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李 대통령 오랜 공약인 '중간착취방지법' 입법 추진
<70> 당정, 중간착취방지법 하반기 추진
국정위·환노위, 하청 임금 구분 지급 논의해
지난해 '2조' 넘긴 임금체불 문제 해법 일환
李, 20·21대 대선서 '중간착취방지법' 공약
아리셀 1주년 "파견 업종도 중간착취 만연"

당정이 간접고용 하청노동자에 대한 임금체불·착취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원청이 하청과 하도급 계약 시 하청노동자 임금을 따로 구분해 명시·지급하도록 하는 '중간착취방지법' 입법을 하반기에 추진한다.
용역 등 하청노동자 인건비 구분 지급과 파견 수수료 상한 설정 등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항이다. 대선 직전날 중대재해로 숨진 재하청 노동자 고(故) 김충현씨도 원청이 책정한 월 임금(직접노무비)의 절반 이상을 떼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중간착취방지법을 제정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민주당 "중간착취 방지는 오랜 과제"

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일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사회1분과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 간담회에서는, 원청이 하청노동자 인건비(직접노무비)를 전용 계좌를 통해 구분 지급하는 방안 등 중간착취방지법 추진이 논의됐다.
중간착취 문제는 용역·파견·위탁 같은 간접고용 구조에서, 하청노동자가 원청이 정한 인건비도 다 받지 못하고 하청업체, 직업소개소 등 중간 사용자가 상당 부분 떼먹는 문제를 뜻한다. 2018년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청년 하청노동자 고(故) 김용균씨가 원청이 내려준 월급(직접노무비) 522만 원 중 220만 원만받았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2일 같은 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김충현씨도 원청이 책정한 월 직접노무비 약 1,000만 원 중 420만 원만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61515560005125)
이번 간담회에서 중간착취방지법은, 최근 몇 년 새 심각해진 임금체불 문제에 대한 대책 일환으로 논의됐다고 한다. 연간 임금체불액은 △2022년 1조3,472억 원 △2023년 1조7,845억 원 △2024년 2조448억 원으로 최근 연이어 급증세다.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에스크로 계좌 등을 이용해 하청노동자 임금을 구분해서 지급하면 최소한 인건비만큼은 떼먹기 어려우니 임금체불 문제가 완화되지 않겠냐는 취지"라며 "다만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려면 (퇴직금 미지급 방지를 위한) 퇴직연금 의무화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하청노동자에 대한) 임금 구분 지급 등은 당의 오랜 추진 과제이자 국정과제"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2년 제20대 대선 당시 '임금 중간 가로채기 방지'를 공약으로 발표했고, 이번 제21대 대선 공약집에도 관련 내용이 포함돼있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도 중간착취방지법을 발의한 적이 있는 만큼 여야 간 공감대가 어느 정도 있는 문제이기에, 이르면 오는 9월 정기국회가 열리기 전, 임시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노동계 "불법 파견업체 전면 수사를"

중간착취는 원·하청 하도급뿐 아니라 근로자 파견 업종에서도 만연한 문제로 지적된다. 이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회,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네트워크 등 노동·시민단체들은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아리셀 참사 1년, 불법·편법적 파견 문제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1998년 파견법 도입 이후 도급, 파견, 용역, 자회사 등 여러 이름의 간접고용이 급격하게 늘어났다"며 "중간착취를 당해 저임금에 시달리고, 원청의 필요에 따라 언제라도 해고당하는 게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6월 24일 공장 화재로 23명의 노동자가 숨진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 사고 역시 간접고용 구조가 만들어낸 '지옥도'의 전형이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숨진 피해자 대부분이 이주노동자였고, '무허가 불법 파견업체' 메이셀이 제대로 된 안전교육도 없이 공장에 보낸 파견 노동자였다. 신하나 민변 노동위원장은 "아리셀은 값싼 인력을 쉽게 쓰고 버리는 데만 혈안이 돼 위험물질을 다루면서도 화재 시 대피요령조차 알려주지 않았다"면서 "파견법이 만들어 낸 비극이자 고용부가 현실을 알면서도 방치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들은 "플랫폼 기업과 산업단지에서 확산되는 인력공급사업 등 중간착취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면서 "불법적이고 편법적인 인력파견업체에 대해 전면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파견법 자체가 간접고용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직접고용을 기본 원칙으로 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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