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번역하는 성경 [인문산책]

2025. 7. 7.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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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면 신발 끈을 묶는 아침.

이제 성경의 본문은 'XML'(데이터 저장·교환을 위한 마크업 언어) 태그로 감싸이고, 번역의 질은 'BLEU'(기계번역 품질을 측정 지표) 점수로 측정될 것이다.

단어들을 짝지우고 문장을 배열하고 오류율을 계산해내는 기계 번역 기술이, 구약 성경 아람어 번역본인 탈굼을 분석해냈다.

성경에서 주로 포도주로 쓰였기에, 탈무드에서 당나귀가 올바른 의미임에도 불구하고 포도주로 잘못 번역되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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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편집자주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면 신발 끈을 묶는 아침. 바쁨과 경쟁으로 다급해지는 마음을 성인들과 선현들의 따뜻하고 심오한 깨달음으로 달래본다.
ⓒ게티이미지뱅크

이제 성경의 본문은 'XML'(데이터 저장·교환을 위한 마크업 언어) 태그로 감싸이고, 번역의 질은 'BLEU'(기계번역 품질을 측정 지표) 점수로 측정될 것이다. 최근 한 논문에 따르면, 고대 아람어 문헌을 기계가 고대 히브리어로 번역하는 데 성공했다. 단어들을 짝지우고 문장을 배열하고 오류율을 계산해내는 기계 번역 기술이, 구약 성경 아람어 번역본인 탈굼을 분석해냈다.

성경은 신부나 목사, 랍비가 소위 신의 계시를 밝히던 말씀이었다. 고대 언어를 읽을 줄 아는 신학자, 시대 배경을 해석할 줄 아는 인문학자만이 조심스레 번역하던 경전이었다. 영혼을 끌어모아 고매하게 대하던 성경이 기계에 의해 번역될 시대가 왔다.

성경을 번역하는 일은 단순히 언어를 치환하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는 감정, 이념, 시대, 영감이 녹아 있다. 기계는 단어 대응은 할 수 있어도, 그 말씀이 왜 그 시대에, 어떤 마음으로, 어떤 정황 속에 말해졌는지는 잘 모른다. 이 논문은 통계적 기계 번역 모델이 탈무드 텍스트를 번역할 때 직면하는 어려움, 즉 단어의 맥락을 인식하고 다의어에 대해 잘못된 번역을 선택하는 문제도 다루었다. 가령 아람어 단어 "하므라"는 포도주와 당나귀라는 전혀 다른 두 뜻을 지닌다. 성경에서 주로 포도주로 쓰였기에, 탈무드에서 당나귀가 올바른 의미임에도 불구하고 포도주로 잘못 번역되는 경우가 많았다. 기계는 아직 '하늘나라'의 은유와 비유에 낯설다. 지금 이 문장에서, 여러분이 기계가 아니라면 나의 ‘은유적 개그’에 잠깐 웃음이 나와야 한다.

놀라운 문명 세계를 선사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은 원래 번역기였다. 흩어진 언어를 다시 잇는 것이 그 첫 사명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기계 번역의 야망은 창세기 11장의 바벨탑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온 세상이 하나의 언어를 쓰던 시절, 사람들은 하늘에 닿는 탑을 세워 이름을 내고자 했다. 하나님은 이를 인간의 교만으로 보고, 언어를 흩어 사람들을 분산했다. 그리고 이제, 인간의 기술이 다시 그 흩어진 언어들을 하나로 묶으려 한다.

그러나 성경이 디지털 수치와 도표의 대상이 되고, 말씀이 코드화되는 작업은 유익하고 필요한 기술의 진보일 뿐이다. 기계가 성경을 번역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말씀 앞에 무릎 꿇는 일은, 아직 인간의 몫이다. 무너져야 할 바벨은 다시 쌓인 탑이 아니라 높아진 인간의 심령일 것이다. (참조: "Machine Translation for Historical Research: A Case Study of Aramaic-Ancient Hebrew Translations", ACM Journal on Computing and Cultural Heritage 17/2, Article 20, Feb 2024. https://doi.org/10.1145/3627168).

기민석 목사·한국침례신학대 구약성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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