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향기] 눈물은 화석을 남기지 않는다

서대선 2025. 7. 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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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만
가슴 바닥에서 솟구치기만 하는 물도 있다

자식 잃은 어미의 눈물을 보라
돌 삼킨 거위처럼 꺼억거릴 뿐,

가슴 속에서 꿈틀거릴 뿐,

용암처럼 휘돌며 창자의 내벽을 찢고 있을 뿐, 불태우고
있을 뿐,
연기만 뿜어 올리고 있다

불에 달궈진 큰 인두의 날,

목젖은 타고
더는 견딜 수 없는 육신의 한계가 두뇌의

수문을 부수고 가슴에서 치솟은 뜨거운
눈물을 눈으로 코로 입으로 방류한다

몸부림치며,
굉음을 내며 무너지는 하늘, 땅, 그리고 세상
눈물은 화석을 남기지 않는다

솟구친 눈물은 땅으로 떨어져 흙과
섞여 화석이 되지 않는다

눈물은 새끼를 가진 모든 생명의 가슴으로
스미어 마르지 않는
샘이 된다

서대선 시인

시집 '천 년 후에 읽고 싶은 편지', '레이스 짜는 여자', '빙하는 왜 푸른가'
수상 '시와 시학' 신인상, '한국예술 평론가협의회상'(문학 부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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