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목적’ 뚜렷하면 더 건강히 오래 살 수 있다 [윤영호의 똑똑한 헬싱]

윤영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2025. 7. 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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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우리 시대에 인간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불로초 같은 기적의 치료법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 시대에는 어떤 건강이 필요할까? 인간은 단순한 동물로 출발해 여러 시대를 거치면서 다른 삶을 살아왔으며, 이에 따라 삶에 필요한 건강의 형태도 달라졌다.

삶의 분명한 이유와 목적, 가치와 의미를 높이는 '실존적(영적)' 건강이 중요하다.

삶의 목적 의식이 강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사실도 많은 연구로 이미 증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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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더해 삶의 목적 추구하는 ‘전인적 건강’에 관심 가져야 

(시사저널=윤영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당분간 우리 시대에 인간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불로초 같은 기적의 치료법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 대신 이 시대에 맞는 건강 지혜가 중요하다. 우리 시대에는 어떤 건강이 필요할까? 인간은 단순한 동물로 출발해 여러 시대를 거치면서 다른 삶을 살아왔으며, 이에 따라 삶에 필요한 건강의 형태도 달라졌다. 

수렵 및 채집 시대에는 식량을 구하기 위한 '신체적 건강'이 최우선이었다. 농경 시대에는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집단생활에서 자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건강'이 필요했다. 산업 시대로 접어들면서 신체적 건강과 사회적 건강을 넘어 급속히 변화하는 환경에 따른 스트레스를 잘 이겨내는 '정신적 건강'이 대두했다. 국민 건강의 75%를 정신 건강이 설명한다는 분석 결과만 보더라도 현대인들에게 정신적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인간 생존에 질병 유무와 같은 신체적 건강이 기본이긴 하지만, 우울증 등에 걸리지 않는 정신적 건강 또한 생존율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48년에 발족하면서 건강을 "질병이나 허약함이 없을 뿐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완벽한 안녕(安寧·well-being)의 상태"라고 정의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여기에 '영적' 안녕을 포함한 더 포괄적인 건강 개념이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름 아닌 '전인적 건강(holistic health)'이다. 

하루에 한 번쯤 명상 등을 통해 살아갈 이유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시사저널 우태윤

하루 한 번 자기 삶의 목적 생각하기

필자는 암 환자의 건강과 삶에 관한 오랜 연구를 통해 깨달은 건강 지혜가 있다. 인간의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이에 비례해 여러 건강 위험에 노출된 채 질병을 달고 살아가는 기간도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초고령사회에서는 아무리 건강하더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병에 걸리며, 그 병을 안고 죽을 때까지 살아가야 한다. 즉, 질병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과거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생존 기간 때문이다. 그렇기에 오늘날 우리는 건강의 중요성을 다르게 받아들이고 다양한 질병 위기를 경험하면서 건강에 대해 새롭게 이해해야 한다. 철학자 존 호머 밀스는 "삶의 질은 우리의 인생 앞에 어떤 일이 생기느냐가 아닌 우리가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했다.

삶의 분명한 이유와 목적, 가치와 의미를 높이는 '실존적(영적)' 건강이 중요하다. 삶의 목적 의식이 강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사실도 많은 연구로 이미 증명됐다. 그런데도 막상 우리는 삶의 목적을 물으면 머뭇거리기 일쑤다. 살면서 단 한 번도 삶의 목적을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자기 삶의 분명한 이유를 찾고 의미를 부여하려는 의지만으로도 실제로 건강하고 행복해진다. 비록 만성질환으로 약을 먹어야 하고 직장과 가정에서 경제적 문제나 대인관계에 시달리더라도, 삶에 목적이 있다면 충분히 이겨내 성장할 수 있다. 잠깐만이라도 지금의 삶이 과연 '살아갈 이유'나 '살아갈 목적'에 부합하는지 생각해 보고 의미를 부여해 보자. 커피를 마시거나 출퇴근할 때라도 한번쯤은 잠깐이라도 자기 삶의 목적을 떠올려보자.

인공지능(AI) 중심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새로운 건강 패러다임이 더욱 중요하다. 신체적 건강을 넘어 사회적·정신적 건강에 삶의 목적을 추구하는 실존적(영적) 건강을 더한 '전인적' 건강 패러다임에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신만의 고유한 삶의 목적을 가져야만 우리는 AI와 구분되는 실존적 존재로서 계속 살아갈 수 있다.  

윤영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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