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딱 기다리고 있어라… 롯데 원조 좌승사자 지옥에서 돌아왔다, 팔이 더 생생해졌다

김태우 기자 2025. 7. 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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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꿈치 수술 재활을 마치고 후반기 복귀가 기대를 모으고 있는 브룩스 레일리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좌타자에게 강한 좌완은 많지만, KBO리그에서 ‘좌승사자’라는 타이틀이 실감나게 등장한 것은 역시 브룩스 레일리(37·뉴욕 메츠)의 이름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2015년부터 2019년 롯데에서 뛰며 수많은 좌타자들에게 공포의 이름으로 군림했다.

레일리는 기본적으로 짧은 팔 스윙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투구폼도 독특해서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다. 가뜩이나 좌타자는 좌완의 공을 볼 시간이 짧아 어려움이 있는데, 레일리는 그냥 순식간에 공이 나와 쑥 지나가는 느낌이다. 여기에 좌타자 몸쪽을 찌르는 패스트볼, 그리고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여러 변화구를 가지고 있다. 좌타자 좌우 시선을 사정없이 흔든다.

KBO리그 최고 타자였던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조차도 레일리의 투구에는 애를 먹을 정도였다. 통산 상대 성적이 너무 안 좋았다. 15타수 무안타다. 팀을 위해 레일리가 선발로 나올 때는 선발 명단에서 빠져 대타로 나갈 정도였다. 그렇게 많이 공을 봐도 타이밍이 안 잡히는 상황에서 ‘자폭’을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레일리는 KBO리그에서 5년(2015~2019년)을 뛴 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재도전에 나섰다. 나이를 고려할 때 마지막 기회라고 여겼다. 레일리의 좌타자 상대 강세는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눈여겨봤고, 결국 든든한 셋업맨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좌타자 상대 원포인트로 나섰다가, 이후에는 1이닝을 맡기는 선수로 거듭났다.

▲ 레일리는 부상 전보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2km 이상 올라오는 등 팀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레일리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빅리그 213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3.42의 좋은 투구를 했다. 그런데 뉴욕 메츠 소속이었던 2024년 시즌 초반,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전력에서 이탈했다. 2024년까지 메츠와 계약이 되어 있었지만 수술로 휴지조각이 됐고,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보통 팔꿈치와 같이 장기 결장이 요구되는 수술은 선수의 회복 추이를 충분히 살피고 계약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다. 위험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메츠는 레일리를 잊지 않았다. 몸 상태가 어느 정도 회복된 것을 확인한 메츠는 지난 4월 30일 곧바로 레일리와 1년 계약을 했다. 올해 150만 달러를 보장하고,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올라오면 25만 달러를 추가로 주기로 했다. 175만 달러(약 24억 원) 보장에 경기 수에 따라 인센티브까지 걸었다. 본격적인 투구에 들어가기도 전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2026년 475만 달러(약 65억 원) 상당의 구단 옵션까지 넣었다. 레일리에 대한 신뢰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레일리가 메츠의 기대대로 더 강해져 돌아왔다.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을 순조롭게 치르고 있는 가운데 평균 구속 등 전반적인 지표가 더 나아졌다는 대목이 보인다. 메츠의 베팅이 옳았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메츠와 샌프란시스코가 후반기 초반 6번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레일리와 이정후의 맞대결 여부도 흥미롭다

레일리는 싱글A에서 3경기, 더블A에서 2경기 등판을 한 뒤 5일(한국시간)에는 트리플A로 올라와 마지막 점검에 들어갔다. 이날도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해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 총 6경기에서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위력투를 이어 가고 있다. 5일 경기에서 레일리는 싱커 평균 구속 90.8마일(146.1㎞)을 기록했다. 레일리의 2023년 싱커 평균 구속은 89.9마일(144.5㎞), 지난해는 88.9마일(143.1㎞)이었다. 수술 후 구속이 더 오른 것이다.

아직 재활 등판을 한창 진행하고 있는 만큼 몇 경기를 더 던지면 이 구속은 더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으면 집중력이 더 높아져 구속은 더 뛸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렇게 되면 부상 전보다 평균 구속이 2마일(3.2㎞) 가까이 오를 수 있다는 의미인데, 이는 좌타자들에게는 더 큰 악몽이 될 수 있다.

구체적인 메이저리그 복귀 시점은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메츠 불펜 사정을 고려할 때 레일리의 몸 상태가 정상 궤도에 오르면 바로 콜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후반기부터는 출전이 가능해 보이고, 그러면 이정후를 만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메츠는 7월 26일부터 28일까지 오라클파크에서 3연전을 벌인다. 8월 2일부터 4일까지는 장소를 시티필드로 옮겨 또 3연전을 치른다. 이정후를 겨냥한 메츠의 투수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정후가 레일리를 상대로 답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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