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자연이 가장 큰 공감대…1억4000만년 보르네오 열대우림서 펼쳐지는 음악축제 가보니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나를 드러내기 위해 주저 없이 떠난다. 사람들은 점점 그 어떤 바이브를 찾아 여행하는 것 같다.
음악과 어우러지는 그 날의 분위기를 느끼러 가는 여행. 음악은 가장 강력하고 직관적인 매개체다. 동시에 여행의 감성을 더 푹신하게 적셔주는 묘약이기도 하고.
유일한 변수는 날씨였다. 머무는 내내 쿠칭의 일기예보는 계속 비 아니면 벼락을 동반한 비. 새로고침을 아무리 해봐도 변하지 않는 예보에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 맞으면서 그저 아무 걱정 없이 즐기다 오면 되겠지.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 더 많은 것을 채워올 수 있었던 사라왁 레인포레스트 월드 뮤직 페스티벌(RWMF 2025)이었다.
# 장소가 다했다…이국적인 풍경 펼쳐지는 사라왁 문화 마을
가장 좋은 것은 장소였다. 1998년 첫해부터 줄곧 RWMF의 무대였다는 사라왁 문화마을은 쿠칭 시내에서 약 35㎞ 떨어져 있다. 차로 걸리는 시간은 45분에서 1시간 정도다.
날이 무척 더웠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풍경 사진을 찍으며 곳곳을 둘러봤다. 제단 같은 것도 보이고 우리나라 장승과 비슷한 조형물도 곳곳에 보였다.
축제는 오전 11시부터 시작이다. 낮엔 이곳 문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워크숍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워크숍은 크게 4가지가 있다.
△체험을 위한 워크숍 △아티스트 워크숍 △시연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시간이다. 전통 건물마다 부스를 마련해 마을 구석구석을 구경하면서 체험도 즐길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동선이 이어졌다.
날씨 걱정을 했는데, 정작 현지에선 일기예보가 의미가 없었다. 쿠칭은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비가 많이 내리는 곳으로 연평균 247일 비가 내린다.
특히 마지막 날 오후 9시가 넘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예보에 없는 비였다. 쿠칭에서는 예보와 상관없이 항시 우산을 들고 다니는 게 제일 안전하다.
# 1998년부터 28회째 이어지는 열대우림 음악 축제
일단 플라스틱병 반입이 안 된다. 입장할 때 가방 검사를 하는데, 첫날은 플라스틱병 라벨만 찢어서 주더니 두 번째 날에는 아예 뺏어갔다.
축제장 근처까지 일반 차량 접근을 막고 쿠칭 시내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했다. 그리고 전기차 공유 서비스를 할인해주면서 방문객들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데 힘썼다.
술과 음식을 마음껏 사 들고 와서 먹고 마시며 음악에 젖어 든다. 축제장 안에는 쿠칭 시내에 있는 다양한 업체가 부스를 차리고 먹을거리를 팔았다.
첫날 축제의 장은 이반족의 ‘미링 세레모니’로 시작했다. 이반족은 보르네오섬 원주민 중 하나로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서칼리만탄 지역을 근거지로 한다.
보통 축제나 명절에 미링 의식을 거행한다. 제물로는 쌀이나 달걀 그리고 돼지 혹은 닭의 피를 올린다. 이번 축제가 무탈하게 성황리에 진행하길 비는 것으로 축제의 막이 올랐다.
RWMF는 첫해 관객이 300명이었다. 매년 관객 수를 늘려나갔고 코로나가 전 세계를 휩쓸었던 2022년, 2023년에도 쉬지 않고 축제를 계속했다.
RWMF는 말레이시아 특히 보르네오 섬의 전통 음악을 기본으로 하고 제3세계 음악을 두루 소개한다.
각 나라와 민족을 대표하는 밴드들은 정체성이 드러나는 의상을 차려입고 전통 악기를 연주했다.
익숙하지 않은 선율과 낯선 이름 투성이였지만 다행히 아는 음악도 있었다.
이들은 ‘샤이닝 스타(Shining Star)’ ‘애프터 더 러브 해즈 곤(After the Love Has Gone)’ ‘셉템버(September)’ 등 어스, 윈드&파이어의 히트곡을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다.
*취재 협조=에어아시아, 말레이시아 사라왁 관광청
쿠칭(말레이시아)=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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