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사고 책임, NO마진’ 약속하더니…스리슬쩍 올린 공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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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철거 중인 건물이 무너지며 시내버스를 덮쳐 17명이 죽거나 다친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 붕괴 사고와 관련해 시공사 현대산업개발(현산)이 공사비를 올리지 않는 조건으로 시공권을 유지했지만 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일부 조합원이 꾸린 '학동4구역 빠른 사업 추진단'은 6일 "현산은 사고 발생 1년 뒤인 2022년 6월 공청회를 열어 조합원 600여명에게 시공권 유지를 조건으로 한 14가지 약속이 담긴 양장본 설명 책자를 나눠 줬지만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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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철거 중인 건물이 무너지며 시내버스를 덮쳐 17명이 죽거나 다친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 붕괴 사고와 관련해 시공사 현대산업개발(현산)이 공사비를 올리지 않는 조건으로 시공권을 유지했지만 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일부 조합원이 꾸린 ‘학동4구역 빠른 사업 추진단’은 6일 “현산은 사고 발생 1년 뒤인 2022년 6월 공청회를 열어 조합원 600여명에게 시공권 유지를 조건으로 한 14가지 약속이 담긴 양장본 설명 책자를 나눠 줬지만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현산은 이 책자에서 이윤을 남기지 않고 평(3.3㎡)당 508만5천원으로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못박았다. 물가 상승, 인건비 상승 등이 예상되지만 추가 부담은 없다고 했다. 또 가구당 입주지원비 1천만원 지급, 외국산 고급 마감재·가전 제공, 미분양 가구 100% 구매 등 14가지 사항을 약속했다. 책자 첫 부분에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마지막 부분에는 정 회장의 넷째 동생이자 정몽규 에이치디씨(HDC) 회장의 아버지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사진을 실었다.

애초 2018년 2월 조합과 현산이 맺은 첫 공사도급 계약서상 공사비는 평당 405만원이었지만 조합원들은 물가 상승과 사고 여파 등을 고려해 받아들였다고 한다. 조합과 현산은 2023년 9월, 현산의 귀책사유가 아닌 한 공사비 인상은 없다는 1차 공사도급 변경계약서까지 작성했다.
이후 현산의 태도는 돌변했다. 지난해 6월 조합에 공문을 보내 ‘대내외적인 불안정한 경제 상황 장기화로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으로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공사비 상승을 전제로 한) 2차 도급 변경 협의가 있어야 착공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9월 현산이 요구한 변경 공사비는 평당 689만원이었다. 이후 조합 집행부와 협의를 거쳐 올해 2월 평당 673만원, 5월 평당 620만원으로 낮췄고, 결국 2차 공사도급 변경계약서 체결을 앞두고 있다. 수입산 마감재는 국내산으로 바꿨고 가전은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추진단 관계자는 “처음부터 현산은 지키지 않을 약속으로 조합원들을 속여 시공권을 유지했고 조합 임원들과 말을 맞춰 ‘물가 상승 반영’ 조건은 숨긴 채 1차 도급 변경계약서를 작성했다”며 “현산이 약속했던 고급 마감재 등이 취소된 것을 고려하면 조합원들은 평당 15만~20만원을 더 손해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아무개 조합원은 “평소 존경했던 정주영 회장의 사진을 넣은 책자를 보고 현산의 약속을 철석같이 믿었다”며 “정몽규 회장은 약속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현산 홍보실 관계자는 “최근 인건비, 자재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조합과의 협의를 통해 공사비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조합 총무이사는 “평당 공사비 620만원은 현산이 제시한 금액으로, 확정된게 아니다”라며 “13일 조합 총회를 열어 공사비 증액건을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총회에서 가결과 부결에 따른 예상 상황을 소상히 설명드릴테니 조합원분들이 판단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앞서 현산은 2282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짓기 위해 재개발을 하던 중 2021년 6월9일 철거 중인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무너지며 시내버스를 덮쳤다. 이 사고로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수사 결과 불법 재하도급이 원인으로 지목되며 현산 현장소장 등 3명은 항소심에서 징역형, 금고형 등을 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현산 법인도 항소심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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