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번의 암 수술 이겨낸 턱걸이 챔피언 "희망 메시지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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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기게 재발하는 암이 너무도 싫었다.
입안과 턱, 목 쪽에 생긴 암 때문에 10번이 넘는 수술을 해야 했던 지난한 세월을 이겨내고 '턱걸이 챔피언'이 된 것이다.
고 교수는 "처음 병원에 왔을 때 힘들어하고 왜소했던 동호가 언젠가부터 진료실에 들어올 때마다 건장한 청년이 돼가는 모습에 매번 놀랐다"며 "육체적‧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됐을 동호가 힘든 치료 과정을 이겨내고 턱걸이 챔피언까지 된 것이 진심으로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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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2시간 턱걸이, 온라인 대회서 1등

끈질기게 재발하는 암이 너무도 싫었다. ‘치료의 끝이 없다면 삶을 끝내는 게 쉬울지 모른다’고 여겼다. 세상을 포기하겠다는 모진 결심을 했다. 아파트 옥상에 올랐다. 그때 고교 1학년 당시 체육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운동을 통해서 암을 극복해보자.”
방문에 철봉을 달았다. 하루에 1~2시간씩 매일 연습했다. 얼굴에 생긴 종양을 제거하는 반복된 수술로 지쳐있던 김동호(23)씨는 “무언가에 열중한다는 것만으로 기분 전환이 됐다”고 말했다. 턱걸이와 그가 흘린 땀방울은 지친 심신에 위로가 됐다. 턱걸이를 시작한 후 그의 체격은 커졌고, 세상과 자신을 향해 움츠렸던 마음도 덩달아 펴졌다.
2020년 7월 종양제거 수술을 받기 전날, 김씨는 온라인 턱걸이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턱걸이하는 영상을 촬영해 대회에 출전했다. 그러곤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을 잘 마친 김씨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신체 건강한 청년들이 다수 참가한 온라인 턱걸이 대회에서 1등을 했다는 소식이었다. 입안과 턱, 목 쪽에 생긴 암 때문에 10번이 넘는 수술을 해야 했던 지난한 세월을 이겨내고 ‘턱걸이 챔피언’이 된 것이다. 김씨가 말했다. “치료의 고통이 저를 더 강하게 만들어준 것 같아요.”
김씨가 처음 병을 알게 된 건 7세였다. 입안이 부었기 때문이다. 어머니와 함께 충남 서산 소재 집 근처 소아과를 찾았다. 소아과에선 원인을 모른다고 했다. 치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컴퓨터단층촬영(CT)을 찍은 이비인후과에선 큰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김씨의 병은 두경부 지방육종. 지방세포에서 종양이 생기는 희소암이다.
입과 목에 생긴 암덩어리를 제거했지만 종양은 끈질겼다. 한 번이면 끝날 줄 알았던 수술은 두 번, 세 번 이어졌다. 그때마다 종양은 새로 자라났다. 해당 병원에선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벼랑 끝에 선 2014년 1월, 당시 동호군의 가족이 찾은 곳은 서울 송파구 소재 서울아산병원이었다. 반복된 수술로 얼굴이 많이 손상됐고 마음의 생채기는 그보다 더 컸던 때였다.
“꼭 도와주고 싶다”는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고경남 교수를 포함해 이비인후과‧성형외과‧방사선종양학과 의료진이 성심을 기울였으나, 종양은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커진 종양이 얼굴뼈를 밀어내면서 신경이 끊어져 얼굴 오른쪽에 마비가 오기도 했다. 다행히 현재는 많이 나아졌다. 종양도 예전처럼 빠르게 자라지 않아 항암‧약물치료가 필요 없게 됐다. 종양제거술만 매년 한 번 정도만 받으면 된다.
고 교수는 “처음 병원에 왔을 때 힘들어하고 왜소했던 동호가 언젠가부터 진료실에 들어올 때마다 건장한 청년이 돼가는 모습에 매번 놀랐다”며 “육체적‧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됐을 동호가 힘든 치료 과정을 이겨내고 턱걸이 챔피언까지 된 것이 진심으로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김씨는 “저를 꼭 도와주고 싶다고 하셨던 의료진분들처럼 저도 다른 사람을 위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현재 그의 턱걸이 기록은 1분에 70여 개. 턱걸이 챔피언은 이제 희망을 전하기 위해 철봉에 매달린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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