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위탁,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진짜 지원은?

기고=전예은 2025. 7. 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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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위탁, 또 하나의 집] 12. 초록우산 경기남부가정위탁지원센터 전예은 팀원

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은 가정위탁 아동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자 '가정위탁'의 다양한 사례를 조명해 제도 보완점과 개선 방안을 찾아보는 '가정위탁, 또 하나의 집'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연재를 통해 위탁가정의 이야기와 제도의 현실을 함께 들여다보고, 위탁아동이 보다 안정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 공감과 지지를 모아가고자 합니다. 매주 월요일 가정위탁 제도를 위한 아동, 부모, 복지 현장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려드립니다. -편집자 말

초록우산 경기남부가정위탁지원센터 전예은 팀원. ⓒ초록우산

가정위탁은 부모의 질병, 이혼, 가출, 수감, 실직, 사망, 학대 등으로 인해 친가정에서 양육받기 어려운 아동이 위탁가정에서 일정 기간 보호를 받으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이 제도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동이 안정된 가정환경 속에서 건강하게 성장하고, 최종적으로는 친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4년 보호대상아동 현황 보고'에 따르면 매년 많은 수의 보호대상아동이 발생하고 있으며, 정부는 양육보조금, 생계비, 학습비 등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자립수당 확대, 보호 기간 연장 등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정책도 점차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의 대부분은 '미래의 자립'에 초점을 두고 있어, 정작 아동이 '지금' 겪고 있는 심리적 어려움과 정서적 결핍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갑작스러운 가정 해체는 아동에게 큰 심리적 충격과 정서적 불안정을 초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치유할 수 있는 심리치료, 정서지원, 맞춤형 교육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관련 정보를 제공해야 할 복지 정보 플랫폼조차 최신화되지 않았거나 자립준비청년 중심으로 구성된 경우가 많다. 지금 이 순간 결핍을 겪고 있는 아동이 과연 건강한 자립을 이뤄낼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보건복지부 '2023년 자립지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이 보호 종료 후 겪는 어려움 중 '사회·정서적 지지체계의 부족'으로 인한 정신적 어려움의 비율이 2020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자립수당, 전세주택 지원 등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지만, 심리적 고립감이나 관계 결핍으로 인한 어려움은 단순히 물질적 자원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따라서 아동기부터 정서적 안정과 사회적 연결을 경험할 수 있도록 보다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복지의 차원을 넘어, 아이들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사회 전체의 태도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초록우산 경기남부가정위탁지원센터 위탁아동 자조모임 '그린나래' 참여자들이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초록우산

이러한 변화의 실마리는 현장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다. 경기남부가정위탁지원센터의 위탁아동 자조모임 '그린나래'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아동들은 또래와의 만남 속에서 '함께하는 즐거움'과 '스스로 선택하는 경험'을 통해 자기효능감을 키워가고 있다. 실제로 학교 부적응으로 자퇴 후 검정고시를 준비하던 한 아동은 "친구들과 보낸 하루가 낯설지만 특별하고 의미 있었다"며 새로운 관계 속에서 정서적 회복을 경험했고, 또 다른 아동은 그린나래를 통해 친구와의 소통법을 배우고 자신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아동기부터 '나도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소속감은 심리적 안정은 물론, 건강한 자립의 밑바탕이 된다.

이러한 정서적 지지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제도와 사회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다. 심리치료 인력과 예산을 확충하고, 거리나 시간의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심리상담 플랫폼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접근 방식이 요구된다. 또한 아동의 발달 단계에 맞춘 정보 제공 시스템을 최신화하고,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복지 접근성을 강화함으로써, 위탁아동이 가정 해체로 인한 불안과 가족 구성의 차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가정위탁 제도에 대한 이해와 사회적 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결국 보호대상아동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단순한 미래 설계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갈 수 있는 정서적 안정과 관계의 경험이다. 건강한 자립은 미래에 갑자기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작은 회복과 연결 속에서 서서히 자라나는 것이다. 아이 한 명, 한 명이 '특별한 존재'임을 인식하고 존중하는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더욱 확대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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