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감각 담은 작품부터 중견·신진 작가까지 보고 느낄 거리 풍성

백솔빈 기자 2025. 7. 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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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립미술관 새 전시 네 건 11일 동시 개막
동시대 예술 생태적 시선 쫓는 전시
경남 지역 신진 작가 5명 작품을 한 자리에
의령 출신 중견 작가 권영석 작품 세계도

경남도립미술관이 하반기 새 전시 네 건을 11일 개막한다. 이 전시들로 기후 위기 시대 생태 지향적인 미술 작품을 살펴보거나 경남 중견 작가를 집중 조명하고, 지역 신진 작가를 발굴해 소개한다. 여기에 소장 영상 작품까지 보고 느끼고 생각할 거리가 많다.

경남도립미술관 새 전시 〈테라폴리스를 찾아서〉에서 볼 수 있는 이끼바위쿠르르 작가의 '거꾸로 사는 돌'. /경남도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새 전시 〈테라폴리스를 찾아서〉에서 볼 수 있는 2인 예술가 다이애나밴드 작품 '강물은 손을 잡고 흐른다'. 모든 존재가 얽혀 있는 상호 연결성을 조명한 작품. /경남도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새 전시 〈테라폴리스를 찾아서〉에서 볼 수 있는 배윤환 작가의 '그린 베어'. /경남도립미술관

◇생태 위기 감각하는 미술 = 먼저 미술관 3층 전시실에서 열리는 〈테라폴리스를 찾아서〉는 동시대 예술 속 생태적 시선을 쫓는 전시다. '폴리스'는 고대 그리스어로 공동체·삶의 방식으로 풀이할 수 있다. 여기에 지구·대지를 뜻하는 라틴어 '테라'를 붙인 '테라폴리스'는 동물·식물·사물 등 지구에 있는 다양한 존재들이 뒤엉킨 채로 살아간다고 전제하는 용어다. 이는 인간들만의 관계 맺기에서 나아가 새로운 공동체를 상상하도록 한다.

〈테라폴리스를 찾아서〉는 이 시대 예술 속에서 이런 지향을 찾아 나선다. 위기 시대를 예술적 상상력으로 감각해 공존을 말하는 작품으로 구성됐다. 예를 들어 박형렬 작가는 연작 '포획된 자연'으로 '과연 자연을 소유할 수 있는가'란 질문을 던진다. 2인 예술가 '다이애나밴드'는 작품 '강물은 손을 잡고 흐른다'로 모든 존재가 얽혀 있는 상호 연결성을 조명한다. 이 외에도 시각 연구밴드 이끼바위쿠르르·디자인 그룹 위켄드랩·예술 콜렉티브 플라스틱노리터·배윤환·황선정 등 7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3층 4전시실에선 관람객 참여형으로 전시가 진행된다. 기후 정치 연구가 김지연·조각가 박상덕·공연 작가 이성직이 소속된 플라스틱노리터가 만든 참여형 작품을 통해서다. 이들은 '일회용', '죄책감' 같은 시대적 정의에서 벗어나 플라스틱을 재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플라스틱노리터가 기획한 생활 실험실(리빙랩)로 전시 관람객들 일상과 기후 위기를 연결할 예정이다. 참여형 전시는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경남도립미술관 누리집에서 예약하면 된다. 이 전시는 내년 2월 22일까지 이어진다.
경남도립미술관 새 전시 〈앤 아티스트 2025 : 새로운 담지자〉에서 볼 수 있는 장두루 작가의 '그림기'. /경남도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새 전시 〈앤 아티스트 2025 : 새로운 담지자〉에서 볼 수 있는  김현태 작가의 '도저히 네가 생각나지 않는다'. /경남도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새 전시 〈앤 아티스트 2025 : 새로운 담지자〉에서 볼 수 있는 방상환 작가의 '무제(리듬)'. /경남도립미술관

우리 지역 신진 작가 소개 = 2층 전관에서 열리는 〈앤 아티스트 2025 : 새로운 담지자〉에선 경남 지역 신진 작가들 작품을 볼 수 있다. 경남도립미술관은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고자 2016년부터 2년마다 '앤 아티스트(N ARTIST)' 전시를 여는데, 올해가 5회째다. 지금까지 작가 19명을 발굴해 지원했다. 기존엔 학예연구사가 직접 작가를 조사해서 발탁했는데, 올해부턴 공개 모집 형태로 전환됐다. 총 23명이 지원했고, 그중 5명이 최종 선발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실험 정신을 토대로 한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 경향을 살필 수 있다.

장두루(26) 작가는 자연과 가까이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삶과 일치하는 작품 활동을 한다. 방상환(34) 작가는 기하학적 도형으로 일종의 리듬감과 공간감을 만든다. 박준우(34) 작가는 사적·공적 서사가 녹아 있는 풍경을 그린다. 박기덕(35) 작가는 국가와 자본에 밀려나는 개인에 관심을 둔다. 김현태(40)는 과거와 현재가 겹치는 이미지에 주목한다.

작품뿐 아니라 작가들의 작업 태도에도 주목한다. 과거 작품부터 신작, 사진·영상·책 등처럼 작업에 영향을 끼친 자료와 작업 과정을 기록한 작가 공책 등이 함께 전시된다. 작가들이 출연한 인터뷰 영상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관객은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작가가 얼마나 많은 조사와 연구, 실험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경남도립미술관은 설명했다. 박금숙 경남도립미술관장은 "신진 작가 공모가 전시라는 결과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젊은 미술 현장의 다양성을 만들어 나가는 구심점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시는 10월 19일까지 열린다.
경남도립미술관 새 전시 〈권영석 : 생(生)이라는 우주〉에서 선보이는 작품. /경남도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새 전시 〈권영석 : 생(生)이라는 우주〉에서 선보이는 작품. /경남도립미술관

중견 작가가 말하는 생이란 =  1층 전시실에서는 의령 출신 중견 권영석(60) 작가가 구축한 예술 세계를 〈권영석 : 생(生)이라는 우주〉란 전시로 조명한다. 이 전시는 권 작가가 귀농 후 세상과 거리를 두며 그린 작품 30여 점으로 구성됐다. 그에게 농사짓는 일상은 영감이 됐고, 완성된 작품은 변화와 소멸이 반복되는 '생(生)'을 말하고 있다. 특히, 권 작가는 남해안 굴 껍데기에서 채취한 가루로 직접 안료(물감)를 만들어 사용하며 실험적인 작업을 선보였다. 그는 바닷속 굴 껍데기에 달빛이 반짝이는 순간을 목격한 후 '생성과 소멸의 소우주'가 떠올라 작업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번 전시는 경남작가조명전의 하나로 준비됐다. 경남작가조명전은 경남도립미술관이 지역 미술 흐름과 미술사적 가치를 연구하고자 격년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원로나 역량 있는 중견 작가를 연구하고 집중 조명하는 기획이다. 이 전시도 10월 19일까지다.

이 외에도 1층 영상실에서는 〈GAM 컬렉션 스크리닝〉을 통해 미술관이 소장한 영상 작품 〈상림〉(2014)을 상영한다. 이 작품은 장민승·정재일 작가가 함양에 있는 상림을 다층적인 시선으로 기록한 것이다. 상림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림으로 신라 진성여왕 때 고운 최치원이 함양 지역 태수로 있으면서 홍수 피해로부터 주민을 보호하고자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은 숲에서 흘러가는 시간과 신비로움을 '소리 풍경' 다섯 편으로 이뤄졌다.

박 관장은 "도민이 미술관에서 다양한 예술 작품을 볼 수 있도록 다채롭게 준비했다"라며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한다"라고 했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엔 오후 8시까지 문이 열려 있다. 관람료는 1000원이다. 자세한 내용은 경남도립미술관 누리집(gyeongnam.go.kr/ga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55-254-4600.

/백솔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