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진학 디자인] 고교학점제와 내신 성적에 관한 오해와 진실

이석수 기자 2025. 7. 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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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전면 적용되는 고교학점제는 내신 체계에도 큰 변화를 불러왔다.

특히 기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면서, 상위 4%만 받을 수 있었던 1등급이 상위 10%로 완화된 것에 대해 학생들 사이에서는 '내신 성적이 쉬워진 것 아니냐?'는 기대와 동시에, '한 과목만 실수해도 최상위권 대학이나 의학계열 진학이 어려워질 수 있다'라는 불안감이 팽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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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병권 대륜고 교감
곽병권 대륜고 교감

올해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전면 적용되는 고교학점제는 내신 체계에도 큰 변화를 불러왔다. 특히 기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면서, 상위 4%만 받을 수 있었던 1등급이 상위 10%로 완화된 것에 대해 학생들 사이에서는 '내신 성적이 쉬워진 것 아니냐?'는 기대와 동시에, '한 과목만 실수해도 최상위권 대학이나 의학계열 진학이 어려워질 수 있다'라는 불안감이 팽배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전과목 1등급인 학생의 수가 예전에는 200~300명이었지만, 고교학점제하에서는 약 7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의약학계열 정원 6천673명(의예과 3천58명, 치의예과 630명, 한의예과 726명, 약학과 1천763명, 수의예과 496명)을 넘어설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교육현장에 있는 필자의 판단으로는 내신 1등급 수가 그만큼 높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기말고사가 끝난 현시점에서, 고1 학생들의 내신 성적 흐름을 분석해 보고 다음과 같이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첫째, 내신 산출 과목 증가로 내신 경쟁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체육·예술 과목, 교양 선택 과목 등이 Pass/Fail 또는 절대평가로 처리되어, 실제로 9등급 상대평가를 적용받는 과목 수는 평균 25~30과목 수준이었다. 반면 2022 교육과정에 기반한 고교학점제에서는 탐구 과목의 일부를 제외한 과목 대부분이 5등급 상대평가로 전환되며, 학생들은 3년간 35~40과목에 대해 상대평가를 받아야 한다. 등급의 폭은 넓어졌지만, 평가 대상 과목 수가 10과목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자연계열 학생들의 경우, 과학Ⅱ 과목이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바뀌고 이수 과목 수도 4과목에서 최대 8과목까지 늘어남에 따라, 수능과 무관하더라도 내신 성적을 올리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기에 학생들의 부담이 많이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둘째, 전과목 1등급 학생의 수는 예측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중간고사 기준으로 대구지역 17개 고등학교의 1학년 학생 중 전과목 1등급이 예상되는 인원을 비공식 조사해 본 결과, 9개교는 0~2명, 6개교는 3~4명, 나머지 2개교만이 5~6명 수준으로 파악됐다. 이는 1학기의 절반인 중간고사 결과만을 토대로 파악한 성적이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한 것보다 적다. 결국 언론 보도와 달리, 3학년까지 전과목 1등급을 유지할 수 있는 학생 수는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셋째, 의학계열에서 학생부교과 전형이 여전히 유효한 전형으로 남아있을 것으로 예측해 본다. 일반고 학생이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의약계열에 진학하기 위한 기준은 9등급제 기준으로 상위 백분위 5%대인 2등급 전후였다. 이를 5등급제로 환산하면 1.4~1.5등급 수준으로 예측할 수 있다. 학생부교과 전형이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도 있지만, 여전히 많은 대학에서는 이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대략 백분위 2% 안에 들어가는 1.2등급 안팎이라면 하위권 의대를 포함해 의약계열 진학 가능성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다만 상위권 성적이 조밀해져 대학에 따라 수능최저학력기준과 면접이 추가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고교학점제 도입과 5등급제 전환으로 변화는 분명하다. 그러나 단순히 등급 비율이 완화됐다는 이유로 내신이 쉬워질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오산이다. 오히려 상대평가 대상 과목 수 증가, 평가 방식의 변화, 지속적인 학업 유지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내신 경쟁은 여전히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내신에 대해 보다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학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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