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선도농가] 드문 모심기·우렁이농법으로 일손 줄이고 생산성 높여 | 디지털농업

이진랑 2025. 7.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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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쌀 생산하는 오호균 씨

이 기사는 성공 농업을 일구는 농업경영 전문지 월간 ‘디지털농업’7월호 기사입니다.

친환경 농법으로 유기농과 무농약 쌀농사를 짓는 충북 청주의 오호균 씨. 그는 드문 모심기와 육묘이앙 자동화 등 새로운 농법을 적용해 친환경 쌀 생산에 드는 노동력과 생산비를 절감한다. 또 쌀 가공센터를 운영하면서 기존 마찰식이 아닌 칼로 벼를 균일하게 깎는 절삭식 정미기를 도입해 품질 좋은 쌀을 생산하며 높은 소득을 올린다.
친환경 쌀 생산 농가들은 채산성 악화와 판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친환경 벼농사는 관행 재배 방식보다 노동력이 많이 들어 생산비가 높은 데다 주 소비처인 학교급식마저 줄어드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충북 청주의 오호균 씨(63·구레뜰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친환경 쌀을 학교급식용과 술 제조용(주정용)으로 공급해 안정적인 소득을 올린다.
충북 청주의 오호균 씨는 우렁이와 미꾸라지 농법으로 밥맛 좋은 친환경 쌀을 생산해 안정적인 소득을 올린다.

34년 동안 벼농사를 지어온 오씨가 친환경 쌀농사를 지은 지는 올해로 15년째. 현재 유기농 5㏊, 무농약 2㏊ 규모로 친환경 벼를 재배하며, 관행 방식으로도 5㏊의 벼농사를 짓는다. 향미 신품종 <천혜진선향>을 친환경 재배하면서 중생종 복합내병성 벼 <알찬미>를 관행 방식으로 재배한다. 이로써 얻는 연간 매출액은 1억 5000만 원에 달한다. 여기에 친환경 쌀 도정·판매로도 1억 5000만 원 정도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육묘이앙 자동화·드문 모심기로 노동력 절감
막바지 모내기철에 찾은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삼산리 들녘. 이곳 2150㎡(650평) 논에서 튼실하게 자란 모로 모내기 작업을 하는 오씨의 손길이 분주하다. 찬찬히 살펴보니 모판을 옮겨 나르는 인력이 따로 없다. 대신 논에는 육묘상자를 자동으로 원하는 위치에 이송하는 장치가 설치돼 있다.

“청주시농업기술센터 지원사업을 통해 ‘벼 육묘상자 자동이송장치’를 설치했어요. 레일에 육묘상자를 올려놓으면 자동 이송돼 인력으로 모판을 나르던 관행 방식에 견줘 노동력과 생산비가 크게 줄었어요. 한 개 무게가 3~5㎏인 모판 수천 개를 자동으로 옮길 수 있으니 농작업 강도가 크게 낮아졌죠.”

평소 그는 관행 농업에서 벗어나 남보다 앞서 신기술 도입에 앞장서 왔다. 지난해부터는 드문 모심기 기술(소식재배)과 측조시비기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레일에 육묘상자를 올려놓으면 원하는 위치에 내려놓는 ‘벼 육묘상자 자동이송장치’로 노동력을 절감한다.

“드문 모심기는 말 그대로 모를 드물게 심는 재배 방식이에요. 이전에는 2640㎡(800평)에 모판이 55개 정도 필요했는데, 드문 모심기를 하면 30개면 충분해요. 3.3㎡(1평)당 약 80포기의 모를 촘촘히 심는 기존 방식과 비교하면 모판이 훨씬 덜 들어요. 드문 모심기로 1000㎡(300평) 기준 육묘상자 사용량을 관행 대비 50~70%까지 줄일 수 있지요.”

그의 설명에 따르면 드문 모심기는 기존 육묘 대비 파종량은 늘리고, 모내기할 때는 모를 적게 심어 노동력과 생산비를 줄이는 방법으로 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모 포기 수를 줄이고 간격을 넓혀 심기 때문에 병해충 발생을 낮추고 벼 쓰러짐 예방 효과도 있다고 한다. 드문 모심기를 할 때는 전용 이앙기를 활용한다. 이와 동시에 그는 완효성 비료를 측조시비해 이삭거름 없이 간편하게 벼 생육에 필요한 양분을 공급하면서 노동력을 크게 절감하고 있다.

우렁이로 잡초 제거…해충 잡는 미꾸라지도 한몫
친환경 벼농사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제초 작업이다. 논둑의 풀을 직접 예초기로 깎고, 논 잡초도 일일이 손으로 뽑아야 하는 만큼 노동력이 많이 든다. 이에 오씨를 비롯한 대부분의 친환경 쌀 농가는 제초제를 쓰지 않는 대신 우렁이농법을 활용한다.

“풀을 먹는 우렁이의 습성을 이용해 논의 잡초를 방제합니다. 우렁이는 모내기 7일 이후 논에 투입하면 어린 벼 피해도 방지하고 제초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

보통 660㎡(200평)에 우렁이 4㎏을 넣는다. 이렇게 그는 우렁이를 활용해 제초 작업 노동력을 줄이고, 제초제를 사용하는 것보다 50%가량 비용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다만, 우렁이는 번식력이 강한 까닭에 개체 수를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관리를 잘해야 한다. 친환경 제초 일꾼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이상기온으로 월동이 가능해진 우렁이가 어린모를 갉아 먹는 등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그래도 아직 이를 대체할 만한 친환경 농법은 없다고 말한다.

“다행히 이곳은 해발 300~400m의 준고랭지라서 평지보다 기온이 5℃ 정도 낮아요. 따뜻한 겨울 날씨로 우렁이 피해가 큰 남부 지역과 달리 여기는 10월 말이면 논의 우렁이가 폐사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어요.”

오씨는 우렁이로 논의 잡초를 제거하고 미꾸라지 농법으로 친환경 벼농사를 짓는다.

이와 함께 그는 친환경 벼 재배에 활용되는 미꾸라지도 논에 방류해 생태농업을 실천하고 있다. 미꾸라지는 논바닥에 살면서 벼 뿌리를 자극하고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또 잡초씨와 해충을 잡아먹어 친환경 벼농사에 도움을 주고, 배설물은 벼 생육을 돕는 천연 비료가 된다.

“삼산리 미꾸라지 쌀 생산단지 20㏊에 10년 전부터 해마다 미꾸라지 치어(길이 8~10㎝)를 8만 마리씩 방사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논에 자생하는 미꾸라지가 엄청 많죠. 앞으로 미꾸라지 양식장을 운영하면서 미꾸라지를 이용한 친환경 쌀 생산을 더 늘릴 생각이에요.”

현재 미꾸라지 농법으로 생산한 쌀은 ‘구레뜰 미꾸라지쌀’이란 브랜드로 상품화해 청주 지역 학교급식용으로 공급하고, 로컬푸드 판매장 등에서도 판매한다.

절삭식 정미기로 고품질 쌀 생산…판매 ‘쑥쑥’
현재 오씨와 구레뜰영농조합법인(이하 구레뜰) 회원 22농가는 32㏊에서 연간 198t의 친환경 벼를 생산, 광복미곡종합처리장을 통해 학교급식용 쌀을 공급하고 있다. 급식용 친환경 원료곡(벼) 출하 가격은 40㎏당 10만 4000원으로, 관행 벼농사보다 소득 면에서 유리해 농가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나머지 유기농 쌀 50t은 전통주 업체 ‘조은술세종’에 주정용으로 납품하고 있다. 그는 회원 농가와 힘을 합쳐 2017년 친환경 쌀을 생산·도정·판매하는 ‘구레뜰 친환경 쌀 가공센터’를 열었다.

“이전에는 외부의 미곡종합처리장에서 임가공해 친환경 쌀을 납품했어요. 친환경 벼를 도정하는 곳이 드물어 애로가 많았죠. 이후 쌀 주문량이 크게 늘면서 자체 도정시설을 갖추게 됐어요.”

현재 구레뜰이 생산하는 친환경 쌀은 밥맛이 좋기로 입소문 나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미질과 밥맛이 뛰어난 유기농 쌀 ‘구레뜰 찰향미’는 인기가 높아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실정이라고 한다. 그는 이 같은 인기 비결 중 하나로 절삭식 정미기를 꼽았다.

“처음엔 관행 방식의 마찰식 정미기로 도정했는데, 쌀이 부딪히며 껍질이 깎이는 방식이라 마찰로 발생한 열 때문에 품질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어요. 이 때문에 금 간 쌀이 많아 고객 불만이 종종 발생했죠. 또 마찰 방식은 열로 인해 쌀이 산패하고 부산물도 많이 생겨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절삭식 정미기입니다.”

그에 따르면 절삭식 정미기는 쌀을 칼로 깎는 방식이라 도정할 때 발생하는 열이 적어 쌀 산패율이 낮고 쌀알이 깨끗하면서 품질이 좋다. 이렇게 정미한 구레뜰 친환경 쌀은 특히 밥맛이 좋다는 평가를 받으며 급식용뿐 아니라 직거래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오씨는 “앞으로 회원 농가와 힘을 모아 친환경 쌀 재배 규모를 50㏊ 정도로 늘리고, 쌀빵 가공·판매 시설도 갖추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 이진랑 | 사진 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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