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르포] “폭염에 걱정했는데…매출 늘고 인파로 북적” 동성로 ‘놀장’ 축제 가능성 봤다
매주 주말 오후1시~저녁9시 개최…디저트·수공예품 등 40여개 부스 운영
셀러들 '놀장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반응 이어져
지난 6일 오후 2시 대구 동성로 일대. 낮 최고기온이 36℃를 넘나드는 더위가 엄습했지만 '동성로 보행자전용도로(CGV한일~동성로28아트스퀘어~관광안내센터)'는 인파로 북적였다. '동성로 놀장 축제'를 보러온 것. 40개의 부스가 늘어선 거리에는 물건을 구경하는 시민들, 페이스페인팅을 받는 아이들, K-POP음악에 맞춰 거리공연을 펼치는 이들이 한데 어우러졌다.
놀장 축제는 동성로 상권 활성화 프로젝트와 궤를 같이한다. 동성로상점가상인회가 기획부터 운영까지 축제를 도맡았다. 온라인쇼핑이 일상이 되면서 크게 위축되고 있는 도심 속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상인들이 직접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것. 5~6월 총 네 차례 시범운영을 했었다. 7월부터 오는 12월까지 매주 주말 오후 1시부터 저녁 9시까지 행사가 이어진다.
문구류와 액세서리 부스를 운영하는 이유미(35) 씨는 손님맞이로 정신이 없어 보였다. 이 씨는 "유동인구가 많아진 곳이라 그런지 매출이 30% 정도 늘었다. 다른 셀러들과 '놀장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했다.
구미에서 대경선을 타고 동성로를 찾았다는 황애경(51) 씨는 캐리커처 부스에서 본인 얼굴이 그려진 그림을 받아 들고 배시시 웃었다. 황씨는 "축제가 열리는 줄 모르고 왔다. 볼거리가 많아서 막상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뜨개실로 만든 수세미를 샀다. 액세서리랑 수제비누처럼 실생활에 유용한 물건들도 차고 넘쳐서 구경하는데 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했다.
축제장에는 디저트·수공예품·액세서리·길거리 음식·체험부스(페이스페인팅·캐리커처) 등 다양한 부스가 선보였다. 시민들은 한 손엔 양산 또는 휴대용 선풍기를 들고, 부스 앞에서 구경하기에 바빴다.
상인들 얼굴엔 화색이 돌았다. 축제장 인근에서 개인카페를 운영하는 서모(35) 씨는 "원래는 저녁 8시 30분에 주문 마감을 했는데, 축제가 열리는 날엔 손님이 더 와서 어제는 마감을 한 시간 늦췄다"며 "더우면 사람들이 안 나올까 걱정했는데, 놀장이 그 걱정을 많이 덜어주는 것 같다"고 했다.
이준호 동성로상점가상인회장은 "시범 운영 당시부터 상인들의 반응이 좋았다"며 "처음부터 예산에 의존하기보다는 자생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현재는 상인회 자체 힘으로 행사를 꾸려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임대료 부담 탓에 동성로 입점을 망설이는 청년 창업자 등도 앞으로 셀러로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윤화기자 truehwa@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