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도피처’ 오피스텔, 3년 만에 훈풍 부나

오유진 기자 2025. 7. 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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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準)주택으로 분류돼 실거주, 대출금액 제한 없어
아파트 투자 수요 오피스텔로 향할 듯

(시사저널=오유진 기자)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대책 이후 오피스텔 시장이 다시금 활기를 띠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업체에 오피스텔 임대 관련 정보지가 게시된 모습 ⓒ연합뉴스

고금리·건설경기 침체로 가라앉았던 오피스텔 시장에 회복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정부의 6·27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가 크게 위축되면서,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에 수요가 몰리는 분위기다. 공급 중심의 부동산 대책을 모색 중인 정부 또한 비(非)아파트 시장 활성화를 핵심 카드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서울 주요 지역에 위치한 오피스텔 매매가가 서서히 오르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현대하이페리온 전용면적 82.5㎡는 지난달 17일 14억8800만원에 거래가 체결됐다. 그러나 일주일 뒤인 25일 동일 면적 거래가가 4200만원 오른 15억3000만원에 거래됐고, 대출 규제가 발표된 27일에는 전용면적 83.23㎡가 15억8000만원에 팔렸다.

거래량도 3년 만에 최대치다. 올해 1월1일부터 7월6일까지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서울 오피스텔 매매 건수는 총 6817건으로, 전년 동기(5799건) 대비 17.6%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서울 오피스텔 매매거래가 6000건 선을 넘어선 건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2019년 1월=100)는 올해 1월 123.5에서 6월 124.0으로 5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오피스텔 시장에 훈풍이 부는 건 정부가 지난 6월27일 주택 시장에 초강수 대출 규제를 내놓으면서다. 소득이나 주택 가격과 관계없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대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면서, 수억대의 자산이 없는 경우 주택 매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태다.

그러나 오피스텔은 주택법상 '준(準)주택'으로 분류돼 정부의 이같은 규제에서 빗겨나 있다. 현재 투기 과열 규제 지역(서울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용산구)에서는 오피스텔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경우 대출금액과 관계없이 담보인정비율(LTV)이 50%, 비규제 지역에서는 LTV가 70%까지 적용된다. 실거주 의무나 다주택자의 대출 제한도 없어 투자 목적의 오피스텔 매수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신혼부부, 청년 등 적은 자본으로 서울 내 주요지역 거주를 원하는 실거주자들이나 시세차익을 노리는 갭투자 수요가 주거형 오피스텔(아파텔)로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피스텔 시장은 수년간 고금리·부동산 시장 위축이 이어지면서 크게 저평가됐다. 아파트 플랫폼 호갱노노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송파파크하비오푸르지오 오피스텔 전용 48~49m²은 2023년 7월 평균 실거래가가 4억5400만원 수준이었는데, 2년 뒤인 올해 6월 평균 실거래가는 4억6000만원으로 600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동일 단지에서 아파트로 분류된 전용 84㎡가 2023년 6월 평균 13억9425만원에서 지난달 15억9800만원으로 2억 이상 오른 것과 상반된 분위기다.

파크하비오 인근의 M공인중개사는 "오피스텔과 아파트가 사실상 동일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단지임에도 모든 투자 수요가 아파트로 향했다"라며 "정부 부동산 규제로 사실상 투자 목적의 아파트 매수가 불가능해진 만큼, 갭투자 수요가 오피스텔에 돌아올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 생숙 전환 등 비아파트 규제 완화 나서

특히 정부가 조만간 비아파트 시장 중심의 공급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피스텔 수요는 더욱 몰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8월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주거시설을 중심으로 한 공급대책 발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아파트 공급 물량은 내년과 내후년에 걸쳐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선 비아파트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의 경우 아파트 대비 건축 속도가 빠르고, 인허가 절차도 비교적 간소해 공급량을 빠르게 늘리는 데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이와 더불어 생활형숙박시설(생숙)의 오피스텔 전환 등 비주거시설의 양성화도 본격 추진할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생활숙박시설 합법사용 지원방안'을 발표한 이래 기존 생숙에 대한 용도변경 등 합법 사용 전환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오는 16일부터는 생숙의 대표적 규제였던 복도 폭 규제를 피난·방화설비 보강 시 1.5m 이상으로 완화 적용한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숙에 부과되는 이행강제금 유예가 오는 9월 만료되는데, 주거 안정을 도모하는 차원에서라도 이행강제금 부과를 강행하진 않을 것"이라며 "대출 규제, 비아파트 규제 완화가 맞물리면서 오피스텔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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