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실 무덤’ 지식산업센터, 곧 ‘공실 지옥’ 된다

경인일보 2025. 7. 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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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전국에서 거래된 지식산업센터 거래량은 552건으로 전 분기 971건 대비 절반 가량 줄었다. 사진은 경기도내 한 지식산업센터 모습. 2025.7.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이른바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리는 지식산업센터는 지난 2020~2021년 정부가 주택 대출 규제 등을 강화하면서 투자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산실로,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 주자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지식산업센터가 골칫덩이로 전락하는 데는 불과 4~5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무분별한 공급 속에 경기마저 악화하면서 경기도 곳곳에서 공실이 넘쳐난다.

이천시 공실률은 70%, 양주시는 68%다. 포천시(44%), 오산시(39%), 과천시(37%), 파주시(34%), 안성시(33%) 등도 30%가 넘는다. 문제는 이 공실률이 산업단지 내 지식산업센터에서만 집계된 수치인 점이다. 개별 입지에 들어선 지식산업센터들까지 포함하면 실제 공실률은 훨씬 더 높아진다. 평택시의 지식산업센터 공실률은 17%로 집계되지만 개별 센터들까지 포함하면 50%를 웃돈다.

시장에서 찬밥 신세는 거래량에서도 알 수 있다. 올해 1분기 전국에서 거래된 지식산업센터 거래량은 552건으로 전 분기 971건 대비 절반 가량 줄었다. 호황을 맞았던 2021년 1분기 거래량 2천164건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그런데 공급은 멈추지 않는다. 2022년 7월 기준 도내 446개소였던 지식산업센터는 3년 만에 106개소 증가한 552개소로 늘었고, 현재 건설 중이거나 착공 전인 예정 물량도 57개소에 달한다. ‘공실 무덤’이 앞으로는 ‘공실 지옥’이 될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규제 완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입주 가능한 업종을 확대해 수요를 늘리자는 것이다. 현재 지식산업센터에 입주 가능한 업종은 제조업, 지식기반산업, 정보통신산업, 건설업 등으로 제한돼 있다. 또한 산업단지 내 지식산업센터뿐 아니라 개별 입지까지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크다. 지난해 5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지식산업센터 입주 가능 업종을 도박업, 주택공급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으로 확대했지만 별 소득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실타래 풀기는 정부 손에 달렸다.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맞물리려면 변화가 필요한데 현재 울타리 속에서는 불가하다. 공급을 줄이고 규제를 완화해야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 경기도의회도 공급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실수요 기반의 정책 설계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인지하고 있는 만큼 정부도 시장의 아우성을 들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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