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크루즈 산업 발전"엔 한목소리… 협의체는 엇갈린 항로
7일 정기총회 열고 공식 발족
BPA 별도로 협회 설립 공지
지역 업계 "단일 창구 마련을"

이제 막 싹을 틔우기 시작한 부산 크루즈 산업에 민간 업계와 부산항만공사(BPA)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며 우려를 낳고 있다. 민간과 공공이 각각 협의체를 구성하면서, 두 개의 협의체가 출범하게 됐기 때문이다. 지역 크루즈 산업 활성화의 첫걸음부터 삐걱거린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간에서 오래전부터 협의회 발족을 준비해온 가운데, BPA가 별도 협회를 구성하겠다고 나서면서 일부 참가 회원이 중복되거나 혼선이 불거지는 등 복잡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민간 주도 협의체인 ‘부산크루즈산업발전협의회’(이하 협의회)는 7일 정기총회를 열고 발족을 공식화했다. 협의회는 지역 해운·항만·관광·베뉴 등을 아우르는 30여 개 회원사가 자발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해 결성됐다. 올해 1월부터 준비 모임을 열고 업계의 자율적 참여를 강조해 왔다. 지난 5월에는 이탈리아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에서 부산 크루즈 산업의 현황을 공유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콘퍼런스를 열기도 했다.
이날 정기총회에서 부산크루즈산업발전협의회 회장으로 추인된 최재형 부산티앤씨 대표는 “민간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협의회를 구성하는 노력을 오래 전부터 계속해 왔다”며 “이에 대해 관련 기관이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간 주도 협의체와 별개로 BPA가 뒤늦게 협의체 구성을 추진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BPA의 협의체 구성 발표 시점부터 공교롭다. BPA는 민간 주도의 부산크루즈산업발전협의회 출범을 불과 며칠 앞두고 보도자료를 내 ‘부산크루즈산업협회’ 설립 계획을 공개했다. BPA는 협회 설립 시점을 올 하반기로 잡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굳이 계획을 미리 밝힐 필요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때문에 민간 주도 협의회는 출범부터 별도 협의체 구성 행보에 나선 BPA와의 혼선을 우려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지역 업계에서는 양측 모두 ‘지역 크루즈 산업 발전’을 내세우고 있는데도, 일원화 협의 없이 각자 협의체를 추진하는 현 상황을 두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같은 목표를 이야기하면서 왜 각자 따로 가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지역에서는 학계 포럼만 있었기 때문에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협의체 구성을 추진한 것으로 안다”며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단일 창구 마련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양측 협의체의 성격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크루즈포럼 분과위원장인 강해상 동서대 관광경영컨벤션과 교수는 ”크루즈 산업은 세관, 출입국, 검역 등 기관의 역할과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계의 역할 모두 중요한 만큼, 양측이 반드시 협력해야 한다“며 ”부산 관광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진정성 있는 통합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BPA 관계자는 “협의회 발족 준비 과정에서 추진 주체 측과 몇 차례 협의를 가졌지만 일정이나 구성원 대표성 등의 사안에 의견이 엇갈려 함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의회가 개별 업체 대표들이 참여하는 실무 네트워크 성격이라면, 협회는 정책 개발이나 글로벌 선사 협력을 위한 공식 창구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