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벽 아닌 교각으로"… 고속철도 설계 변경 요구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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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양구군과 국토정중앙면 주민들이 동서고속철도 일부 구간의 교량화를 촉구했다.
7일 양구군에 따르면, 논란이 된 곳은 춘천에서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4공구) 양구 야촌·용하리 구간이다.
양구군 역시 이런 이유로 2020년부터 국가철도공단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에 해당 구간의 교량화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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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355m·높이 14m 성토로 시공
군 "영농차질·지역사회 단절" 반발
국정기획위 "심각한 문제로 인식"

강원 양구군과 국토정중앙면 주민들이 동서고속철도 일부 구간의 교량화를 촉구했다. 거대한 벽이나 다름 없는 흙더미 위에 철로가 놓여 마을을 두 동강 낼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군과 주민들은 새 정부에 교각으로 설계를 변경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7일 양구군에 따르면, 논란이 된 곳은 춘천에서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4공구) 양구 야촌·용하리 구간이다. 국가철도공단은 이 구간에 길이 355m, 높이 14m의 흙을 쌓아 철로를 놓는 성토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문제는 성토 구간이 경작지 한 가운데를 가로 지른다는 점이다. 삶의 터전인 논밭을 막는 벽이 생기는 셈이다. 이동권 및 재산권 침해라며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는 이유다. "열차가 다니도록 한 벽이 통풍에 영향을 주고 농기계 출입을 차단시키는 등 영농에 차질이 주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를 단절시키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볼멘소리가 커지는 상황.
주민들 사이에선 시공을 강행할 경우 농기계를 동원해 공사를 막는 등 강경대응에 나서자는 얘기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발전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고속철도가 되레 부작용을 부를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모양새다. 이수연 야촌리 이장은 "주민들이 생계를 이어가는 곳을 망가뜨리면 절대 안 된다"며 "정부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구군 역시 이런 이유로 2020년부터 국가철도공단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에 해당 구간의 교량화를 요구했다. 지난해에는 국민권익위원회에 800명이 서명한 민원을 넣기까지 했다. 서흥원 양구군수는 "성토작업이 이뤄지면 농지와 일상생활을 단절시키는 만큼 해당 구간의 교각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단순한 구조물 설치 문제가 아니라 군민 생계와 정주환경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현안"이라고 말했다.
국가철도공단은 추가 사업비를 양구군이 부담할 경우 교량설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성토 구간을 교량으로 바꾸려면 82억 원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양구군은 사업비 부담에 협조할 수는 있지만 전액은 부담스럽다. 이런 사이 해당구간 착공이 1년 넘게 지연되고 있다.
이 문제는 최근 대통령직속 국정기획위원회의 현장 방문에서도 공론화됐다.
서 군수는 현장을 찾은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에 "교량화는 군민의 삶의 질, 생존권이 걸릴 문제로 접경지 주민들의 특별한 희생에 보답해야 한다"고 설계변경을 요청하는 건의문을 전달했다.
김왕규 강원도의원은 "양구는 4차선 도로조차 없는 접경지역으로 소양댐으로 인한 각종 규제를 50년 넘게 받아왔다"며 "기대했던 철도가 되레 지역사회를 단절시키고 각종 부작용을 초래한다면 주민들의 실망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현장을 찾은 국정기획위원회 관계자는 "서류로만 볼 때와는 전혀 다른 심각한 문제임을 인식했다"며 "양구군과 주민들이 제시한 내용을 잘 정리해 국정과제 논의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국가철도공단 강원본부는 "정부,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민원이 조속히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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