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난간에 매달렸던 암환자, 母 한마디에 턱걸이 챔피언 됐다

7살 때부터 두경부암을 겪고 있는 20대 남성이 긴 투병 생활을 턱걸이 운동으로 이겨낸 사연이 전해졌다.
그 주인공은 ‘턱걸이 챔피언’으로 알려진 김동호(23)씨다. 김씨는 작년 9월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K맨몸운동 턱걸이 부문에서 다른 건장한 청년들과 겨뤄 1위를 차지하며 주목받았던 인물이다.
7일 서울 아산병원에 따르면 김씨는 7살 때부터 두경부암으로 투병해왔다. 그는 어릴 적 입안이 부어 충청남도 서산시의 집 근처 병원을 방문했다. 소아과와 치과를 전전하다 찾아간 이비인후과에선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하더니 당장 큰 병원을 가보라고 했다.
그렇게 찾아간 병원에서 김씨는 두경부 지방육종을 진단받았다. 지방세포에서 종양이 생기는 희귀암이다. 김씨는 입과 목에 생긴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종양은 계속 자라났다. 한 번이면 끝날 줄 알았던 수술은 계속 이어졌다. 종양이 생긴 곳이 신경과 혈관이 많은 위치라 수술 난도도 높았다. 김씨가 당시 다니던 병원은 더 이상 치료할 수 없다며 포기했다.
김씨와 가족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2014년 1월 서울아산병원을 찾았다. 이때 김씨의 얼굴은 여러 차례 수술로 크게 손상된 상태였다. 서울아산병원 고경남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교수는 “동호는 병원을 찾아왔을 때 이미 다섯 번이나 수술했기 때문에 외형적으로도 얼굴이 많이 손상됐고, 굉장히 지치고 힘든 모습이었다”며 “꼭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이비인후과, 성형외과, 방사선종양학과 등이 협진해 김씨의 수술과 항암, 방사선 치료를 진행했다. 이런 치료에도 김씨 입안의 종양은 계속 재발했다. 커진 종양이 얼굴 뼈를 밀어낸 탓에 신경이 끊어져 얼굴 오른쪽에 마비가 오기도 했다.
투병에 지친 김씨는 세상을 등질 생각으로 아파트 옥상에도 올라갔다. 김씨는 “종양 때문에 얼굴이 크게 부어 있어서 지나가는 사람마다 쳐다봤다. 외모에 대한 폭언이나 지적도 많이 받았다. 내가 없어져 버리면 엄마, 아빠, 누나가 조금은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고 옥상 난간에 매달렸다”고 했다.
그런 김씨의 마음을 돌린 건 어머니의 한마디였다. “절대 네 잘못이 아니고 네가 사라진다고 해도 가족들이 절대 행복해지지 않는다.”

이 말에 김씨는 운동으로 암을 극복해보자는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됐다. 그는 방문에 철봉을 달아 매일 1∼2시간씩 턱걸이를 연습해 영상을 올렸다. 근력 운동을 시작하니 체격은 커졌고 정신적으로도 회복됐다. 김씨를 괴롭히던 종양도 예전처럼 빠르게 자라지 않게 돼 항암과 약물 치료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다. 그는 종양 제거술만 매년 한 번 정도 받으면 될 정도로 호전했다.
김씨는 2020년 7월 또 한 차례의 양악 수술을 받기 전날 온라인 턱걸이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턱걸이 영상을 찍어 올렸다. 다음 날 수술이 끝난 뒤 김 씨는 턱걸이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김씨는 “치료의 고통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며 “의료진의 노고 속에서 무사히 자랐기 때문에 그만큼 내 목숨은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고통을 겪고 계신 환우분들 절대 포기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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