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 불만? 범죄자?…새 정부 '첫 귀순' 북한 주민이 목숨 걸고 내려온 이유는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3일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으로 남쪽으로 내려온 북한 주민의 귀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두 국가론을 펼친 북한이 귀순자를 '어차피 떠난 사람'으로 보고 반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중대 범죄자일 경우 남한 내 여론과 북한의 메시지에 따라 우리 정부가 어려움에 봉착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돌연 북송 요구 땐 '남북관계 딜레마'
지난 3일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으로 남쪽으로 내려온 북한 주민의 귀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체제에 대한 불만이나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라면 큰 문제 없이 당국 조사 과정 등을 거쳐 다른 탈북민처럼 남한에 정착하겠지만 중대 범죄자 등 사안이 복잡한 경우 문제가 커질 수 있다. 특히 북한이 돌연 인도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를 원하는 기조인 만큼 셈법이 한층 복잡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6일 통일부에 따르면 정부는 중서부전선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귀순한 북한 주민 1명에 대해 군과 정보당국 등 관계 기관과 함께 합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번 귀순이 '위험한 도강'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탈북 배경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과 5월 각각 동해와 서해상에서 목선을 탄 상태에서 표류해 우리 해군에 구조된 6명이나 지난해 8월 강원 고성군 일대에서 육로로 걸어 귀순한 탈북민의 상황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얘기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형적인 패턴을 비춰봤을 때, 군사분계선 일대를 뚫고 들어왔다는 건 가족을 동반하기보다 개인 또는 동료와 (남한에) 들어오려 했던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며 “굉장히 급박하거나 절박한 상황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치적 탄압 또는 범죄 행위 연루, 군 관련 비위자가 이런 경로로 탈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홍 위원 설명이다.
실제 이번 북한 주민의 귀순은 목숨을 건 도전이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 주민이 건넌 중서부전선 하천은 민간인이 진입할 수 없는 지역인데, 귀순자는 이곳에서 새벽 3, 4시부터 몸을 숨긴 뒤 대낮 무더위를 견디고 늦은 밤에야 움직이기 시작했다. 특히 수심이 수십 ㎝에 불과한 하천을 골라 강을 건넜다는 점에서 해당 지역 지형과 경계 상황 등을 면밀히 파악한 뒤 귀순을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번 귀순 북한 주민은 앞선 탈북민들과 같이 남한 사회에 온전히 정착할 가능성이 높다. 헌법상 우리 주민인 데다, 아무리 중대 범죄자라 할지라도 강제로 북송에 나서는 것은 정치적 논란이 크기 때문이다. 2022년 문재인 정부 시절 중대 범죄자 어민 두 명에 대해 강제북송 결정을 한 후 뒤따른 정치적 후폭풍이 매우 컸다.
다만 이들의 탈북 경위와 무관하게 북한이 남북관계를 볼모로 북송을 요구할 경우, 정부의 고민이 커질 수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두 국가론을 펼친 북한이 귀순자를 '어차피 떠난 사람'으로 보고 반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중대 범죄자일 경우 남한 내 여론과 북한의 메시지에 따라 우리 정부가 어려움에 봉착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고강도 대출 규제 통했나… 끓어오르던 서울 아파트 거래 '뚝' | 한국일보
- 필리핀 14세 소녀 성착취한 50대 한국인… '빈민 지원' 유튜버의 두 얼굴? | 한국일보
- 로봇의 기막힌 발레파킹… 현대차그룹 AI 영상, 전 세계로 '역주행' | 한국일보
- 숨진 동료 눈 앞에 봤는데…한전KPS 태안화력 트라우마 노동자 '복귀 지시' 논란 | 한국일보
- 신지와 문원 결혼에 쏟아지는 '반대'… 과열된 집단 심사 [HI★초점] | 한국일보
- "소음에 보수·진보 없다"... 대북확성기 중단, 일상 회복한 접경지 주민들 [르포] | 한국일보
- 尹 측 피의자 조서 열람·검토에 5시간 걸려… 공들인 이유는 | 한국일보
- 창원 미용실에서 20대 아들 흉기 난동… 엄마 중상 | 한국일보
- 수면제에 잠든 두 아들…法 무지한 부모가 몰고 간 '죽음의 드라이브' | 한국일보
- '90세 생일' 맞은 달라이라마… "130세 넘게 살고 싶다"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