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슬퍼, 자꾸 생각나"…방송 '하차' 후유증에 시달린 연예인들 [리폿-트]

[TV리포트=이지은 기자]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는 시청자에겐 그저 한 줄짜리 보도에 불과하지만, 당사자에겐 자신의 일부를 떼어내는 통증이다. 카메라 앞에서 웃고, 프로그램 속에서 관계를 맺고, 서사를 쌓으며 살아온 시간이 허공으로 사라지는 순간, 남는 건 공허함뿐이다.
예능은 '가족 같은 팀', '찐친 케미' 등을 강조하며 시청자의 감정을 자극한다. 하지만 그 유대는 프로그램과 함께 종료된다. 시즌 종료라는 명분 아래 이뤄지는 출연자 교체에 반복적으로 시달린 연예인들은 점차 자신이 대체 가능한 존재라는 현실을 깨닫고, 버려졌다는 느낌에 고통받는다.
방송인 장성규가 '워크맨' 하차와 관련한 속내를 털어놨다. 장성규는 '워크맨'을 최초 기획하고 제작한 '1대 워크맨 PD' 고동완 PD와 손잡고 개인 채널 '퇴물 장성규'를 론칭했다.
첫 티저 영상에서 장성규는 "나를 낳아준 프로그램이 '워크맨'이라 고동완이 나의 엄마"라며 고동완 PD와의 재회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얼마 전 '워크맨'에서 하차한 것에 대해서는 "통보를 담담하게 받아들였지만, 2주 동안은 자꾸 생각이 나더라"라며 하차 후유증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유튜브가 나를 낳아준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내가 없어진다는 게 너무 슬프더라. 유튜브 안에서 여전히 뭔가를 하면서, 재도약을 하고 싶다"라며 개인 채널 론칭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2019년부터 6년간 '워크맨'을 진행해 온 장성규는 지난 5월 30일 영상을 끝으로 MC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장성규는 마지막 영상에서 퇴임식을 진행했다. 김치공장, 메이드카페 알바를 함께한 에픽하이, 원룸 청소 편에 나온 우정잉, 단체 소개팅 호스트 다영, 방조제 청소를 함께한 나현영, 하수 처리장 편에 출연한 이상엽, 뮤지컬 분장을 함께한 곽범까지 많은 게스트들이 그의 퇴임을 축하했다.
당시 장성규는 "워크맨은 방송인 장성규를 낳아준, 저에게는 그런 프로그램이다. 생각보다 더 제가 워크맨을 많이 좋아했더라. 이렇게 정성껏 저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준비해 줘서 감사드리고, 워크맨, 그리고 우리 잡것들 화이팅"이라고 하차 소감을 전했다.
영상 말미 장성규는 두 아들이 남긴 영상 편지를 보고 결국 눈물을 흘렸다. 아들들은 "아빠 워크맨 촬영하느라 힘들었을 거 같아. 고생했어. 나랑 더 시간 많이 보내자. 아빠 최고 사랑해"라고 응원을 보내 먹먹함을 자아냈다.

방송인 박소현은 26년간 진행했던 SBS 대표 장수 프로그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하차했다.
박소현은 임성훈과 함께 1998년 5월 첫 방송을 시작으로 무려 26년간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를 진행했다. 두 사람은 해당 프로그램 1천회 특집에서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최장수 공동진행자 기록 인증서’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순간 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는 휴식기에 들어갔으며, 박소현과 임성훈은 하차해 아쉬움을 안겼다. '순간 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는 지난해 10월 새 MC들과 새로운 형식을 도입해 '와! 진짜? 세상에 이런일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으로 변화를 줬다.
박소현은 지난해 10월 '비보티비-한차로 가'에 출연해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가 끝나고 2024년에 마음이 되게 안 좋았다. 임성훈 선생님과 내가 1회 때부터 26년을 했다. 그러니까 데미지가 세게 왔다"라고 밝혔다. 이에 송은이는 "내가 아는 박소현은 그런 거에 별로 데미지가 없는 사람인데 정말 고생했다"라며 위로했고, 박소현은 "맞다. 원래 그런 사람인데 이번에는 완전 크게 왔다"라고 고백해 강제하차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tvN STORY '이젠 사랑할 수 있을까'에 출연한 박소현은 "이번에 방송 하나 끝나지 않았나. 끝나셨을 때 너무 그랬을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 되게 시원섭섭하지 않으셨냐"라는 출연자의 질문에 "26년 동안 했는데 많이 슬펐다. 섭섭한 마음이 더 컸다. 26년을 매주 봤던 동료와 헤어지는 게 엄청 힘들었다. 공허함이 오래가더라"라고 토로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성과가 생존을 좌우하는 방송 환경에서 하차는 어쩔 수 없는 수순일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은 매번 후유증을 남긴다. 자리를 잃은 스타는 상실감을 겪고, 하차를 결정한 제작진은 냉정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 자리를 채운 새 얼굴 역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곧장 도마 위에 오른다. 모두가 상처만 남긴 채 끝나는 이 악순환, 과연 바꾸는 것만이 능사일까.
이지은 기자 lje@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DB,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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