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에 발묶인 부산해양관광…규제 풀고 절차 간소화를”
◇일시: 6월 23일
◇장소: 한국관광공사 부울경지사
◇참석자
▶김건우 요트탈래 대표
▶신성재 서프홀릭 대표
▶이동욱 한국관광공사 부울경지사장
▶김현재 부산시 관광마이스국장

# 김건우 요트탈래 대표
- 크루즈 허가 받기까지 3년 걸려
- 신속결정 위한 패스트트랙 필요
# 신성재 서프홀릭 대표
- 송정 등 ‘레저구역’ 묶여 난항
- 차라리 ‘수영구역’ 지정 어떨까
# 이동욱 관광공사 부울경지사장
- 바다, 서울엔 없는 부산의 강점
- 사시사철 해양 축제로 ‘세일즈’
# 김현재 부산시 관광마이스국장
- 공유수면 정부 입장 일관성 필요
- 나온 내용 토대로 조례 만들겠다
부산이 해양레저 관광 도시로 가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관련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 등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날 좌담회 참석자들은 부산만의 해양레저 관광의 특색을 살려야 하며, 민간 기업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가로막는 행정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시는 이날 좌담회에서 나온 내용을 반영한 해양레저 관광 조례를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부산 해양레저 관광이 충분히 활성화돼 있나? 아니라면 그 원인은 뭐라고 생각하나.

▶김건우= 부산 해양레저 관광이 활성화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강과 바다가 공유 수면이기 때문에 사업을 하려면 공공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바다와 강이 위험하다는 지나친 인식 때문에 활성화는 물론 시도조차 안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다른 하나는 이런 공공적 판단에 대한 의사 결정을 담당 공무원이 떠맡아야 한다는 점이다. 현장의 공무원은 책임 소재 문제 때문에 의사 결정이 부담스럽다. 해상 택시 도입이 잘 안됐던 이유도 해양경찰이 지나치게 위험하다고 판단한 탓이다. 동시에 행정 담당자도 책임 문제로 문제를 풀기보다 현재 상황을 유지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현재= 바다 활용을 놓고 시선과 행정이 지나치게 분산돼 있는 것도 문제다. 바다는 하나지만 그 바다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사람마다 입장이 다르다. 바다를 항만 물류의 거점으로 쓸 것인가, 어민을 위한 수산 자원으로 볼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해양을 활용한 관광적 차원으로 접근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면 바다의 성격이 바뀌겠지만, 지금 바다에 대한 관할권은 해양수산부가 주로 맡고 있다. 바다의 관광적 활용에 대한 해수부의 입장이 나와야 할 것이다. 해수부뿐만 아니라 해양경찰도 관광 입장에서 함께 논의해야 할 상대다. 앞서 김 대표가 얘기한 대로 해경이 안전 문제를 풀어주지 않으면 관광 사업을 하기 어렵다. 한국사회에서는 특히 안전 문제가 규제로 표출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조화롭게 담을 지가 행정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신성재= 서핑도 활성화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 송정해변은 부산의 7개 해수욕장 가운데 가장 특성 있는 곳인데, 제대로 서핑을 즐기기 어렵다. 기획 시리즈에서 지적한 것처럼 서핑할 수 있는 장소가 전체의 10% 수준의 200m 레저 구역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해수욕장이 개장하는 시간인 오전 9시 이전에는 레저 구역 외에서도 서핑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해경에서 새벽부터 레저 구역으로 서퍼들을 몬다. 비바람이 불어 아무도 해수욕을 즐기지 않을 때도 서퍼들을 레저 구역 안에 가둔다. 결국 해변의 80~90%는 텅텅 비고, 10~20%만 북적댄다.
▶이동욱= 공감한다. 서울에 없는 부산의 가장 큰 강점이 바로 해양레저 관광이다. 반면 제주를 비롯한 동해 남해 서해 지역의 다른 관광지도 모두 바다를 갖고 있다. 이런 관광 환경을 봤을 때 부산은 과연 무엇으로 특화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국내 서핑은 송정이 원조다. 강원 양양보다 더 빨랐다. 그런데 활용은 다른 곳을 따라가지 못한다. 오히려 완전히 거꾸로 가고 있다. 다른 곳은 레저 구역을 설정하지 않고, 수영 구역을 설정한다. 수영 구역 외 다른 곳은 자유롭게 쓰도록 한다. 송정도 레저 구역을 없애고, 수영 구역을 설정함으로써 수영 구역 외 해변에 특색을 입힐 필요가 있다.
-복잡한 행정 문제는 어떻게 풀까.
▶김건우= 제가 겪은 사례를 말씀드리겠다. 수영강 크루즈 사업을 위해 2018년 해운대구와 협의했는데 담당자가 강 수면과 다리 사이의 거리를 재 오라고 했다. 그래서 1년 동안 보트 타고 다니면서 줄자로 거리를 쟀다. 정리해서 해운대구에 제출했더니 당시 국장이 이제는 수심을 재오라고 하더라. 업체에 맡겨서 레이더로 수심을 재 분포도를 만들었다. 수심 재는 데 1년 6개월이 더 걸렸다. 수심 분포도를 가져갔더니 ‘수영구청 동의를 받아와라’ ‘어촌계 동의를 받아와라’고 했다. 결국 첫 배를 띄우는 데까지 걸린 시간이 무려 3년 6개월이다. 어느 개인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기 위해서는 해양레저 관광 분야 의사결정체가 있어야 한다. 위원회를 통해 의사 결정이 이뤄지면 공유수면에 대한 신속한 결정이 가능하고, 한 명의 담당자 책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동욱= 수변 관리 체계에 대한 행정 협의회도 꼭 있어야 한다. 협의회에는 관광 분야를 비롯한 다양한 의견이 반영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앞서 금지된 민락수변공원 음주도 찬반 의견이 반반이었지만, 구청이 밀어붙였다. 수변공원에서 큰 사고가 터진 것도 아닌데 없애버렸다. 예전에는 바닷가에서 모두 음주가 가능했다. 어느 순간 다 금지되고, 천편일률적으로 변했다. 부산에 정말 큰 관광 자원이었는데 정말 아쉬운 부분이다. 협의체가 있었다면 일괄적인 음주 금지 없이도 이런 부분을 조사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김건우= 위원회뿐만 아니라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한 패스트 트랙도 도입돼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

▶김현재= 공무원이 가장 싫어하는 게 없는 걸 만드는 것이다. 이게 안전하고, 이게 공익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식이면 아무 것도 안 하면 된다. 이제 생각을 바꿀 때가 됐다. 바다를 활용해 도시의 디자인을 바꾸고, 세수가 발생하고, 이걸 또 다른 곳에 투입하는 게 행정이다. 동의서를 어렵게 받아왔는데, 또 다른 동의서 받아오라고 하는 행정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위원회와 패스트트랙 아이디어는 좋은 생각이다. 또 김 대표의 지적 사항을 반영한 해양레저 관광 조례를 만들도록 하겠다.
-차별화된 부산만의 해양레저 관광 방안은 어떤 게 있을까.
▶이동욱= 다양한 바다 축제를 사시사철 개최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부산 바다를 세일즈해야 한다. 앞서 업계에서 지적했듯 안전이나 관리 문제 관련 복잡한 상황이 축제 등의 이벤트 기간 풀리기도 한다. 행정적 절차 문제를 이벤트를 통해 자유롭게 하고, 사계절 관광객이 바다와 그 주변을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 올해 관광공사 부울경지사에 50억 원 정도의 예산이 배정됐는데 부산은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콘셉트로 ‘축제’를 정했다.
▶신성재= 서핑도 엘리트 위주의 대회 형태가 아닌 축제 형태로 시민과 관광객이 모두 즐기게 해야 한다. 예를 들면 부산시장배 서핑대회도 일부 운동 선수가 경쟁하는 것이어서 엘리트만의 대회로 느껴지는 게 현실이다. 관광에서 활발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축제와 연계해 대중화해야 한다. 축제 기간에는 전국의 모든 서퍼가 송정으로 와서 즐기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면 부산만의 특화 콘텐츠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김건우= 기획 시리즈의 오사카 사례처럼 민간이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행정이 이를 지원하는 협력 관계가 제대로 구축됐으면 한다. 지금은 새로운 아이템을 제안하기 위해서 구청이나 시청에 찾아가는 게 굉장히 어렵다. 이런 문화가 개선되거나 적어도 이런 것을 제안할 창구가 마련되어야 한다. 또 해양레저가 ‘안전하지 않은 게 아니다’라는 걸 설득해 나갈 체계가 있어야 한다.
▶김현재= 역시 현장에 문제 해결의 답이 있는 것 같다. 민간이 주도하고, 행정이 지원한다는 대원칙은 꼭 필요한 대전제다. 시가 주도하고 부산항만공사 해양수산청 해경 등이 참여하는 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는데 오늘 지적하신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지 잘 살펴보겠다.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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