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잘생긴 남자 연예인으로 불러주면 용돈”…성신여대 총장 망언

고나린 기자 2025. 7. 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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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대 행동하는 퀴어·성소수자 동아리 큐리즘 준비모임(큐리즘) 명의로 적은 대자보에는 "총장 이성근은 처장단과 교직원을 부추겨 창의융합학부 신입생 캠프에서 학생이 교직원에게 잘생긴 남자 연예인의 별명을 붙이는 경우 5만원부터 최대 20만원의 현금을 즉석에서 지급하도록 교직원에게 강요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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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7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 성신여대 창의융합학부 신입생 캠프에서 레크레이션 시간에 나온 퀴즈 내용. 큐리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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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자대학교 신입생 캠프에서 대학 총장과 교수들이 호응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용돈’을 지급하고,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표현을 했다는 의혹이 학내에서 제기됐다. 일부 학생들은 대자보까지 쓰며 총장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는데, 대학 쪽은 “당시 학생들도 불편해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과장된 문제 제기라는 입장이다.

6일 성신여대 재학생과 학교 쪽 설명을 들어보면, 지난 3월 열린 창의융합학부 신입생 캠프에서 벌어진 일과 관련해 이성근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대자보가 지난 2일 이 학교 캠퍼스에 게시됐다. 성신여대 행동하는 퀴어·성소수자 동아리 큐리즘 준비모임(큐리즘) 명의로 적은 대자보에는 “총장 이성근은 처장단과 교직원을 부추겨 창의융합학부 신입생 캠프에서 학생이 교직원에게 잘생긴 남자 연예인의 별명을 붙이는 경우 5만원부터 최대 20만원의 현금을 즉석에서 지급하도록 교직원에게 강요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큐리즘은 이어 이 총장 등이 “‘분위기’를 띄우게 할 목적으로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강요하고 그것에 ‘웃어야 하는’ 상황을 강제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성신여대 행동하는 퀴어·성소수자 동아리 큐리즘 준비모임이 지난 2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캠퍼스에 부착한 대자보. 큐리즘 제공.

실제 한겨레가 확보한 당시 현장 일부 장면이 담긴 영상을 보면, 남성 교수가 현금을 꺼내 신입생에게 전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총장이 함께 무대에 오른 처장단 소속 교수들에게도 ‘용돈을 주라’고 부추긴 뒤 나온 장면이라는 게 큐리즘 쪽 설명이다.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총장이 한 여성 교수를 신입생에게 소개하며 ‘별명으로 강남아줌마 어떠냐’고 말한 뒤, 학생들이 지적하자 ‘그럼 아가씨인가’라고 발언했다’는 내용의 비판 글도 여럿 게시됐다.

뒤이어 학교 쪽이 섭외한 레크리에이션 업체의 퀴즈 행사에서도 성차별적 편견을 강화하는 표현이 이어졌다고 한다. ‘다음 여자들이 하는 말 중, 가장 아리송한 것은?’ 등을 문제로 내고 남성들의 답변 순위를 여성 신입생들에게 유추하게 하는 식이었다.

학생들은 성차별에서 자유로운 공간이어야 할 여자대학교에서 있을 수 없는 시대착오적 행태라는 반응이다. 성신여대 22학번 재학생 이아무개(24)씨는 “젠더 폭력이 학교에서조차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말했다. 25학번 배아무개(19)씨도 “여대가 여성혐오로부터 자유로울 것이라고 생각해 진학한 것인데 2025년에 어디에서 발생해도 문제 될만한 일이 일어난 게 믿기지 않는다”며 “학생들이 모여 강력히 대응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신입생 캠프가 논란이 되자 성신여대 총학생회는 지난 4월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유관부서 및 총처장단 면담 진행 등의 대응을 준비 중”이라는 입장을 냈다. 대자보를 붙인 큐리즘 쪽은 “총학생회 차원의 대응을 기다렸지만 학기가 다 끝나도록 감감무소식인 상황에서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이제라도 대자보를 붙였다”고 했다.

성신여대 관계자는 “당시 편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과정에서 교수님들에게 별명을 붙여달라고 했더니 학생들이 먼저 연예인 이름을 제시했다. 학생들도 불편해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학생들에게 줄 기념품이 준비돼있지 않아 대신 현금을 주긴 했으나, 일부 학생들이 주장하듯 큰 액수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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