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에도 방문객 크게 늘었다…광주 무등산의 ‘역설’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2025. 7. 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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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발령 2주간 10만 명 찾아…작년 대비 ‘1.6배’ 증가
전국 국립공원 중 탐방객 만족도 ‘1위’…명산 매력도 한몫

(시사저널=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광주를 대표하는 명산(名山) 국립공원 무등산을 찾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불볕더위에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 땀나는 산행을 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되레 방문객들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57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 무등산 정상 전경 ⓒ광주시

짧은 장마로 출입 통제 적은 탓…더위 식히려 숲길 산행 증가

7일 무등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3일까지 2주간 무등산 탐방객 수는 10만306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만4357명이 다녀간 것에 비해 1.6배 가량 늘었다. 조사 기간 내내 광주와 전남에는 폭염주의보와 경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기상청은 지난달 27일 광주와 전남 14개 시·군에 폭염주의보를 내렸고, 28일에는 나머지 8개 시군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급기야 29일 오전 10시를 기해 광주와 전남 4개 시·군(담양, 곡성, 구례, 순천)에 폭염경보를 내렸다.

무등산국립공원 측은 더위를 식히기 위해 도심 가까이 있는 무등산 산행을 나선 이들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고온다습한 날씨에 정상부까지 오른 탐방객은 평소보다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집안 냉방기에 의존하는 대신 더위를 식히기 위해 자연 에어컨 격인 숲길 산행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짧은 장마도 거들었다. 지난해 장마 기간보다 비가 오는 날이 적어 호우 특보 등으로 인한 출입 통제가 적었다.

지난달 19∼20일부터 시작된 장마는 지난 1일쯤 종료됐으며 역대 두 번째로 짧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수일수 또한 4.6일로 잠정 집계됐고 누적 강수량도 55.7㎜에 그쳤다.

지난 1월 20일 오후 광주호 부근에서 바란 본 무등산 설경 ⓒ시사저널 정성환

폭염·장마의 '역설' 뿐일까

어디 날씨뿐일까. 무등산이 품고 있는 자체 매력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이 6월 17일 발표한 '2024 국립공원 여가·휴양 실태조사'에 따르면 무등산은 전반적인 탐방 만족도에서 전국 23개 국립공원 중 가장 높은 4.02점을 받았다. 

동반 유형을 보면 무등산은 친구·동료·연인과 함께 찾는 비율이 35.2%로 북한산(36%)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혼자 산을 찾는 비율도 북한산(14.3%), 소백산(12.6%), 한라산(12.5%)에 이어 12%로 전국 네 번째 수준이었다. 가족과 함께 방문한 비율은 48.4%로 22위였다.

대부분 국립공원에서 가족과 함께 방문한 비율이 높았던 것과 달리 도심과 가까운 무등산은 홀로 등산을 하거나, 친구·동료·연인과 방문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무등산은 전국 국립공원 중 20대 방문객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무등산의 방문객 연령대 비율은 20대가 15.1%로 가장 높았다. 산악형 공원인 한라산(11.5%)과 설악산(11%), 오대산(10%) 등과 비교해서도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유독 많았다.

국립공원 기본통계를 보면 지난 한해 무등산 탐방객은 총 241만3722명이었다. 지역 국립공원인 지리산은 376만3467명, 월출산 51만3298명, 다도해해상 165만6687명 등이다.

당분간 큰 비 없이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면서 무등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계곡을 개방하고 등산로 곳곳에 쉼터를 설치하는 등 여름철 탐방객 맞이에 나섰다. 오는 12일부터 8월 31일까지 원효계곡 제철유적지하단~인공폭포 구간과 풍암정 일원을 한시 개방한다. 

그 외 구간에는 입수방지를 위한 그물망을 설치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위험구역을 통제하기로 했다. 또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처치할 수 있는 쉼터를 중머리재와 목교 2곳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무등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연일 무더위로 시원한 계곡이나 숲길을 찾는 탐방객이 크게 늘고 있다"며 "폭염 시간대 산행 시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지정된 탐방로를 벗어나지 않도록 안전 수칙을 꼭 지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무등산은 군 당국 등과 협의 끝에 2023년 9월, 정상부 일부인 인왕봉이 상시 개방됐다. 57여년 만이다. 기존 군부대 철책으로 막혀있던 서석대부터 인왕봉 구간(390m)에 목재 계단 등을 설치해 개방한 것이다.

공군은 1961년부터 광주시 소유 무등산 정상부를 무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1966년부터는 방공포대를 주둔시켜 일반인 접근을 통제했다. 시민들은 2011년부터 봄, 가을을 중심으로 열린 개방 행사를 통해서만 정상에 접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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