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항만 경쟁력 깎아먹는 배후단지 불법 전대 뿌리뽑자

해양경찰이 항만 배후단지의 불법 재임대 수사에 나서자 인천 항만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불법 전대는 항만 배후단지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왔다. 지난 3일 항만업계에 따르면 인천해경은 최근 대표적인 지역 하역사 (주)영진공사 내사에 착수했다. 그동안 관행처럼 이뤄지던 불법 전대에 대한 수사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영진공사는 지난 2007년 다른 물류업체와 합작법인 ‘한중물류’를 설립하고, 아암물류1단지(인천 남항 배후단지) 내 8만3천여㎡의 부지를 임대 받았다. 한중물류는 지난해 물류 창고 증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져 부지 일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됐고, 인천항만공사(IPA)의 승인을 받아 A업체에 재임대했다. 그런데 A업체가 IPA의 승인도 없이 일부 부지를 타일업체와 화물운송업체에 다시 전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중물류는 사무실 용도로 쓰겠다며 IPA로부터 A업체 재임대를 승인받았지만, 실제로는 화물 보관과 화물차 주차장으로 사용된 것이다. 재재임대는 엄연한 불법이다. 항만 배후단지 입주기업은 관련 기관의 승인 과정을 거쳐 부지를 단 한 차례만 재임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영진공사 관계자는 “A업체가 재임대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수사로 낱낱이 밝혀질 일이다.
인천항은 항만 배후단지가 부족한 상황이다. IPA는 주로 대형 단위로 부지를 공급하는 경우가 많다. 소규모 창고를 운영하려는 중소업체들은 임대는 엄두를 못 낸다. 임대 공모 과정에서 대형 업체와 경쟁하기도 힘든 데다, 선정된다 해도 화물을 모두 채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항만 배후단지 이외의 부지는 땅값이 상대적으로 비싸 수익성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소규모 부지가 필요한 중소업체와 일시적으로 남는 땅으로 수익을 올리려는 대형업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불법 재임대가 성행하는 것이다.
불법 전대는 임대료 상승을 부추긴다. 업계에서는 3.3㎡(1평) 당 약 1천400~1천500원대인 임대료가 재재임대 두 단계를 거치면서 최소 2~3배인 3천~4천원대로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임대료 상승은 물류비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인천항의 경쟁력과 효율성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구조인 것이다. 공공자산인 항만 배후단지가 일부 민간업체의 돈벌이 수단으로 변질됐다. 해양 당국은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단속으로 불법 전대를 뿌리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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