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동성 커플에 ‘공공·임대 주택’ 신청 자격 허용
성 중립 표현 ‘배우자’로 바꿔 시행
홍콩에서 동성 커플도 공공·임대 주택을 신청해 거주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홍콩 최고법원이 동성 커플의 공공·임대 주택 입주와 주택 공동소유 등을 인정한 판결에 따른 후속 행정 조치다.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주택청이 동성 커플에게도 공공·임대 주택과 보조주택(저소득층에게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공되는 주택)에 대한 신청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18세 이상 40세 미만 청년층이 공공·임대 주택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홍콩의 주택정책인 ‘화이트폼 2차 시장 계획(WSM)’의 기존 신청서에서는 가족관계 항목에서 ‘남편’이나 ‘부인’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성 중립 표현인 ‘배우자’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주택청은 “동성 커플이 공공·임대 주택 신청서를 내면 ‘비동성 가족’ 신청자와 같은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스콧 량 입법위원(국회의원 격)은 “신청서 가족관계란에서 배우자로 쓰도록 한 단순한 수정 조치였지만, 이로써 동성 커플도 불필요한 사회적 압박 없이 신청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번 행정 조치로 결혼 용어의 정의를 두고 장기간 재논의할 필요가 사실상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조치는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당국의 별도 예고나 공지 없이 시행됐다. 사회단체 ‘홍콩 결혼 평등’의 공동창립자인 제롬 야우는 “이처럼 중요한 사항은 보도자료 등 공식 채널로 공개해 알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SCMP도 당국이 “조용히 문호를 개방했다”고 평가했다.
홍콩 당국의 이번 결정은 지난해 11월 홍콩 최고법원이 동성 커플에게 주택 보조 혜택을 부여하라고 판결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주택청이 동성 커플의 공공·임대 주택 구매와 공동거주를 금지한 조치에 대해 제기된 소송에서 법원은 모두 동성 커플의 손을 들어줬다.
홍콩은 1991년 동성 간 성행위를 비범죄화했지만 여전히 동성 커플의 결혼은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통일교·신천지 합수본부장’ 김태훈 “지위고하 막론 증거대로 수사”
- 미국, 아이슬란드 인근서 러시아 유조선 나포···베네수엘라 원유 밀수입 의심
- 이 대통령도 극찬한 ‘태양광 마을’ 구양리…마을 주민 모두 무료 점심·버스도 공짜
- [단독]이혜훈, ‘반포동 아파트 분양권 지분’ 증여세 납부 내역 국회에 미제출 의혹
- ‘구청장 사임’ 하루 앞두고 철회한 광주 북구청장… “행정통합 우선”
- 미 미니애폴리스서 30대 여성, 이민단속 ICE 요원 총격에 사망
- 캄보디아 스캠범죄 배후 프린스그룹 천즈, 체포 후 중국 송환
- 박지원, ‘탈당 거부’ 김병기에 “사랑하는 동생이지만 눈물 머금고 제명해야”
- 트럼프 “내년 국방예산 1조5000억 달러로 50% 증액···‘꿈의 군대’ 구축”
- 윤봉길 의거 현장 찾은 이 대통령 “힘의 논리 아닌 존중의 정치, 대결 아닌 협력 외교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