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포항 사투리로 100만 팔로워 사로잡은 ‘수부해’ 최명환의 인생 반전

황영우 기자 2025. 7. 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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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통 기름 장사에서 유튜브 쇼츠 1위까지… SNS로 일군 포항 대표 수산벤처
“시련은 기회다” 좌절딛고 선 글로벌 수산유통인…강연으로 노하우 나눈다
유튜브 채널 '수부해TV'를 운영 중인 최명환 대표.

"앗 뜨거버라~ 궁금하제, 함 튀가뿌까!"
경상도 사투리와 넉넉한 정으로 45만 구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수산물 전문 유튜버 최명환(50) 수부해 대표의 성공 이면에는 숱한 시련과 좌절이 있었다. 각종 SNS 플랫폼을 합쳐 1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그는 2024년 해양수산부 공식 유튜브 협력자로 선정되며 명실상부한 대형 크리에이터로 자리매김했다. 포항시 북구 동빈동 4층 건물에서 수산물, 한우, 식당, 카페까지 아우르는 사실상 종합상가를 운영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최 대표의 삶은 그러나 결코 순탄치 않았다.

△가난이 앗아간 꿈들
최 대표는 10여 년 전 부친을, 최근에는 모친마저 잃었다. 화려한 영상 속에서 늘 활기차고 열정 넘치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의 마음 한편에는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이 여전히 남아있다.

포항시 북구 동빈동에서 태어나 3남매 중 막내였던 그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포항시 남구 송도동으로 일찍 이사했다. 송도초를 2학년까지 다니다 송림초로 전학을 갔는데,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에 건설 근로자로 파견된 아버지가 보증을 잘못 서면서 유일한 재산이었던 아파트마저 잃게 되었다.

"학창시절 내내 그 흔한 학원을 한 번도 다니지 못했습니다."

태권도와 주산을 배우고 싶었지만 형편이 허락하지 않았던 그는 친구들을 기다리다 독학으로 태권도 동작을 익혀 대련하기도 했다. 타고난 운동신경으로 상도중 수영부에서도, 포철중 야구부 친구들 사이에서도 "선출보다 낫다"는 인정을 받았지만, 경제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아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중학교 시절 반에서 3~4등을 할 정도로 공부에도 재능을 보였지만, 끝내 마음을 잡지 못하고 방황했다. 공부에 싫증을 느끼면서 대학 진학은 아예 생각조차 하지 못했고, 고교 졸업 후 꽃집 배달 등을 전전하며 일찍 사회생활에 뛰어들었다.

△삶의 굴곡을 헤쳐나가다
21살에 군 복무를 마친 최 대표는 제대 후 아버지가 하던 페인트공 일을 포항시 북구 죽도동에서 함께 했다. 당시 가진 것이라곤 20평 규모의 작은 아파트 한 채가 전부였다. 생계는 여전히 힘들었고, 정직한 아버지가 벌어들이는 수입은 풍족하지 못했다.

친구들이 많았던 최 대표는 친구들의 씀씀이에 비해 초라한 자신의 모습이 싫었다. 자존심 때문에 친구들 술값을 대신 계산하고, 택시비를 아끼기 위해 몰래 걸어서 귀가하기도 했다.

그러다 말통 기름 장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홍보용 전단지를 술집과 각종 업소에 직접 돌리고, 4~5층 건물에 직접 땀 흘리며 배달했다. 성수기인 겨울철에는 200~300개의 말통을 돌리며 많은 수익을 올리기도 했지만, 계절을 타는 이 장사는 여름철에는 수입이 뚝 떨어졌다. 고민 끝에 여름철에는 정수기 사업을 병행하며 2년 동안 오로지 돈 버는 보람에 전념했다.

그러나 1998년 IMF 외환위기가 닥쳤고, 26살 무렵 주변 지인들의 권유로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큰 낭패를 봤다. 당시 4000만 원하는 에쿠스, 체어맨을 1000만 원에 구입해 해외에 팔아 차익을 남기는 방식이었지만, 결국 사기였다. 모은 돈 3억을 투자했지만 범인을 잡지도 못한 채 수중에 남은 돈은 단 800만 원뿐이었다.

"동종 범행 수법으로 저 말고도 40여 명이 피해자였습니다."

상처를 크게 받은 혈기 어린 청년은 가지고 있던 말통, 정수기 사업의 거래처도 모두 타인에게 넘긴 채 술에 빠져 인생의 방향을 좀처럼 잡지 못했다. 제법 큰 돈을 벌어본 경험이 생겼기에 인테리어 일도 배우고 전국 5~6개 체인점을 대상으로 일을 따내기도 했지만, 해당 분야의 묵은 전문가와의 경쟁은 사실상 어려웠다.
 
포항시 북구 동빈동에 있는 '수부해'.

△인생의 터닝 포인트, 수산물 유통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컴퓨터와 인터넷 보급이 확장되던 시기에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다 한 수산물 업체가 최 대표의 눈에 들어왔다. 과메기를 파는데 댓글이 수천 개가 달린 것을 보고 "이거다"라는 생각에 무작정 벤치마킹을 시작했다.

직원 1명을 구하고 홈페이지를 구축했지만, 홈페이지만 만들면 수산물 판매가 잘 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주문은 들어오지 않았다. 광고를 해봐도 효과는 미미했다. 그러나 이 '무대포 상남자'의 의지는 계속됐고, 마침내 옥션과 지마켓 판매자에게 "자기 물건 포장해 줄 수 있겠느냐"는 요청이 들어왔다.

숨통은 틔었지만 높은 월세와 직원 월급을 맞추기에도 허덕였고, 끝내 본인 휴대폰이 정지되는 일까지 겪었다. 고모부가 하던 형산강 장어 잡이도 새벽부터 함께 나가 시도해보고, 직접 대게 어선도 구입해 선장과 선원을 고용하기도 했지만 '물량 빼돌리기'를 당하면서 이마저도 접게 됐다.

대게, 과메기, 뱃고둥, 홍게 등 품목을 늘려 전국 쇼핑몰 판매 시도까지 나서는 노력 끝에 기적같이 국내 S기업과 H기업에서 선물용 주문 요청이 들어왔다.

△디지털 판로 개척으로 성공의 길을 열다
네이버 카페와 밴드까지 활용하면서 판로 개척을 계속 확장했다. 2008년 즈음, 상품을 올리고 설명을 다는 이 방식들이 획기적이라고 본 그는 60대 수산업자의 블로그도 참조했고, 서울로 올라가 마케팅 공부까지 하면서 전문성을 더해갔다.

울진 후포에 있는 경매시장을 직접 방문해 매일같이 영상을 찍고 수산물 정보를 가입 회원들과 공유하면서 '텃밭'을 일궈나갔다. 이 영상 경험이 지금의 '수산물을 부탁해(수부해)'라는 유튜브 채널로 이어졌다.

"마케팅 교육자는 저에게 '수산물 판매가 우선이 아니다.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 먼저다'라는 조언을 했고, 저는 철석같이 믿고 따랐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부친이 돌아가시고 본인도 지병을 앓았으며, 병원에서 알고 지내던 할머니의 별세로 정신적으로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는 이 순간을 "내 안의 불안은 내가 만들었다. 항상 긍정적으로 살자"라는 신념으로 극복해냈다.
수부해TV 개설 6개월 만에 조회수 10만을 돌파해 '실버버튼'을 받았다.

사업체 이름도 '강사수산'에서 '수부해'로 바꾸면서 유튜브 이전 UCC 시절부터 영상이 앞으로 대세일 것임을 직감했다. 유튜브 첫 영상 조회수가 200만을 넘자 성공의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연구는 계속됐다. 무엇이 구독자의 눈길을 끌 수 있을지 고심하면서 카메라 앞에서 떨던 그는 어느새 채널 개설 6개월 만에 조회수 10만을 돌파해 '실버 버튼'을 받았다. 가수 나훈아 콘서트를 매번 보러 다니면서 특유의 에너지와 사투리에 착안해 만들어진 "앗 뜨거버라", "궁금하제, 함 튀가뿌까" 등의 유행어가 쏟아졌다.

일정 기간 동안 유튜브 쇼츠 부문에서 국내 1위를 기록하기도 한 최 대표는 "지금까지 4억 뷰가 넘었다. 그간 번아웃과 슬럼프가 오기도 해서 영상이 한동안 올려지지 못한 적도 있었다"며 "장지녕 한식·전통장명장을 3일 동안 포항에 초청해 초장과 밥식혜를 만드는 법을 전수받기도 하며 최고 수준의 수산업을 만드는 것에 최선을 다해왔다"고 말했다.

최명환 대표는 "시련이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 늘 변화에 몸을 던져왔다"며 "아내에게 항상 고맙고 중학생인 아들이 누구보다도 강하고 잘 자라길 바란다. 특히 아들에겐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포항에서 인플루언서들의 성공률은 낮다. 우리 지역에서도 관심 있는 분들에게 SNS를 통한 본인 유통사업 등 노하우에 대해 직접 홍보방법에 대한 강연을 준비 중"이라며 "SNS에서 25년 동안 시행착오를 많이 겪은 후 성공한 경험을 나누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