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계엄 사후 문건, 세단기로 파쇄... 尹 대통령기록물법 등 4개 죄명"

최동순 2025. 7. 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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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해제 직후 만들어진 '비상계엄 사후 문건'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 또는 승인에 따라 작성됐다가 파기된 것으로 조사됐다.

사후 문건은 윤 전 대통령의 지시 또는 승인에 따라 강의구 전 대통령비서실 부속실장이 비상계엄 해제 직후 작성, 보관, 폐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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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문건'에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 적용
절차 위법 숨기려 허위문건 작성·보관하다가
김용현 긴급체포되니 문제될까 문건 파쇄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5일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조은석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해제 직후 만들어진 '비상계엄 사후 문건'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 또는 승인에 따라 작성됐다가 파기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시가 비상계엄의 절차적 위법성을 숨기기 위해 진행된 것인 만큼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보고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 4개 죄명을 적용해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했다.

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사후 문건의 작성 및 보관, 파기 행위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에게 허위공문서작성, 허위공문서행사,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용서류손상 등 4개의 죄목을 적용해 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사후 문건의 작성과 보관 행위가 형법상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이 반대해 서명도 받지 못한 채 비상계엄을 선포했는데도, 이에 반하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보관했다는 이유에서다. 특검은 해당 문건이 대통령이 서명한 뒤 대통령실에서 보관한 '대통령기록물' 및 '공무소 서류'에 해당한다고 보고, 문건 파기에 대해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용서류손상 등 혐의를 적용했다.

사후 문건은 윤 전 대통령의 지시 또는 승인에 따라 강의구 전 대통령비서실 부속실장이 비상계엄 해제 직후 작성, 보관, 폐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 5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에게 "비상계엄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고 그 행위는 문서로 이뤄져야 한다.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서명)도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들은 뒤, 이튿날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비상계엄 선포문'을 전달받아 서명란 등 형식을 갖춘 사후 문건을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강 전 실장은 이후 한 전 총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문건에 서명하도록 한 뒤 12월 7일 이를 윤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사후 문건에 최종 서명을 했고, 이후 문건은 대통령실 부속실 사무실에 보관됐다고 한다.

사후 문건은 한 전 총리 제안으로 파기됐다. 서명자 중 한 명인 김 전 장관이 12월 8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긴급체포되자 강 전 실장에게 전화해 "사후에 문서를 만들었다는 것이 알려지면 논쟁을 낳을 수 있으니 내가 서명한 것은 없던 것으로 하자"고 했다고 한다. 문건은 같은 달 10일 상황을 보고받은 윤 전 대통령이 "총리 뜻이 그렇다면, 그렇게 하자"고 승인해 최종 폐기됐다. 강 전 실장은 이 문건을 문서 세단기에 넣어 파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은 한 전 총리를 거치지 않고 김 전 장관으로부터 비상계엄 선포를 보고받았을 뿐만 아니라, 국무위원 서명을 받지 못하는 등 헌법상 문서주의, 부서제도 등 절차를 준수하지 못했다"며 "그럼에도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이 국무총리의 부서를 받는 등 정당한 절차를 거쳐 선포된 것과 같은 외관을 꾸미려 했다"고 판단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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