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캠프 간 소녀들 27명 실종…텍사스주 덮친 폭우에 휩쓸려

정유경 기자 2025. 7. 6.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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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녀를 여름 캠프에 데려다 준 것이 마지막 작별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4일 새벽(현지시각), 텍사스주 중부 과달루페강 인근 커 카운티에선 밤중 내린 폭우가 그치지 않고 이어졌다.

시간당 최대 100㎜에 달하는 강한 비가 계속되자, 기상청은 새벽 1시 커 카운티에 돌발 홍수 경보를, 새벽 4시에 '극도로 위험' 경보를 발령했다.

과달루페강 유역은 지역 명소로 알려져 있으며, 캠프장과 주택 단지가 밀집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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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달루페 강 인근의 또다른 캠핑장인 ‘발데마 캠프’를 찾아온 부모가 아이를 껴안고 있다. 이 곳에선 사망자나 실종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 지역 또다른 캠프장인 ‘미스틱 캠프’에선 5일(현지시각) 기준 4명이 숨지고 27명이 실종됐다. AP연합뉴스

어린 자녀를 여름 캠프에 데려다 준 것이 마지막 작별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4일 새벽(현지시각), 텍사스주 중부 과달루페강 인근 커 카운티에선 밤중 내린 폭우가 그치지 않고 이어졌다. 시간당 최대 100㎜에 달하는 강한 비가 계속되자, 기상청은 새벽 1시 커 카운티에 돌발 홍수 경보를, 새벽 4시에 ‘극도로 위험’ 경보를 발령했다. “ 과달루페 강은 불과 세 시간만에 6.7미터 수위가 상승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과달루페강 유역은 지역 명소로 알려져 있으며, 캠프장과 주택 단지가 밀집해 있다. 그중에는 여학생 전용 ‘미스틱’ 캠핑장도 포함돼 있었다.

강둑을 넘쳐흐른 물살은 오두막 형태의 별채가 모여 있는 초등학생·중학생 숙소 꼭대기까지 차올랐다. 이 숙소는 강둑에서 불과 150미터 떨어져 있었다. 실종자 대다수가 초·중학생 숙소에서 발생했다. 캠프에 참석한 여학생 중 4명이 숨졌으며, 27명은 아직도 실종 상태라고 뉴욕타임스는 5일 보도했다. 숨진 아이들 가운데엔 석유 재벌로 한때 80년대 ‘은 사재기 파동’을 일으켰던 윌리엄 허버트 헌트의 6살 증손녀인 제니 헌트도 있었다. 함께 캠프에 갔던 사촌 여섯명은 살아남았다.

이날 홍수로 이 캠핑장을 비롯해 텍사스 중부 전역에서 52명의 사망자(5일 기준)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어린이가 15명이다. 실종 상태인 사람들을 여전히 수색 중이어서 사망자는 계속해서 늘어날 수 있다. 텍사스주는 많은 도로가 침수된 상황에서 헬리콥터, 보트 등을 동원해 현재까지 850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4일 아침엔 구조대원들이 강 상류에서 홍수에 휩쓸려 떠내려다가 나뭇가지에 걸려 목숨을 건진 여성을 구조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여성은 강 상류에서 가족들과 캠핑을 하던 중이었는데,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수킬로미터 하류로 떠내려 왔다.

텍사스주 잉그램에서는 이동식 트레일러 주택에서 살던 27살 남성이 수압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자, 창문을 깨어 자녀들과 약혼자 등을 대피시키려다 유리창에 동맥을 베여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이동식 주택은 물에 떠내려가다 부서졌으나, 나머지 가족들은 목숨을 건졌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이 지역에서 추가로 폭우가 쏟아질 수 있다며 고지대 대피를 권고했다. 오스틴과 샌안토니오 등 다른 중부 지역 일부에도 홍수주의보와 경보를 발령했다.

4일 미국 텍사스주 잉그램에서 구조대원들이 과달루페강이 범람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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