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욱의 따따부따] 불확실성과 예언의 파장

김시욱 국제시사분석실 객원 연구원 2025. 7. 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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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욱 국제시사분석실 객원 연구원

일본 한 만화가의 예지몽으로 시작된 예언은 괴담으로 끝날 것인가. 만화가인 타츠키 료는 1999년 출간한 '내가 본 미래'에서 '2025년 7월 5일 대재앙이 온다.'라고 예언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2020년 코로나 19로 인한 펜데믹을 예견해 화제가 됐다. 이외에도 세계적인 록 밴드인 '퀸'의 프레디 머큐리의 죽음과 '고베 대지진'을 예언했다는 점에서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큰 이변 없이 7월 5일은 지나갔다. 예언된 지역과 근접한 '도카라 열도'의 반복된 지진도 예언의 실현이라 할 수준은 아니었다.

만화가의 예지몽으로 시작된 예언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불안과 공포를 불러왔다. 인접 국가들의 여행 취소와 해일의 피해 예측은 또 다른 불안 요소로 자리해 왔다. 연일 계속되는 SNS와 언론들의 반복된 확대 재생산도 한 몫을 차지했다. 더불어 지진에 대한 수많은 자료를 축적하고 있는 일본의 유관 행정기관들의 언행은 오히려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인상을 주었다. 경험칙에 기반한 인간의 불안이었기에 단순히 '가짜뉴스'로 치부할 수 없는 것이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우연의 일치가 현실로 나타날 때 파급효과는 상상을 능가한다. 특히 민간신앙의 영역에서 그것은 자연의 경고이자 섭리가 된다. 단순히 인간의 주변 환경으로서의 자연이 아니라 신의 영역으로 자리한다. 인간의 생존 자체마저 자연현상의 결과물로 받아들여진다. 고대 사회의 신탁(oracle)이 전쟁, 농사,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참고된 이유이기도 하다. 신탁은 신과 인간의 매개자를 필요로 하며 무당과 제사장이 그 역할을 담당했다. 그들이 공동체 조직의 지도자이자 치료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신탁의 형태는 단순히 신의 말을 전달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꿈과 질병, 자연현상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낸다.

'우연'이란 단어적 의미 속에 이미 '근거 없음'이 자리한다. 인과 관계없이 일어나는 현상임에도 그것을 필연적 결과로 받아들이는 오류의 과정은 온전히 우리의 몫이다. 결과치에 치중된 우리의 판단이다. 고대사회의 신탁이 사회 전반을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부족한 정보에 기인한다. 대자연의 재앙과 질병은 당시 인간이 가진 능력의 밖의 문제였다. 전쟁의 결과에 대한 예측 또한 예외가 될 수 없었다. 원시적 무기와 제한된 병력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자연환경은 신탁이라는 '막연한' 예언에 의지해 조직의 안위를 확신할 수밖에 없었다. 부족한 정보 속에서 인간은 더더욱 경험칙에 의존했음이 분명하다. 그것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오는 필연적 과정이다.

불확실성(uncertainty)은 '완전하지 않거나 알 수 없는 정보를 수반하는 상황'이다. 이후 전개될 상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얻을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어떤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명확히 추정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최근 논란이 된 일본 대지진 예언 또한 단순히 괴담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이것이다. 수많은 지질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도카라 열도의 대지진은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라는 지질 구조라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충분히 예견 가능한 일이며 단지 그것이 언제 일어날지 구체화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얻을 수 없는 정보로 인해 발생하는 불확실성에 가깝다 할 수 있다.

21C 최악의 재난으로 불리는 '2004년 인도양 쓰나미'를 우리는 기억한다. 수마트라섬 해역에서 발생해 스리랑카, 인도, 몰디브, 태국 등 12개국에서 약 22만8000명의 생명과 재산을 앗아간 대재앙이었다. 일본 대지진이란 논란의 과정을 겪으면서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인접 국가인 우리가 받을 영향력이다.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진지한 논의가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신탁이 아닌 과학적 연구와 예측에 기반을 둔 지도자의 '미래 지향성'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