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나무가 온난화 해결사?…온실가스, 돌로 바꿔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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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를 막으려면 나무를 많이 심으라고 한다.
연구진은 케냐 삼부루 지역에서 자라는 무화과나무 세 종(種)이 이산화탄소를 탄산칼슘(CaCO₃) 형태로 토양에 저장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무화과나무가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과정은 미생물이 관여하는 '옥살산-탄산 경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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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 얻으면서 온실가스 제거 일석이조


온난화를 막으려면 나무를 많이 심으라고 한다. 나무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₂)를 흡수해 탄수화물로 바꾸는 광합성으로 자라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서 이런 온실가스 고정에 최적인 나무가 발견됐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잎과 줄기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아예 땅속에 돌로 묻는 나무다. 온난화를 막고 열매까지 맺으니 일석이조(一石二鳥)이다.
스위스 취리히대가 이끈 국제 공동 연구진이 지난 6일(현지 시각)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지구화학 학회인 ‘골드슈미트(Goldschmidt) 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케냐 나이로비기술대와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도 이번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진은 케냐 삼부루 지역에서 자라는 무화과나무 세 종(種)이 이산화탄소를 탄산칼슘(CaCO₃) 형태로 토양에 저장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탄산칼슘은 석회암의 주성분이다. 석회암 동굴에서 보이는 종유석도 지하수에 녹아 있던 탄산칼슘이 천장에서 떨어지면서 침전돼 고드름처럼 자란 것이다.
무화과나무가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과정은 미생물이 관여하는 ‘옥살산-탄산 경로’이다.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옥살산칼슘이라는 미세한 결정체로 만들어 저장하면, 박테리아나 곰팡이 같은 미생물이 결정을 분해해 탄산칼슘으로 바꾼다.
연구진은 무화과나무는 다른 식물보다 온실가스를 고정하는 데 더 적합하다고 밝혔다. 광합성으로 생성되는 탄수화물의 유기 탄소는 잎과 줄기가 썩어 분해되면 다시 공기 중으로 돌아가지만, 탄산칼슘처럼 돌이 된 무기 탄소는 땅속에 오랫동안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탄산칼슘은 무화과나무의 표면뿐 아니라 줄기 깊은 곳에서도 생성됐다. 연구진은 “나무 내부까지 미생물이 침투해 이산화탄소를 탄산칼슘 형태로 바꾼다는 뜻”이라며 “이전보다 훨씬 깊은 수준의 탄소 고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조사한 무화과나무 중 피쿠스 웨이크필디(Ficus wakefieldii) 종이 가장 효과적으로 탄소를 저장했다. 실제로 나뭇가지와 줄기 내부, 주변 토양에서 작은 탄산칼슘 결정들이 발견됐다.
연구를 이끈 마이크 로울리(Mike Rowley) 스위스 취리히대 연구원은 “나무에 옥살산-탄산 경로가 존재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탄소 저장 수단으로서의 잠재력은 과소평가됐다”며 “앞으로 식량을 생산하면서 동시에 무기 탄소까지 저장할 수 있는 나무를 선택하는 것이 탄소 중립 전략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옥살산-탄산 경로는 주로 열대림에서 자라는 비식용 나무에서 연구됐다. 목재용으로 쓰이는 아프리카 이로코 나무(Milicia excelsa)는 평생 1t에 달하는 탄산칼슘을 토양에 저장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된 무화과나무는 식량 생산과 기후 대응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무화과나무의 물 사용량과 열매 수확량, 이산화탄소 저장량을 조사해 실제 농림업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지 살필 계획”이라며 “탄산칼슘을 만드는 식용 나무들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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