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공에 뜬 ‘한밤의 해머’ B-2… F-35는 장난감 같았다
거대한 날개, 외계 비행체 떠올라
미국의 249주년 독립기념일이었던 지난 4일 오후 5시, 워싱턴 DC 백악관 인근 상공에 묵직하고 거대한 굉음이 서서히 들려오더니 두 쌍의 비행 편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미 공군이 보유한 B-2 스텔스 전략폭격기와 B-2를 양 옆에서 호위하는 F-35 전투기였다.

B-2는 지난달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정밀 타격한 ‘한밤의 망치(Midnight Hammer)’ 작전에 투입됐던 기체들이었다. 초대형 관통 폭탄인 ‘벙커버스터’를 투하한 바로 그 폭격기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 서명식과 독립기념일을 기념하기 위해 F-35 전투기와 함께 미국 시민들 앞에서 공중분열을 선보인 것이다.
B-2 두 대가 날아가는 광경은 평소 하늘에서 볼 수 없는 희귀한 장면이었다. 기체 전체가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어 하늘을 배경으로 한 실루엣이 강렬했다. 무엇보다 크기가 압도적이었다. 옆에 있는 F-35가 장난감 비행기처럼 보일 정도로 거대했다. B-2의 양 날개 폭은 약 52m에 달한다. 중형 여객기인 에어버스 A320, 보잉 737의 날개 폭이 약 35m인 점을 고려하면 평소 하늘에서 보던 여객기와 다른 규모에 저절로 움찔하게 된다.
저런 물체가 어떻게 하늘을 날아다니는지 의아한 생각이 들 정도로 외관도 특이하다. 여객기는 동체가 두꺼워 날개가 상대적으로 짧아 보이지만, B-2는 동체가 거의 없고 전체가 거대한 날개로 이뤄진 ‘플라잉 윙’(flying wing) 구조다. 시각적으로 훨씬 더 넓고 큰 평면처럼 인식됐다. 미 언론은 “이날 저공비행을 한 B-2는 마치 하늘을 가로지르는 외계 비행체처럼 보였다”고 표현했다. 미 공군이 현재 운용하는 B-2는 모두 19대다. 1981년 개발이 시작돼 약 16년간의 극비 작업 끝에 1997년 미 공군에 실전 배치됐다. 한 대당 약 24억달러(약 3조2700억원)로 미군이 보유한 가장 비싼 전투기다.
B-2 편대가 나타났을 때 들렸던 굉음은 B-2의 소음은 아니고, 호위하던 F-35의 것이라고 한다. B-2는 적의 레이더를 피하기 위해 스텔스 특성을 극대화한 만큼 엔진을 날개 내부에 매립하고 배기구도 동체 윗면에 배치해 소음과 열 신호를 크게 줄였다. 실제 B-2의 엔진음은 일반 전투기나 폭격기와 달리 전반적으로 매우 조용한 편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B-2 비행 현장 목격담에 따르면 “놀라울 정도로 조용하다” “사람들이 대화를 계속할 수 있을 정도”라는 반응이 많다. 지난달 21일 새벽 핵시설을 공습하기 위해 B-2 7대가 이란 영공을 저공비행했지만 실제 폭탄이 폭발할 때까지 이란 내부에서는 전혀 낌새를 채지 못했을 수 있다.
이날 백악관 잔디밭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행사에는 이란 핵시설 공습에 실제 참여한 B-2 폭격기 조종사 등 공군 병력 150명과 그들의 가족들이 초청됐다. 그런데 트럼프가 이들을 치하하면서 “손을 들어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의 발언에 따라 청중 중 최소 한 명이 손을 들었다. 이란의 보복 위협이 실존하는 가운데, 조종사들의 신변을 노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는 “우리가 변장할 필요는 없다. 그쪽(이란)은 우릴 마치 겁쟁이처럼 본다”며 “손든 사람들 다 봤다. 정말 감사하다. 우리는 여러분께 모든 것을 빚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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