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곳 없다"···울산 청년 34% "청년문화예술패스 '패스'"

고은정 기자 2025. 7. 7. 17:1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상반기 발급률 74%··전국 평균 아래
8%는 반납··실제 이용률 66% 불과
청년 선호 공연·전시 등 수도권 집중
예매처 한계··지역시설은 자체 예매
영화·지역 축제 등 범위 확대 필요성

시 "문화예술기관 할인혜택 독려 등
청년 이용 활성화 적극 노력"
상반기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유일하게 청년문화예술패스를 쓸 수 있었던 뮤지컬 '명성황후'(5월 16일~5월 18일) 에는 티켓 판매량 총 3,760매 중 불과 24매만이 청년문화예술패스로 예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 울산에 사는 김모 군은 지난 3월 SNS에서 2006년생을 대상으로 '청년 문화예술패스' 신청을 받는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반가운 마음에 바로 신청했다. 그러나 막상 15만원의 포인트를 받고 보니 울산에서는 마땅히 쓸 곳이 없었다. 결국 제한 기간인 6월까지 전혀 사용하지 못하면서 그대로 반납해야만 했다.

청년들의 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자는 취지로 2024년 본격 시행된 '청년문화예술패스'가 울산에서는 사용할 데가 많지 않아 혜택 대상자의 문화 향유나 울산시 지역 문화예술시장 활성화에도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문화예술패스는 청년층의 문화 취향 형성과 문화 소비를 돕고, 지역 문화예술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자체가 19세 청년을 대상으로 예술 분야 공연·전시 관람 비용을 인당 최대 15만 원까지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가 10만 원, 울산시가 5만 원 등 연간 15만 원을 포인트로 지급한다.

하지만 취지와 달리 울산 청년들의 실제 발급률과 이용률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7일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울산시 등에 따르면  사업시행 첫해인 지난해에는 3,708명 대상자 중 2,418명이 발급받아 65.2%의 발급률을 나타냈고, 미사용자 환수제도는 진행하지 않았다.

올 상반기는 대상자 3,608명 중 2,682명이 패스를 발급받아 발급률 74%로, 전국 평균 발급률 76.9%에 못 미쳤다.

더욱이 2,682명 중 909명이 사용하지 않고 반납해 울산 청년들의 실제 이용률도 66%에 불과했다. 34%가 15만원의 무료 혜택을 반납한 셈이다.

이용률이 저조한 근본적인 원인은 울산 지역 내에서 청년문화예술패스를 사용할 수 있는 공연, 전시가 다양하지 않아서다. '순수예술'로 한정돼 활성화되지 못했던 지난해 한계를 보완, 대중음악까진 확대했지만 '영화'는 여전히 막혀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청년문화예술패스 관람 예매는 인터파크, 예스24에서만 사용 가능한데, 울산의 대표적인 문화시설인 울산문화예술회관과 중구문화의 전당, 울주문화예술회관 등은 자체 예매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외부 대관 공연이 인터파크, 예스24를 일부 사용하긴 하나 극히 적고 어린이 공연, 성과 발표회, 소규모 지역단체 공연이 대부분이다.

이에 패스를 제대로 사용하고 싶은 대부분의 청년들은 선호하는 취향의 공연, 전시를 찾아 서울과 수도권 등으로 원정 관람을 떠날 수밖에 없다.

확인 결과, 올 상반기 청년문화예술패스를 사용할 수 있었던 울산문화예술회관의 뮤지컬 '명성황후'의 경우, 티켓 판매량 총 3,760매 중 불과 24매만이 청년문화예술패스를 사용했다. HD아트센터의 경우, 연극 '한뼘사이' 2건, 신년음악회, 이동규 리사이틀, 양인모 리사이틀, 스미노하야토 공연이 각각 1건에 불과했고, 유니버설발레단 '지젤', 대니 구 '프리마베라(Primavera)'는 청년문화예술패스로 예매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처럼 지역의 문화시설을 활성화하려던 당초의 사업 취지와는 달리 울산에서는 사용 실적이 많지 않아 지역 내 문화 향유 기회를 막고 다른 지역 원정 관람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울산대 한 학생은 "일단 울산에서 쓰기엔 내 취향에 맞는 공연이 없고, 수도권으로 가기엔 교통비가 더 들기 때문에 아예 발급신청도 안 했다"라고 말했다.

지역의 문화정책 전문가는 이런 상황과 관련, 청년들의 문화예술활동 중 가장 선호하는 영화관람을 비롯해 지역 축제·체험형 문화 활동 등으로 사용처를 확대하고, 지역 청년들이 접근하기 쉬운 플랫폼과 연계하면서, 예매처도 다양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 관계자는 "사업 시행 초기이다 보니 개선해야 할 사항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현장에서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 영화 분야로의 사용 확대, 민간 협력 예매처 확대 등 많은 논의와 고민을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울산시 관계자는 "청년문화예술패스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할인 혜택 등을 문화예술기관에 독려하는 등 많은 청년들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울산시와 함께 7일 오전 10시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청년문화예술패스' 발급 추가 신청 접수에 들어갔다. 신청 마감은 오는 11월 30일까지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