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배임죄 소송 남발’ 법원도 우려했지만 與 뜻대로 상법 개정

기업 이사의 직무상 충실 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시키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대법원과 법무부가 ‘주주’ 대신 ‘전체 주주’라는 개념을 써야 한다는 의견을 냈던 것으로 6일 알려졌다. 기업인에 대한 배임죄 소송이 남발될 것을 우려해 주주를 개인이 아니라 하나로 묶자는 의미였으나 더불어민주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3일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의 핵심은 ‘이사는 회사 및 주주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라는 내용의 이사 충실 의무 조항이다. 원래는 ‘회사를 위하여’라고만 돼 있던 것을 ‘회사 및 주주’로 넓힌 것이다.
그런데 법원행정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이 조항에 대해 수정 의견을 냈다. ‘주주’를 ‘전체 주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해야) 추후 해석과 적용상의 명확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했다. 법무부도 “(‘주주’ 대신) ‘전체 주주의 이익’으로 수정함이 바람직하다”라는 의견을 냈다.
이는 배임죄의 남용을 막기 위해서라는 것이 법조계의 지적이다. 재계도 이 부분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통상 상법에서 ‘주주’는 ‘개별 주주’를 뜻하는데, 만약 이사가 모든 개별 주주에 대해 직무상 충실해야 한다고 하면, 주주가 10만명 있는 회사의 경우 10만명 각각에게 충실 의무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는 배임죄 소송이 무차별적으로 늘어날 위험을 낳는다. 따라서 모든 주주를 하나의 포괄적 단위로 묶는 ‘전체 주주’ 개념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배형원 법원행정처 차장은 지난 2일 법사위 소위에 출석해 “남소(濫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전체 주주’로 반영을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런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이자 법안1소위 위원장인 김용민 의원은 소위 회의에서 “‘회사 및 전체 주주의 이익’으로 한다면 결국엔 대주주나 소수 주주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아무런 견제 장치가 안 되는 거 아닌가”라며 “(문구를 안 바꿔도) 법원이 충분히 남소를 방지할 수 있지 않나”라고 했다. 다만 여야는 배임죄 남용을 막기 위해선 추후 형법 등을 개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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