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 사상 학동 붕괴 참사 현대산업개발... 공사비 미증액 등 14개약속 파기 "대기업이 이래도 되나"

김다란 기자 2025. 7. 7.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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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당 112만원 공사비 인상 요구
원자재 가격·인건비 상승 등 이유
조합원들 "시공권 재확보 조건 뒤집어"
회사 "증액 없이 사업 진행할 수 없어"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단지4년 전 붕괴 참사가 발생했던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을 둘러싸고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당초 약속했던 '공사비 인상 없는 프리미엄 아파트 건설'을 뒤집고 조합원들에게 대폭 인상된 공사비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7일 학동4구역 재개발단지 일대 모습.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공사비 미증액 등 14가지 약속을 뒤집었다며 조합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7일 학동4구역 재개발 빠른사업추진조합단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21년 6월 철거 공사 중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직후 시공권 재확보를 위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추가 부담 걱정없는 정직한 공사비 등 14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이후 조합원들은 현산의 제안을 수용해 2023년 9월 1차 공사 도급 변경 계약까지 체결했다. 빠른사업추진조합단은 공사비 증액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이 구성한 단체다.

그러나 현산은 지난해 6월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원자재 가격,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태도를 바꿨다. 현산이 요구한 변경 공사비는 당초 3.3㎡당 508만 원보다 180만 원 이상 오른 689만 원이다. 이후 조합원의 공식 대표 기구인 학동4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과 협의를 통해 평당 112만원 추가된 620만 원으로 조정됐다.

이와 관련 빠른사업추진조합 소속 조합원 등은 이날 광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산에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현산은 학동 재개발 시공권을 지키고자 조합원들에게 아이파크보다 한층 격상된 '노블시티'를 조성하겠다며 대형 컬러 화보집을 통해 모든 조합원에게 약속했다"며 "특히 공사비 미증액 등을 강조해놓고 이제와서 자재가격 인상 등의 이유로 공사비를 올리고 각종 조건들도 이행하지 않겠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고 말했다.

또 "지난 2021년 6월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현대산업개발에 의해 발생한 붕괴 참사로 인해 많은 정신적 고통과 재산권의 손실을 입었다"며 "곧바로 화정동 신축 아파트 현장에서도 대형 붕괴 사고를 일으켜 광주에 많은 인명피해를 줬다"라고 주장했다.

현산은 붕괴 참사 이후 조합원들 사이에서 시공권 박탈 및 해지 움직임이 거론되자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인상 없음 ▲무이자 사업비 ▲미분양 발생시 100% 대물 변제 등 14가지 조건을 제시하며 시공권을 재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공사비 인상을 놓고 조합원 반발이 나오면서 착공 및 완공 시점은 더욱 기약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공사비 인상안에 대한 조합장 총회가 예정돼 있지만, 상당수 조합원들의 불참이 예상돼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공사비 갈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준공 시점은 5~8년 이상 지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학동 4구역은 '붕괴 참사' 후 1년 9개월 여만에 철거 공사가 재개돼 지난해 8월 마무리됐지만 공사비 증액 문제가 불거지면서 10개월째 착공이 차일 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인건비나 자재 가격이 많이 올라 공사비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광주의 특수성과 공사 지연 등으로 인해 조합원들의 피로감이 많이 누적돼 있는 것은 잘 알지만, 공사비 증액 없이는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