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 집값 한풀 꺾였지만 문제는 후속대책…文정부 시즌2 우려도
서울 집값 상승세 이끌던 마·용·성과 강남3구 둔화폭 커
6.27 대책만으로 안정화는 역부족, 후속 대책에 관심 쏠려
이 대통령 "대출규제는 맛보기" 발언 이후 세금규제 부활 가능성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재현 될 수 있다는 우려도

6.27 부동산 대책이 치솟기만 할 것 같던 서울 아파트 가격의 덜미를 잡은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5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30일 기준)'은 이재명 정부 첫 부동산 대책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음을 보여준다.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6.27 대책이 나온 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40%를 기록하며 전 주 0.43%에서 하락했다. 0.43%란 숫자는 지난 2018년 9월 2주 이후 아파트 가격 상승률 최고치에 해당한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최고점을 찍은 바로 다음 주, 8주 만에 하락으로 돌아선 것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 폭등을 이끌던 마·용·성과 강남3구의 상승 둔화폭은 상대적으로 더욱 극명했다. 한 주 만에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마포 0.98%→0.85%, 용산 0.74%→0.58%, 성동 0.99%→0.89로 떨어졌다. 강남3구도 마찬가지여서 서초 0.77%→0.65%, 강남 0.84%→0.73%, 송파 0.88%→0.75%로 일제히 하락했다. 반포 배후지로 마·용·성만큼 치솟던 동작 역시 0.53%→0.39%로 줄었다.
극단적 대출죄기에 '화들짝', 쪼그라든 시장, 사라진 거래
마·용·성과 강남3구를 제외한 주변 지역들 역시 상승률이 조금씩 올라간 모습이다. 종로구 0.21%→0.24%, 동대문구 0.07%→0.18%, 서대문구 0.16%→0.22%, 노원구 0.12%→0.17%, 도봉구 0.06%→0.08%로 여전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 때마다 폭등 주변 지역으로 상승세가 전이됐던 '풍선효과'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대출 규제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이번 주 아파트 가격 동향이 중요해진 이유다.
6.27 대책의 강도나 시의성에는 부동산 전문가들도 대체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특히 거액의 대출 없이는 매매가 힘든 강남3구의 경우 예상 외 수준의 대출규제가 나오자 해당 지역 공인중개사들이 밀려드는 계약 취소와 상담에 진땀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대출규제 발표 직후 시장은 완전히 얼어붙었다. 가격 폭등 시기에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였는데, 대책 발표 이후에는 매수 문의마저 끊기면서 계약 자체가 사라진 상태다.
큰 불 확산은 막았지만…이재명式 부동산 대책, 두 번째 카드에 쏠리는 관심

하지만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대출규제 만으로 잡힐 것이라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당분간 아파트 가격 하락은 마·용·성과 강남3구의 아파트 거래가 끊기면서 생긴 호가 하락의 성격일 가능성이 크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는 "집주인이 호가를 더 올리지 않는다는 것이지, 매수가 끊겼다고 하면 '그냥 내버려두자' 이런 (마·용·성과 강남3구) 집주인들이 많다"며 시장의 반응을 전했다. 이런 상황을 실제 가격 하락으로 착각할 겨우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되는 가을 쯤 노·도·강 등 주변 지역 상승 랠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내놓을 추가적인 대책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핵심, 세금규제일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사실상 세금정책의 부활을 선언한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출 규제는 맛보기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부동산과 관련된 정책은 많다. 공급 확대책, 수요 억제책이 아직도 엄청나게 많이 남아있다"고 단언했다.
이 대통령 발언은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발언을 상기시킨다. 문 대통령은 당시 "이번 부동산 대책이 역대 가장 강력한 대책이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을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더 강력한 대책도 주머니 속에 많이 넣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발언 당시 부동산 상황도 현재와 유사하다. 문재인 정부는 이 발언이 있기 보름 전, 투기·과열지구 내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LTV·DTI 비율을 최대 40%로 강화하고 양도세를 중과하는 등의 강력한 내용을 담은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대통령의 워딩 자체가 '규제' 아니었나? 결국은 '세금 규제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역시나 '규제의 시대'가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명확한 공급대책 없다면 文부동산 정책 시즌2 될수도?
이재명 정부가 문재인 정부처럼 세금규제 등 수요를 억누르는 정책에만 몰두하지 말고 공급대책과 함께 투트랙 전략을 써야한다는 시각도 상당하다. 그런 점에서 이 대통령 기자회견의 공급대책 관련 발언이 부족했다는 아쉬움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서 "기존에 계획된 신도시가 아직 많이 남았고 공급이 실제로 안 되고 있다"며 "기존에 돼 있던 것은 속도를 빨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반면 제4기 신도시와 관련해서는 "수도권 집중으로 주택 (부족) 문제가 생기는데 자꾸 신도시를 만들면 그게 또 수도권 집중을 불러오지 않느냐"며 선을 그었다.
지역균형 발전을 강조하는 맥락이라고는 하지만 3기 신도시 '속도전'의 구체성이 많이 떨어진 반면 4기 신도시 건설은 하지 않겠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부동산 공급에 대한 불안감 해소에는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집값이라는 것이 수요자들의 심리에 많이 좌우되는 성격상 좀 더 디테일한 공급 방안을 제시했었어야 했다는 설명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3기 신도시도 속도를 내되, 로드맵을 확실히 제시했으면 좋았지 싶다. 이미 집값이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 때부터 4개월 이상 올라온 상태고 충분히 구체적 대책들이 나올 수 있는데 그 점이 아쉽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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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중호 기자 gabob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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