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속 하나 둘 늘어가는 제습기?… 보령해저터널 4년째 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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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랑 해수욕장 가기 전에 해저터널 들렀는데, 물 때문에 즐기긴커녕 운전하기 겁났어요."
6일 오전 10시 보령해저터널 인근에서 만난 안모(44) 씨는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안 씨는 "안 그래도 육상터널이 아닌 해저터널이라 사고 우려가 큰데, 물기가 있는 부분을 피해서 운전해야 해서 불안했다"고 토로했다.
관리 주체인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예산국토관리사무소에 따르면 보령해저터널은 매년 5-9월 사이 내부가 물기에 휩싸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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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국토청 예산국토관리소, 제습기 50-100대 추가
전문가 "도로 열선 설치로 물기 제거 등 대책 모색해야"


"아이들이랑 해수욕장 가기 전에 해저터널 들렀는데, 물 때문에 즐기긴커녕 운전하기 겁났어요."
6일 오전 10시 보령해저터널 인근에서 만난 안모(44) 씨는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안 씨는 "안 그래도 육상터널이 아닌 해저터널이라 사고 우려가 큰데, 물기가 있는 부분을 피해서 운전해야 해서 불안했다"고 토로했다. 물에 젖은 도로 위를 달리다, 차량이 미끄러지는 큰 사고가 일어날 것이란 우려를 내비친 것이다.
실제 이날 '감속 안전운행' 안내판이 놓인 보령해저터널 입구로 들어서자, 대형 제트팬의 바람 섞인 굉음이 들려왔다. 차 안을 울릴 정도로 컸던 소리에 제한속도 70을 알리는 네비게이션 안내음이 묻히기까지 했다.
이후 첫 구간을 지나자, 창문 안팎으로 습기가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눈 앞에는 물바다가 펼쳐졌다.
입구 쪽은 외부 바람이 통하는 탓에 물기가 적었지만, 안쪽으로 진입할수록 천장과 바닥이 물로 흥건해져 있었다.


특히 제트팬과 사이가 가까운 오르막길보다 내리막길 상태가 심각했다. 도로 양 옆 벽쪽은 습기로 물기가 가득했으며, 배수구쪽엔 물이 시냇물처럼 흐르고 있었다.
미끄러워질 거 같은 도로에 굉음까지 더해지면서, 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는 순간이었다.
이렇다 보니 해저터널의 볼거리 등을 마음 놓고 즐길 수 없는 상황도 벌어졌다.
터널에는 바다속, 불꽃놀이 등을 연상하게 하는 조명들이 천장에 비춰지는 구간이 있는데, 불안함에 물을 피하고 속도조절에 신경을 쓰다 보니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기가 쉽지 않았다.

보령해저터널은 지난 2021년 12월에 개통한 국내 최장 도로로, 보령시 원산도와 신흑동을 연결한다. 북쪽으로는 국도 77호선을 따라 태안군 안면도와 이어진다.
개통 당시 보령에서 태안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이점에 주목받았지만, 4년째 결로가 지속되면서 안전문제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관리 주체인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예산국토관리사무소에 따르면 보령해저터널은 매년 5-9월 사이 내부가 물기에 휩싸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건축 설계로 인한 누수가 아닌, 여름철 높은 바깥 온도와 터널 내부의 온도 차이가 심해지면서 발생한 것이라는 게 관리소의 설명이다. 국토부도 누수가 아닌 고습도로 인한 문제라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설명에도, 사고 우려는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원인과는 무관하게 물기로 미끄러워진 도로 위를 달린다는 것에 이미 사고 위험이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대천해수욕장에서 만난 이모(60) 씨는 "누수가 아니라 결로현상이라 괜찮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원인이 무엇이든지 사고 위험은 똑같다"라며 "계속 반복되는 문제인 만큼, 정부 등에서 해결방안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관리소는 개통 이후 터널 내부에 제트팬 82대, 제습기 140대를 가동해왔다. 여기에 올 여름철엔 제습기를 대거 설치, 완화 조치를 강화할 계획이다.
관리소 관계자는 "외부와 내부의 기온차가 원인인데, 일일 최대 통행량이 12000대로 설계된 터널임에도 평균 5000대가 주행해 차량에서 나오는 열도 부족해진 상황"이라며 "이번에 제습기를 50-100대 더 들여 물기를 최대한 없앨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는 도로에 열선을 설치하는 등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병재 대전대 토목환경과 교수는 "겨울철 열선을 통해 도로 위 눈을 녹이듯이 터널 도로에 열선을 설치해 물길을 없애고, 기온도 바깥과 맞추는 대안도 고려해봐야 한다"며 "비용이 부담된다면, 정부 등이 더 합리적인 대책을 강구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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