 주목돼 이를 보강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민간주도·제조업 강점 살린 울산

SK그룹은 지난달 16일 미국 빅테크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울산광역시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 데이터센터는 울산시 남구 황성동 일대 3만 6천㎡부지에 조성된다. 8월 착공해 오는 2027년 11월까지 1단계로 41㎿(메가와트), 이어 2단계로 2029년 2월까지 103㎿규모로 완공될 예정이다.

이 데이터센터에는 7조원이 투자된다. 이 가운데 AWS가 40억 달러, 한화로 5조 4천억 원을 투자하고, 나머지는 SK가 부담한다. 센터가 완공되면 그래픽처리장치(GPU) 6만장이 투입돼 국내 최대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가 될 전망이다. 향후에는 이를 1GW(기가와트)까지 확장해 동북아시아 최대 AI데이터센터 허브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울산은 아마존웹서비스 데이터센터 선택지에서 지난해 초까지 만해도 있지 않았다. 애초 아마존은 호주 데이터센터 확장을 고려했고, 한국에 투자하더라도 수도권을 염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울산이 선택된 것은 SK그룹의 탄탄한 기획이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미국을 방문해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AI, 반도체 등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울산이 선택된 데는 제조업의 성지라는 여건도 한몫을 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SK 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삼성 SDI 등 자동차와 중공업이 망라된 울산은 향후 제조기업을 AI화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제조업 데이터를 확보하기 쉬운 지역이다. IT업계와 달리 제조업은 현재 AI화가 취약한 분야로 여겨지고, 이는 AI데이터센터의 블루오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것이 AWS를 끌어당긴 매력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AI데이터센터는 일반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전력이 필요한 데 울산은 이같은 환경을 충족했다. SK가스의 LNG 열병합 전력발전소가 근처에 있어 전력 수급이 쉽다. 이밖에도 데이터센터의 열을 식힐 해양냉각수 확보가 쉽고, 바다를 통해 부품 공급 등 원활한 물류 수송도 지원병이 됐다.

◇ 재생에너지에만 매달리는 전남

울산의 강점은 전남의 약점으로 그대로 배치된다. 전라남도는 지난 2월 2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AI 슈퍼클러스터 허브 구축을 위한 투자협약을 맺었다. 협약은 전남도와 미국 투자 유치 그룹 '스톡 팜 로드'(Stock Farm Road.SFR) 자회사인 퍼힐스(FIR HILLS), 해남 솔라시도 시행사인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 해남군 등 4자 MOA였다.

협약에 따라 전남도 등은 해남군 산이면 구성지구 솔라시도 일원 120만 평에 2028년까지 7조원, 2030년까지 8조원 등 총 15조 원을 투자해 3GW 규모의 AI슈퍼클러스터 허브를 조성한다. AI 컴퓨팅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이 구축된다. 이는 전남도 개도 이래 최대 투자 유치이며, 데이터센터는 세계 최대 규모다.

하지만, 현재 데드라인으로 알려진 6개월이 거의 다 됐지만, 희망적인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가 "부지 확보와 전력 공급 등을 놓고 중동 투자자본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전한 것이 전부다.

전남과 울산의 결정적인 차이는 SK와 같은 대기업이 직접 설득하고 투자까지 한 반면, 전남은 퍼힐스라는 투자유치 컨설팅사가 솔라시도의 여건을 바탕으로 투자자본을 끌어오는 형태라는 점이다. 여기다 전남도가 MOA을 통해 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퍼힐스 투자유치에 힘을 싣는 구조다. 대기업이 직접 투자 유치에 나서 투자까지 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신뢰를 더 줄 수밖에 없다.

전남은 또 울산과 같은 대규모 제조업이 열악할 뿐만 아니라 전력 수급도 충분하지 못하다. 이 지역 최대 강점으로 꼽는 해상풍력과 태양광발전 등을 통한 RE100 달성용 재생에너지 공급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전기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에 언제 공급할 수 있을지 기약하기 힘들다.

◇ 새정부 AI 집중 육성에 올라타려면

전남도는 해남 솔라시도 AI 클러스터 허브를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로 채택시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김영록 지사는 최근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등을 잇따라 만나 솔라시도 AI 허브 조성의 필요성을 적극 건의했다. 전남도는 '새 정부 국정과제 대응 TF'를 구성해 국정과제 반영을 위한 전방위 건의활동에 나서고 있다.

목포 신항, 영암 대불산단, 해남 화원산단, 영암 기업도시 등에 글로벌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아시아 태평양 해상풍력 허브'로 만들 예정이다. 국립 해상풍력 연구소, 지원 부두, 배후 단지 등과 함께 기자재 특화단지까지 확보해 해상풍력지원선 국산화에 나선다.

그럼에도 울산과 같은 추진력을 갖기 위해서는 SK와 같은 국내 대기업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제철과 같은 중화학공업에서 벗어나 광양에 세계 최대 규모의 이차전지 소재 산업을 추진하는 포스코나 LG화학, 롯데케미칼와 같은 전남 동부권 기업·한전과 같은 혁신도시 공기업 등과 협력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HD현대삼호와 같은 조선 제조업과의 AI 신산업을 발굴하는 방안도 제안되고 있다.

/박형주 기자 hispen@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