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4주년] 황성현 경기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큰 건물·큰 차가 온실가스 더 많이 배출… '기후 불평등' 고민해야"

강현수 2025. 7. 7.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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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현 경기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이 중부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현수기자

"텀블러를 제일 많이 사용하는 시간대가 언제인지 아시나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대표적인 실천으로 꼽히는 텀블러(다회용 컵) 사용. 하지만 텀블러가 되레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모순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리 사회는 얼마나 인지하고 있을까.

황성현 경기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중부일보 취재진과 만나 "아침 출근길 집에서 텀블러를 챙겨 나오더라도, 과연 점심시간에도 들고 나가느냐.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어 "텀블러 세척기도 언뜻 보면 좋아 보이지만, (세척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전기나 도시가스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없다"고 지적했다.

경기환경운동연합은 경기도청사를 비롯해 도내 시청사 등 공공기관에서의 일회용 컵 사용 실태를 지속 점검하고 있다. 단순히 직원들에게 텀블러를 나눠주거나 텀블러 세척기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는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어렵기에, 구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 최근 점검에서 도출한 내용이다.
 
황성현 경기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이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수거한 우유 팩을 정리하고 있다. 강현수기자

황 국장은 "(청사) 내부에서 다회용 컵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도 좋지만, 현재 경기도는 주변 몇몇 카페와 연계해 카페에서 사용한 다회용 컵을 청사에 반납하는 식으로 순환되게끔, 사용하는 사람도 편한 구조를 구축했다"며 "이렇게 다회용 컵을 쉽게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황 국장은 기후변화 관련 정책을 세우는 과정에 있어 사회적 약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도 짚었다.

그는 "기업이나 부유층이 큰 건물을 사용하거나 큰 차를 몰면서 배출도 더 많이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피해는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 똑같이 받고 있다. 때문에 사회적 약자를 중심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 약자 가정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지원이 대부분인데, 과연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에어컨 전기 요금은 고스란히 본인들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차원에서 쉼터를 더 늘리는 것이 좋겠고, 공공청사도 적극 개방했으면 한다"고 제시했다.

공공청사를 두고는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황 국장은 "민간 건물도 마찬가지인데, 유리 벽으로 돼 있는 청사들이 있다. 외관을 돋보이게 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효율 측면에서는 좋지 않다. 일정 부분 제한을 둬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경기환경운동연합은 경기 지역 공공청사 일회용 컵 사용 점검과 더불어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카페에서 다 쓴 '우유 팩'도 직접 모으고 있다. 우유 팩의 분리배출만 잘하더라도 화장지 등을 만들 때 고급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다. 각계가 이러한 기후행동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더 나아가 경기도 내 또 다른 정책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황 국장은 "이전과 다른 추위와 더위, 눈과 비가 내리는 상황 속 더 이상 기후변화를 체감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무더운 여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기후에 대해 잊어버리곤 한다. 선거 때마다 정책들이 쏟아지는 것도 마찬가지"라면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판단의 근거가 되는 기준을 세우고, 평가를 거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일이 일상화돼야 한다. 정책을 만드는 행정이나 정치, 시민들도 모든 생활에서 기후에 대한 고민을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강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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