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잘 쏜다” “비화폰 조치”…자연인 윤석열, 재구속 갈림길

이혜영 기자 2025. 7. 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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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특검, 본격 수사 18일 만에 尹 구속영장 청구하며 승부수
서울중앙지법, 오는 9일 영장심사…발부시 넉 달 만에 재수감
尹, 경호처에 “총기 보여만줘도 두려워할 것” 체포 저지 압박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7월5일 내란 특검의 2차 조사를 받기 위해 조은석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구속 갈림길에 섰다.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지난 1월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체포돼 구속됐던 윤 전 대통령은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영장이 발부될 경우 파면 후 '자연인'으로 두번째 구속 신세가 된다. 총 66쪽에 달하는 영장 청구서에서 윤 전 대통령을 '중대 범죄 피의자'로 규정한 내란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강제 신병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7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9일 오후 2시15분 남세진(사법연수원 33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재구속 위기에 처한 윤 전 대통령은 직접 법정에 나와 특검이 제기한 혐의와 관련한 의견을 피력할 계획이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18일 대통령 재직 당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도 법정에 출석한 바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됐던 윤 전 대통령은 1차 구속 심사에서 내란죄 수사 관할이 없는 공수처의 '불법 수사·영장청구'라는 주장을 펼쳤지만, 서울서부지법은 윤 전 대통령 측의 항변을 모두 물리치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지영 내란 특검보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구속 심사를 마친 후 윤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 또는 서울중앙지검 유치장소에 인치 및 유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의 재구속 여부는 9일 밤 늦게 또는 10일 새벽께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풀려난 지 4개월 만에 재수감 된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검팀은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한 지 18일 만인 지난 6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지난달 29일과 지난 5일 사건의 '정점'인 윤 전 대통령을 두 차례 불러 대면조사를 벌인 뒤 강제 신병확보 절차로 직행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혐의가 중대하고, 두 차례 대면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등 공범들과의 말 맞추기를 포함해 증거인멸 우려가 큰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이 법원에 제출한 영장 청구서는 총 66쪽 분량이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와 대통령경호법 위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사진은 조은석 내란특검 ⓒ연합뉴스

자충수 된 尹의 압박…특검, 영장청구서 유출에 "엄중 처벌" 

윤 전 대통령은 올해 1월 공수처와 경찰이 1차 체포영장을 집행할 당시 대통령경호처에 체포 저지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또 계엄 선포 나흘 뒤인 지난해 12월7일 경호처에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관련 정보 삭제를 경호처에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은 지난달 24일 윤 전 대통령 대면조사를 위해 청구했다 기각된 체포영장에도 해당 혐의를 적시했다. 

특검은 구속영장에 윤 전 대통령이 공수처의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앞둔 1월7일 김성훈 당시 경호처 차장에게 "경호처는 정치진영 상관없이 전현직 대통령 국군통수권자의 안전만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나흘 후인 11일에는 관저 내 식당에서 김 전 차장, 이광우 당시 경호본부장 등과 오찬을 하면서 "언론에서는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특공대와 기동대가 들어온다고 하는데 걔들 총 쏠 실력도 없다. 총은 경호관들이 훨씬 잘 쏜다", "경찰은 니들이 총기를 갖고 있는 것을 보여주기만 해도 두려워할 거다. 총을 갖고 있다는 걸 좀 보여줘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화폰 정보 삭제 지시 혐의와 관련해서는 작년 12월7일 김 전 차장에게 세 차례 전화해 "수사 받고 있는 그 세 사람(곽종근·이진우·여인형)의 단말기 그렇게 놔둬도 되느냐", "쉽게 볼 수 없어야 비화폰이지. 조치해라", "빨리 조치해야 되지 않겠어?"라고 압박했다고 적시했다.

이와 함께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족수(11명)를 채우기 위해 특정 국무위원만 소집해 통보받지 못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의 계엄 선포 심의권 행사를 방해한 혐의도 적용했다. 

최초 계엄 선포문의 법률적 하자를 보완하기 위해 허위로 문건을 작성토록 한 뒤 사후 폐기한 혐의도 받는다. 특검팀은 최근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조사에서 작년 12월5일 사후 계엄 선포문을 출력해 윤 전 대통령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 김용현 전 장관의 서명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한 전 총리가 '사후 문건'이 향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데 따른 조치였다. 한 전 총리와 김 전 장관도 허위공문서 작성 등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또 비상계엄 선포 이후 대통령실 직원들이 국내외 언론에 '정당한 계엄이었다'는 점을 알리도록 한 점에 대해서도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계엄 선포 명분을 쌓기 위해 군 드론작전사령부에 평양 무인기 투입을 지시했다는 등 외환 관련 혐의는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모두 빠졌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 재판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3월7일 윤 전 대통령 측의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구속 기간은 '날'이 아닌 '시간'으로 계산해야 한다며 윤 전 대통령이 구속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기소됐다고 판단했다. 구속 기간을 '시간 단위'로 계산해야 한다는 초유의 판단이 나오면서 파장이 일었지만, 심우정 당시 검찰총장은 즉시항고를 포함해 추가적인 불복 절차를 밟지 않았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구금된 지 52일 만에 석방됐고, 불구속 상태로 형사재판과 특검의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구속영장 청구서를 외부로 유출했다고 직격하며 수사를 진행한 후 "형사처벌 등 엄정 처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특검보는 "특검의 구속영장 접수 후 법원에서 변호인의 등사가 있었고, 그 이후 변호인 측에 의해 주민등록번호와 관련자 진술이 담긴 영장 전부가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피의사실 전부가 공개돼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특정인의 진술 유출은 그 자체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형법상 업무상 비밀 누설로 처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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