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4주년] 일상화된 '3폭 시대' 철저한 대비·세심한 관리로 인명·재산 지켜야

강현수 2025. 7. 7.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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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지며 수도권 지역 곳곳에 호우특보와 홍수경보가 발령된 18일 오전 화성시 황계동 한 논밭 인근 보행로에 침수차량을 탈출한 차주가 차량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김경민기자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경기 지역 기상 관측 지점인 수원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64년 여름철 평균 기온은 23.6도, 평균 최고 기온은 28도였다. 이로부터 20년 뒤인 1984년 여름 평균 기온은 24.3도, 평균 최고 기온은 28.8도로 상승했고 40년 뒤인 2004년 여름에는 평균 기온 24.5도, 평균 최고 기온 28.8도로 나타났다. 60년이 지난 지난해 여름의 경우 평균 기온 25.8도, 평균 최고 기온은 30.5도까지 넘어섰다. 전국으로 보면 지난해 여름철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1.9도 높은 25.6도였으며, 열대야 일수도 평년의 3.1배인 20.2일로, 각각 1973년 이래 역대 1위를 기록했다. 각계에서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1도씩 상승할 때마다 멸종 위기에 처하는 생물 종의 수가 증가하고, 인간의 건강과 관련한 사망률이 올라가며, 식량 생산량은 감소하는 등의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 여름 비 또한 강수의 78.8%가 장마철에 내리면서 1973년 이후로 장마철에 가장 강수가 집중되는 형태를 보였다. '좁은 영역에서 강하게' 내렸다는 것이 특징인데, 1시간 최다 강수량이 100㎜를 넘었던 지역이 7월 17일 파주(101.0㎜), 의정부(103.5㎜) 등 모두 9곳에 달했다.

겨울의 초입에서부터도 이상기후는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26~28일 경기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117년 만의 11월 최다 폭설'이 내렸다.

전문가들은 기상 변이가 빈발하고 국민의 피해가 막대해지는 이러한 상황이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특히 도시화된 경기도에서는 실질적인 피해가 가중될 우려가 크다고 분석한다. 그렇다면 지금 경기도는 기후변화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던 지난해 8월 13일 오전 용인시 기흥구 신갈저수지가 녹조로 인해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다. 임채운기자

기후위기, 경기도 예외 아니다
지난해 4월 동두천 30.4도 찍어
전국평균은 14.9도·최고 21.1도
7월 집중호우로 농작물 큰 피해
충남·전북·경북·충북 경기도 순
11월 하순 중부지방 예상밖 대설
수원 일최심신적설 32.3㎝ 기록
하루 뒤 43.0㎝로 경신 피해 속출
수증기 머금은 무거운 '습설' 가중

◇경기도에 불어닥친 이상기후
정부가 지난 4월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발간한 '2024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이상기후의 특징은 ▶4월 일부 지역 30도 이상 기록 ▶11월 중부지방 대설 ▶2월과 9월 높은 기온과 많은 강수 ▶가을철 평년보다 많았던 태풍 발생 ▶낮도 밤도 더웠던 여름 ▶장마철에 집중된 여름철 강수 등으로 꼽힌다. 지난해 4월 전국의 평균 기온은 14.9도, 최고 기온은 21.1도로 각각 평년 대비 2.8도, 2.5도 높아 1973년 이후 역대 1위로 나타났다.

특히 같은달 14일에는 전국적으로 기온이 상승했는데 동두천이 30.4도로 전국에서 일최고기온 4위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하순에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수원, 인천, 서울 세 지점은 11월 27일에 11월 일최심신적설(수원 32.3㎝)을, 28일에는 일최심적설 최곳값(수원 43.0㎝)을 경신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대설·한파, 일조량 부족, 우박, 집중호우, 폭염 및 이상고온, 대설 등의 영향으로 농업 재해 또한 연속적으로 발생했다. 여름철 좁은 지역에 매우 강하게 내린 비는 경기 지역에 큰 피해를 줬다. 지난해 7월 호우로 인한 경기도의 농작물 피해 규모는 530.1㏊로, 전국에서 충남(4천10.0㏊), 전북(2천266.4㏊), 경북(1천614.8㏊), 충북(714.0㏊) 다음으로 컸다. 같은해 11월 말 내렸던 대설은 수증기를 머금은 무거운 '습설'이었던 만큼 피해 또한 가중됐다. 지난해 대설로 인한 농업시설에서의 피해는 경기 지역이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인 1천761.4㏊로 집계됐다.
경기 기후보험 홍보물. 사진=경기도청

전국 최초 경기 기후보험
기후로 건강피해 지원 정책보험
열사병 등 온열질환 진단 10만원
기후상해 4주이상 진단땐 30만원
지난달 온열질환 보장항목 첫 지급
최근 UCLG 아태지부회의서 소개

◇"큰 피해 대비하자"···보험 가입 꺼내든 경기도
갈수록 예측하기 어렵고 피해가 커지는 기후재난. 하지만 경기도에는 이로부터 도민을 보호하는 '경기 기후보험'이 있다. 경기도는 전국 최초로 기후로 인한 건강 피해를 지원하는 정책보험 '경기 기후보험'을 개발·기획해 지난 4월부터 시행 중이다.

경기 기후보험은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열사병, 일사병 등) 진단 시 10만 원, 모기·진드기 매개 감염병(말라리아, 쯔쯔가무시 등) 진단 시 10만 원, 기후 관련 상해 시(4주 이상 진단) 30만 원을 보장한다. 여기에 더해 기후취약계층(시·군 보건소 방문건강관리사업 대상자)에게는 온열질환 입원비(일당 10만 원), 기상특보 시 의료기관 교통비, 긴급 이후송비 등을 추가로 지원한다.

지난달에는 온열질환으로 보험금을 받는 첫 사례가 나왔다. 50대 군포 시민이 지난달 초 야외활동 중 어지러움 등을 호소해 의료기관에서 열탈진 증상을 받자, 도는 경기 기후보험 온열질환 보장 항목으로 10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모든 도민은 별도의 절차 없이 자동으로 경기 기후보험에 가입돼 있다. 도는 지난달 9일부터 12일까지 필리핀 보라카이에서 열린 세계지방정부연합 아시아·태평양지부(UCLG ASPAC) 회의에 참석해 경기 기후보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도는 올여름 풍수해 종합대책에 '비상대비' 단계를 신설했다. 이상기후로 인한 기상 변동성과 돌발성 기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비상대비'는 재난안전대책본부의 본격적인 가동 이전 상태를 의미한다.

지난 5월에는 '기후위기대응위원회 제2기'를 출범하고, 기후정책의 실행력을 강화하고 있다. 과학적 자료를 기반으로 기후재난에 대응하고, 기후격차 해소 대책을 마련하는 등 정책 성과를 가시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1일 오전 의왕시 삼동 의왕도깨비시장에서 상인들과 관계자들이 폭설 피해로 인해 무너진 상가를 복구하고 있다. 김경민기자

기후대응 정책지원 입법활동
도의회 특별재난지역 개정안 가결
지자체 차원 재난 지원기준 마련
기후변화 자연재난 증가 현실 반영
올초 기후테크산업 육성 조례 통과
기후테크 센터·클러스터 조성 지원

◇기후 대응 정책 지원하는 입법 활동
기후와 관련한 경기도 정책 추진의 근거가 될 조례 제·개정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의회는 지난달 27일 본회의에서 남종섭 의원(더불어민주당·용인3)이 대표발의한 '경기도 특별재난지역 지원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을 가결했다. 기후변화로 자연 재난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 속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재난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기준을 마련하겠단 취지의 조례안으로, 기상이변 등으로 자연 재난이 발생해 복구비 부담이 어려운 시·군을 '특별지원구역'으로 지정, 복구를 돕겠다는 것이 골자다.

지난 2월 21일에는 백현종 의원(국민의힘·구리1)이 대표발의한 '경기도 기후테크 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안'이 최종 의결되면서, 전국 처음으로 기후테크 사업 육성의 토대가 갖춰졌다. 기후와 기술의 합성어인 기후테크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 적응에 기여하는 모든 혁신기술을 말한다. 지역 내 기후테크 분야 기업 수, 종사자 수, 투자 규모 등 실태를 조사하고 '기후테크 센터'와 '테크 클러스터' 등을 조성·운영하도록 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지난해 11월 1일 수원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우리집 탄소모니터링' 사업 전문홍보단 제1기 지구지키미 발대식 참석자들이 탄소중립과 관련한 팻말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수원시청

시·군 특성 맞춤형 기후대응
수원시 시간대별 강설매뉴얼 제작
우리집 탄소모니터링 사업도 화제
화성시 '신재생에너지자립마을' 조성
시흥시 탄소중립체험관 6월 개관
연천군 아미천댐 '기후대응댐' 선정

◇시·군도 지역 특성 살린 대응책 마련 분주
경기 지역 시·군들 또한 각자의 여건에 맞춘 기후 대응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지역에 쏟아진 폭설로 제설작업에 곤혹을 치른 수원시의 경우 지난 1월 전국 최초로 '시간대별' 강설 매뉴얼을 제작했다. 매뉴얼에는 강설 24시간 전부터의 업무 분장과, 시·구·동 차원의 점검표를 마련해 담았다. 강설 예보 8시간 전 준비를 시작으로 4시간 전 장비·인력 비상 연락망 등을 점검하고, 2시간 전에는 제설제 상차 등 초기 대응을 진행한 뒤,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강설량에 따라 대응하는 등의 내용이다.

수원시는 시민이 자발적으로 탄소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집 탄소모니터링'도 지난 2023년 2월 시작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시민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에너지(전기가스·수도·난방·온수) 사용량과 탄소 배출량, 아파트 단지 내 탄소 배출 순위 등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지난 2월 '기후위기 대응·에너지전환 지방정부협의회' 8기 회장으로 선출될 당시 우리집 탄소 모니터링 사업을 소개하며, "지방정부가 연대해 추진할 수 있는 탄소중립 운동과 사업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5월 27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25 화성시 에너지자립마을 조성사업 컨소시업 협약식'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화성시청

올해 인구 100만 명 이상의 특례시로 승격한 화성시는 '신재생에너지 자립마을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의 전기세 부담을 덜고 친환경 에너지 자립을 도모하기 위해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 등 에너지 낙후 지역의 주택·상업시설을 대상으로 태양광 설비 설치비의 80%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화성시는 오는 12월까지 우정읍 멱우리, 송산면 고포리, 서신면 매화리, 팔탄면 덕천리 등 4개 마을 102개소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화성시는 지난 2017년부터 현재까지 18개 마을 총 529가구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했는데, 연간 227만1천395㎾h의 전력을 생산하며 연간 1천44t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든 세대가 기후위기를 실감하고 생활에서의 탄소중립 실천을 배우는 '탄소중립체험관'도 경기 지역에 문을 열었다. 시흥시는 지난해 환경부의 '탄소중립 체험관 개선 사업' 공모에 선정, 지난달 5일 시흥에코센터에 전국 세 번째 탄소중립체험관을 개관했다. 체험관은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영상으로 살펴보는 '웰컴센터'와 인형극 등 유아의 환경 감수성을 자극하는 '어린이 놀이공간', 친환경 자동차와 자가발전을 체험하는 '야외 체험 공간' 등으로 구성했다.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이용 가능하다. 시흥시는 이번 탄소중립체험관 개관을 기점으로 환경교육도시 특화사업을 강화하며, 지속 가능한 환경교육도시로 나아가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연천군의 아미천댐은 지난 3월 환경부 '기후대응댐' 사업의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다. 기후대응댐은 극한 홍수와 가뭄 등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에 대비하기 위한 시설이다. 한 번에 80~200㎜의 비가 오더라도 기후대응댐에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고, 반대로 가뭄 시에는 댐에 저장된 생활·공업용수 연간 2.5억 t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에 연천 지역 주민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홍재 동막1리 이장(61)은 중부일보와 인터뷰에서 "연천읍은 해마다 수해를 입고 있고, 국지성 호우도 자주 온다고 하니 (댐으로) 차단해 대비하는 일이 시급하다"며 "수해가 없는 환경에서 안전하게 농사를 짓고 축산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시흥 시흥에코센터에 내 탄소중립체험관 전시실. 사진=시흥시청

수도권기상청 방재기상업무협의회
기상협력체계 기초지자체까지 확대
도내 의정부 등 12개 지자체 참여

◇기후위기 공동 대응망 구축
기후변화의 최일선에 있는 기상청 역시 기상 정보 제공을 넘어 지역적 특성 조사 연구, 기후변화의 과학적 이해 확산 등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수도권기상청은 광역지방자치단체 중심의 기존의 협력체계를 올해 처음으로 기초지자체까지 확대했다. 수도권청은 지난달 10일 수도권 내 29개 기관과 '2025년 기초지자체 대상 여름철 방재기상업무협의회'를 개최했다. 경기도에서는 성남·의정부·평택·광명·시흥·화성·이천·포천·양주·오산·여주·동두천이 참여했다.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실효성 있는 지방 기후위기 적응대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시흥·화성과 같이 서해와 접한 지역의 경우 주민 등의 안전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수도권청은 지난 5월부터 서해중부상의 바다 안개 발생 가능성을 분석한 '서해5도 어장 특화안개 정보'를 시범적으로 제공 중이다. 어민은 출항하기 전날 미리 안개 예상 구역을 알 수 있고, 서해를 찾는 관광객은 안개로 인해 갯벌에 고립되거나 방향을 잃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 수도권청의 설명이다.

강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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