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매력은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이 공존하는 것”
“K-콘랜드가 인천을 글로벌 영상 콘텐츠 산업의 허브로 성장시킬 것”
(시사저널=구자익 인천본부 기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K-콘랜드(CON LAND)'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영종국제도시와 청라국제도시 등 인천국제공항경제권에 영상·미디어·엔터테인먼트·관광이 융합된 복합단지를 건설해 '한국판 할리우드'를 조성하는 게 주요 골자다.
K-콘랜드는 K-팝(POP)과 K-드라마 등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연간 5000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 유치와 10조원 상당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경제청은 이를 바탕으로 영종국제도시와 청라국제도시를 글로벌 문화 콘텐츠 제작 허브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인천은 일찌감치 영화나 드라마, 예능, 광고, 뮤직비디오 등 각종 영상 콘텐츠 촬영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첨단 도시로 손꼽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예스러움을 간직한 원도심의 건물이나 골목, 공항·항만시설 등이 각종 콘텐츠 촬영지로 인기가 높다. 서울과 접근성이 우수한 것도 장점이다.
이 과정엔 2020년부터 인천서부산업단지의 낡은 공장을 임대해 영화나 드라마 등 각종 영상 콘텐츠 촬영장으로 제공하고 있는 ㈜더채움 김한별 대표의 역할이 적잖았다. 그는 인천의 구석구석을 촬영지로 섭외하는 역할도 대행하고 있다. 그동안 영화와 드라마, 뮤직비디오, 광고 등 200건 이상의 콘텐츠 제작을 지원했다.
김 대표는 인천이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이 공존하는 도시라는 점을 부각시켜 각종 영상 콘텐츠 제작자들을 유치하고 있다. 그러면서 영상 콘텐츠 촬영지가 관광명소를 거듭나길 기대하고 있다. 인천을 각종 영상 콘텐츠 촬영의 명소로 띄우고 있는 김 대표로부터 인천이 각종 영상 촬영지로 각광받는 이유와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낡고 허름한 공장을 임대해 촬영장으로 활용하게 된 계기는.
"일반 사람들의 눈에는 버려진 공간이지만, 제작자들의 눈엔 그림 같은 장면이 되더라. 인천서부산업단지의 폐공장은 원래 철제 구조물이 가득한 공장이었는데, 그 거친 질감과 여러 생채기에 '이야기'가 있다고 느꼈다. 도시의 잔해에서 콘텐츠가 피어나는 경험이 매력적이었다."
주로 어떤 콘텐츠 제작자들이 찾아오는가.
"영화와 드라마, 예능, 광고, 뮤직비디오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대부분 '촬영세트로 구현하기 힘든 리얼함'을 찾는다. 특히 공장의 녹슨 철문이나 오일자국이 남은 바닥 같은 요소들이 작품에 질감을 더해준다고들 한다."
어떤 작품들이 폐공장에서 촬영됐나.
"영화는 《범죄도시3》와 《검은수녀들》이 있다. 드라마는 공중파뿐만 아니라 종편채널을 통해 방영된 작품이 많다. 흥행한 작품들 중에 《펜트하우스》와 《종이의집》, 《모범택시》, 《천원짜리 변호사》, 《수사반장 1958》 등이 있다. 유명 아이돌의 뮤직비디오와 웨이브·넷플릭스 같은 OTT 작품도 있다. 예능 프로그램도 적잖게 촬영했다. 지금까지 200건 이상 촬영을 진행했고,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제작자들께 공간을 제공해 왔다."
앞으로 촬영이 예정된 콘텐츠를 소개해 줄 수 있나.
"조만간 OTT 예능프로램 장기 촬영이 들어온다. 장비 반입이 많은 프로그램이라 공간 배치를 직접 조정했다. 또 힙합계 뮤직비디오도 다수 대기 중이고, 독립영화나 광고 분야에서도 계속 촬영장 일정을 묻는 연락이 오고 있다."
폐공장 이외의 장소도 섭외해서 제공하는가.
"오래된 사무실이나 컨테이너 단지, 옥상 주차장, 예스러운 골목 등도 섭외한다. 곳곳에 인천만의 정서가 묻어난 곳들이 많다. 특히 연수구와 남동구, 중구에 있는 폐상가나 항만 배후지는 제작진들에게 신선한 촬영지로 주목받고 있다."
영상 콘텐츠 제작자들이 인천을 촬영지로 손꼽는 이유는.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이 공존한다는 점이다. 인천은 항만도시이자 공단도시이고 첨단 신도시이기도 하다. 제작자들은 이질적인 공간이 공존하는 인천만의 '이질적 감성'을 작품에 녹여내기 위해 인천에 찾아온다. 서울과 접근성이 우수한 것도 장점이다."
인천에서 촬영장으로 활용된 장소가 관광명소로 이어진 적이 있는가.
"아직은 많지 않지만, 중구의 예스러운 골목이나 개항장 주변은 영상 콘텐츠 촬영장으로 소개된 이후 방문자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난 적 있다. 영상 콘텐츠가 지역을 브랜딩하는 사례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천의 구석구석을 촬영지로 섭외하는 과정에 어려운 점은 없는가.
"단도직입적으로 대답하면 많다. 건물주는 단기 임대를 꺼리고, 오래된 시설은 안전 문제나 전기·수도 등 인프라가 부족하다. 또 행정상 관리 주체가 달라 협의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을 넘어섰을 때 의미가 더 큰 것도 사실이다."
송도·청라국제도시에 조성하는 'K-콘랜드 프로젝트'가 인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K-콘랜드 프로젝트는 인천이 단순한 촬영지가 아닌, 글로벌 콘텐츠 산업의 허브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서울 중심의 제작 환경에서 벗어나 인천만의 환경과 정서를 담은 콘텐츠가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인프라와 행정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제작자들의 이탈 없이 지속적인 산업 생태계가 인천에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인천에서 촬영장을 운영하면서 앞으로 포부가 있다면.
"단순히 장소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콘텐츠 제작 과정에 '공간 프로듀싱'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비록 미력하지만, 인천이 글로벌 영상 콘텐츠의 무대가 될 수 있도록 인천의 공간을 큐레이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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